[헤럴드POP=이호연 기자]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 신화와 god, 동방신기와 SS501,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등 늘 같이 묶이던 아이돌 그룹이 있었다. 팬덤의 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던 아이돌 라이벌 구도가 최근 모습을 감추고 있다. 라이벌 구도는 어느새 1, 2세대 아이돌의 추억이 됐다.
6월 1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젝스키스는 16년 전 라이벌 H.O.T.를 언급했다. 이재진은 토니안과 동거 중인 김재덕에게 “나라를 팔아먹은 놈”이라고 비난하며 여전한 “타도 H.O.T.”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타도 H.O.T.’ 선두주자 김재덕은 16년이 지나 토니안을 두둔하며 간첩으로 몰렸다.
강성훈은 “합동콘서트 당시 여건상 많이 못 온 우리 팬덤 노랭이들이 H.O.T.네 하얀 풍선 사이에 있어 달걀 프라이 같았다”고 기억하기도 했다. 장수원은 “H.O.T.가 거절한 예능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했다”고 고백하거나, 은지원은 H.O.T.와 같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MC 규현에게 유머러스한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가 모두의 공감대 안에서 재밌게 회자되는 건 H.O.T.와 젝스키스의 라이벌 구도가 그만큼 대표적이었기 때문이다. 신드롬을 시작시킨 2012년 tvN ‘응답하라 1997’에서도 H.O.T.와 젝스키스 및 그 팬덤의 신경전은 비중 있게 그려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돌 그룹 간 라이벌 구도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여름 빅뱅과 엑소가 각각 ‘MADE’ 시리즈와 ‘LOVE ME RIGHT’로 음원, 음반 차트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렀지만 두 팀의 데뷔 연차는 무려 6년의 차이가 있다. 빅뱅은 힙합, 엑소는 댄스라는 장르의 차이도 분명하다.
아이돌 가수 본인의 인식도 바뀌었다. 빅스는 지난 4월 컴백 쇼케이스에서 방탄소년단과의 경쟁을 묻는 질문에 “서로 친하다. 각자 잘 하는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방탄소년단도 지난해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엑소, 빅뱅과는 다른 느낌의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세대가 바뀌며 라이벌 구도 대신 서로 다른 음악과 콘셉트를 바탕으로 차별화가 생기고 있다. 올 여름에도 청량부터 섹시까지 다채로운 걸그룹 대전이 예고됐다. 라이벌은 없지만 충분히 재밌는 가요계가 펼쳐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