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덕혜옹주’ 노역분장을 한 손예진은 왜 극중 나이가 더 많은 라미란보다 늙어 보였을까.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제작 호필름)가 지난 3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며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 중심에는 역대급 인생연기를 펼친 덕혜옹주 역 손예진이 있었다. 영하 15도의 날씨에 차가운 바닥을 구르며 실성한 연기를 선보인 것은 물론이고, 노역 분장 또한 마다하지 않은 것.
‘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손예진/아역 김소현)의 이야기를 그린다.
고종황제의 외동딸로 태어나 사랑 받았지만 1919년 고종이 죽고, 1925년 만 13세의 나이에 일제에 의해 강제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된 덕혜옹주. 일본 생활 5년째인 1929년엔 어머니인 양귀인마저 잃었다. 이후 1931년 일본인 소 다케유키와 결혼했지만, 정신병에 시달리던 덕혜옹주는 결국 1955년 이혼을 했다.
그렇게 잊혀 질 뻔 했던 덕혜옹주의 존재는 덕혜옹주가 어린 시절 약혼할 뻔 했던 김장한의 친형 김을한 기자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에 각고의 노력 끝에 1962년 1월26일, 51세가 된 덕혜옹주는 38년간의 일본 생황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실제 덕혜옹주가 김포공항으로 들어오자 소학교 동창 민용아와 당시 72세였던 유모 변복동이 눈물을 흘리며 맞이했다는 기록이 있다. 영화 ‘덕혜옹주’ 또한 이 장면을 극적으로 그려냈는데, 입국장에 들어선 덕혜옹주의 뒷모습과 함께 상궁 차림을 한 노파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다리고 있었던 것. 그 가운데는 백발의 복순(라미란)도 있었다. 하지만 50대인 덕혜옹주를 손예진이 직접 연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60~70대가 아닌 50대를 외형적으로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뒤따랐다. 손예진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사실 50대를 분장으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젊어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늙어보이지도 않는 그런 나이라서 말이다. 그 나이로 실제처럼 분장을 했다면 관객이 보기에도 몰입이 안 됐을 것”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제작진은 결단을 내렸다. 덕혜옹주를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이게 분장 시킨 것. 손예진은 “나름대로 설정을 했다. 힘들게 정신병원에 감금돼 있었으니, 보통 사람보다는 더 늙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며 “대신 인위적으로 얼굴에 실리콘을 붙이거나 하지 않고 검버섯 등으로 효과를 줬다. 여기에 조금 구부정한 자세로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느낌을 표현했다. 얼굴만 보면 복순(라미란)보다도 덕혜가 더 늙어보이지 않냐”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손예진은 덕혜옹주의 공항신을 명장면으로 꼽으며 “허진호 감독님이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덕혜옹주’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장면도 바로 그 것이었다. 나 또한 그 장면에서 가장 많이 울었다”며 “노역 분장? 여배우의 얼굴? 그런 건 사실 나한테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최대한 그 상황에 맞게 보여주고 싶었다. 클로즈업에서 덕혜옹주의 멍한 눈을 더 잘 표현하고 싶단 생각만 했다. 또, 노역 분장을 직접 했기 때문에 내 모습 같지 않아서 더 몰입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예진은 “얼굴에는 못 바르는 특수분장을 손에 바르고 디테일하게 준비했다. 그걸 바르면 손이 진짜 노인처럼 쭈글쭈글해진다. 영화를 보면서 손 분장은 실제 같았다고 하는 분들이 많더라”며 “대신 그걸 떼어 낼 때 정말 솜털이 다 뽑힌다. 너무 아프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손예진의 혼신의 열연과 노역분장을 마다한 열정이 고스란히 진정성으로 담긴 영화 ‘덕혜옹주’는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흥행몰이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