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유해진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무명생활을 공개했다.
배우 유해진은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 인터뷰를 갖고 과거 무명시절을 떠올렸다. 옥탑방과 동료들의 방을 전전하며 배우의 꿈을 꾸던 유해진은 어느덧 전국민 호감 참바다씨가 됐다. 그렇다면 국민호감 배우가 되기까지, 유해진에겐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럭키’는 성공률 100% 완벽 카리스마 킬러 형욱(유해진)이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되고, 죽기로 결심한 무명배우 재성(이준)이 목욕탕 키(Key)를 바꿔치기 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명배우 재성의 옥탑방을 보며 과거 자신의 무명시절이 떠올랐다는 유해진은 "서울에선 항상 얹혀살았다. 집이 딱 그만큼이었다. 동대문에서 옷 떼는 분들의 옷가방 같은 크기의 공간 말이다"고 운을 뗐다.
"여기 3개월, 저기 6개월 그렇게 얹혀살다가 경희대 쪽에 처음으로 내 공간을 가졌다. 그땐 다른 것보다도 '정말 내 공간이 이렇게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희대 쪽에 올라가면 공원이 있다. 흔히들 생각하잖나. 이렇게 집이 많은데 내가 누울 공간이 정말 없는 건가 하고. 그것에 대한 설움이 많았다. 영화 ‘무사’를 촬영할 때였는데, 서울에서 전전하다가 처음으로 내 공간을 가졌다. 보증금 얼마에 월세 내고 사는 집이었는데 그마저도 정말 얼마 안 되는 돈이었다. 그럼에도 내 공간을 가졌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진짜 볼품없는 집이고 작은 공간이었는데 말이다." 후배의 집에 얹혀살며 눈칫밥을 먹기도 했던 유해진은 "아무래도 친구나 후배 집에 있으면 나보다 후배가 더 힘들어하죠. 친구도 아니고 선배가 왔는데, 짜증낼 수도 없고"라고 웃으며 "웃긴 기억이 있다. 내가 원래 김치찌개에 돼지고기를 안 넣어 먹는다. 참치, 어묵은 먹는데 돼지고기는 안 먹는다. 차승원도 그렇게만 만들어준다. 후배도 그걸 알았는데, 나한테 불만이 있으면 김치찌개 두 개를 시키는데 돼지고기 많이 넣어달라고 하더라. 그러면 난 말로 하라고, 불만이 뭐냐고 그랬었다. 지금도 가끔 그 이야기를 하는데, 후배는 기억을 못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친구에게 지금도 되게 고맙다"는 유해진은 "두 군데서 같이 살았다. 한번은 명륜동에서 지냈는데, 거긴 정말 방이 1평 정도였다. 1인용 침대를 놓으면 옆에 그냥 작은 공간이 남는다. 그래도 선배라고 나보고 침대에 자라더라. 미안한 마음에 가끔은 내가 밖에서 자곤 했다"고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럭키'에서 무명배우 재성으로 인생이 뒤바뀐 형욱은 처음 나간 보조출연 아르바이트에서 수차례 잘리고 해고된다. 이에 유해진은 "난 잘린 적은 없다. 다행히 영화 쪽에서는 운이 좋은 길을 걸었다"며 "다만 그런 경우는 있었다. 3~4월에 되게 추울 때, 차도 없고 운전면허도 없는데 밤 촬영을 하게 됐다. 그런데 내가 쉴 공간이 없더라. 그래서 되게 서러웠다. 다른 사람들은 차에서 쉬는데 말이다"고 말했다.
이어 유해진은 "그래서 스태프들이 타는 버스에 들어갔는데 마침 스태프들이 다 쉬러 들어오더라. 거기 앉아있기도 뭐해서 나갔다. 다음 날 올라가자마자 차는 언제 살지 모르지만 면허라도 따자고 생각해서 곧바로 운전면허를 땄다. 면허를 딴 계기가 그거였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얄밉게 추운 날씨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해진은 "'럭키'의 무명배우 재성은 나와 비슷하다. 내 무명생활 때도 비슷하고, 극중 배역의 변화도 내용이 비슷한 것 같긴 하다"며 "지금까지 연극, 영화를 모두 포함해서 내 터닝 포인트는 연극 ‘블랙잭’ 같다. 최민수, 강수연 선배님과 함께 했었는데 그때 트럭운전사로 나와서 욕을 심하게 하는 거친 역할이었다. 그걸 보고 몇몇 분이 내 이름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주유소 습격사건’도 할 수 있었고, 그 이후 ‘무사’ ‘신라의 달밤’ 등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해진은 "인터뷰를 하면서 생각을 해봤다. 진짜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뭐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전체적으로 살펴봤는데, 아마도 연극 ‘블랙잭’을 만났기 때문에 영화계서 이름이 거론됐고 지금까지 좋은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럭키'에서 형욱은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자신을 무명배우 재성이라 믿는다. 그렇게 운명이 뒤바뀐 두 사람. 유해진에게 혹시 살아보고 싶은 다른 삶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유해진은 "난 내 인생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대신 다른 사람의 삶보다는 재성을 연기한 이준의 나이는 부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나도 후회하진 않는다. 이준이 지금 1988년생으로 29살인데, 나도 당시엔 치열하게 살아서 후회는 없다. 다만 치열한 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을 때 아닌가. 그런 생각을 나도 많이 했다.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서 후회는 없지만, 제일 아름다운 게 젊음이라고들 하잖나. 그런데 확실히 그렇더라. 내가 느끼기에 얼굴 잘생기고 잘나고 못나고가 아니라 젊음은 그냥 다 아름다운 거구나 싶다. 그래서 그 나이는 부럽다."
이어 유해진은 "내가 조금 더 경험을 하지 않았나. 이준 등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줄 때도 있었다. 어떤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며 "연기라는 게 답이 없잖나.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그렇겐 말 못 한다. 대신 '이건 어떻겠니?' 그런 이야기는 할 때도 있었다. 어떻게 하라고 이야기를 못하는 게 곧 연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럭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영화 '럭키' 유해진 인터뷰★☆★☆ [①]'럭키' 유해진 밝힌 #원톱부담감 #차승원 #코믹연기 [②]유해진 "무명시절 옥탑방 전전, 집없는 설움 느꼈죠" [③]유해진 "배우 외모 아니랬는데..이런 날도 오네요" [④]유해진 "'삼시세끼' 인기, 연기 고민은 더 깊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