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누가 데뷔 19년 차 아이돌인 젝스키스가 이토록 화려하게 부활하리라 예상했을까.
1997년 ‘학원별곡’으로 데뷔한 젝스키스는 ‘폼생폼사’ ‘기사도’ ‘로드파이터’ ‘커플’ ‘컴백’ 등 다양한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정상 아이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0년 돌연 해체를 선언한 뒤 고별 앨범 ‘블루 노트’를 마지막으로 가요계에서 사라졌었다. 그 후 16년이 지난 후인 지난 4월 MBC 예능 ‘무한도전’을 통해 16년 만에 재결합하면서 추억 속에 묻어뒀던 ‘젝스키스’라는 이름도 부활했다.
16년 만에 어렵사리 재결합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활발한 활동을 예상하긴 어려웠다. 젝스키스에 앞서 ‘무한도전-토토가1’와 JTBC ‘슈가맨’ 등을 많은 복고 콘셉트 프로그램을 통해 90년대 인기 그룹이 뭉쳤다. 예상보다 활동 유통기한이 그리 길지 않았다. 추억이 소모된 후 지속해 대중에게 어필할 매력과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몇 년 간 트레이닝 받아 성장한 후배 가수들과 경쟁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때문에 복고 콘셉트로 소환돼 새 앨범을 발표한 가수들 중 재기에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젝스키스 역시 ‘무한도전’ 출연 당시까지만 해도, 한 때 뜨거웠던 추억을 소환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공백기가 무려 16년이나 되는데다, 멤버들이 힙합 발라드 댄스 음악 등 각자의 길을 오랫동안 걸어왔기 때문이다. 멤버 6명 중 고지용은 완전히 연예계를 떠난 상태이기도 했다.
추억을 현재진행형으로 바꾼 건 젝스키스 멤버들의 의지와 기대 이상으로 탄탄한 팬덤 덕분으로 보인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 “추억 팔이로 남고 싶지 않다"라고 속내를 밝혔던 강성훈의 말처럼, 젝스키스 멤버들은 제대로 된 컴백을 꿈꾼 눈치다. 이에 젝스키스는 국내 대형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과 미팅을 가진 후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체계적인 지원 속에서 컴백을 준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젝스키스가 새롭게 활동하길 기대하는 팬들의 지지도 그룹을 추억 소환 아닌 ‘현역 아이돌’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이들의 팬덤은 과거 그룹 활동 시절 젝스키스를 응원했던 팬들과 새롭게 유입된 팬들이 어우러져 있다. 물론 ‘무한도전’의 파급력이 높았지만, 그 외에도 젝스키스가 그룹 활동 3년 시절 쌓은 활동 내역과 해체 후 멤버들의 다양한 활동 등이 새롭게 주목 받으면서 문자 그대로 ‘입덕’한 팬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젝스키스의 매력이 대중에게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젝스키스는 지난 1일 부산에서 진행된 BOF 개막식 무대에 올랐는데, 이 자리에 몇 천여 명의 팬들을 동원했다. YG 양현석 대표도 팬들의 사진을 찍어서 SNS에 게재할 정도로 많은 팬들이 젝스키스를 응원했다. 이들 중에는 20대 초반이나 교복을 입은, 젝스키스 과거 활동 시절을 알지 못했던 팬들도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젝스키스는 7일 새 앨범으로 컴백을 예고하던 상황에서 긴급으로 신곡 발표했다. YG는 지난 6일 오전 젝스키스가 신곡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몇 시간 뒤 그 곡이 ‘세 단어’임을 발표했다. 보통 다른 가수들이 앨범 홍보를 일주일 이상씩 하는 것과 전혀 다른 컴백 방법이었다. 특히 현재 음원 차트에는 박효신, 임창정, 샤이니 등 막강한 팀들이 진치고 있는 상황이라, YG가 준비한 신곡 공개 프로젝트가 얼마나 큰 화제성을 모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냉정하게 아무리 “16년 만에 신곡”이라는 흥미로운 수식어가 붙어도, 갑작스럽게 선보이는 젝스키의 노래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리라 예상하기 어려웠다.
우려와 달리 젝스키스의 16년 만 음원(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신곡 ‘세단어’는 공개와 동시에 주요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신곡이 발표 된지 약 12시간이 지난 후에도 선두 자리를 유지 중이다. 더불어 주요 포털 사이트 검색어까지 장악했다. 중국과 대만, 홍콩 등 해외 음원 시장 반응도 좋다. 비단 “16년 만에 신곡”이라는 화제성으로 만들어 낸 성과라고 하기엔, 기대 이상으로 뜨겁다. 이는 앞서 언급한 재도약 배경이 마련된 상황에서 대중의 기대치를 충족할만한 콘텐츠를 선보인 점 등이 어우러진 결과로 볼 수 있다.
물론 16년 만에 발표한 신곡 성적만으로 젝스키스의 '화려한 귀환'이라 얘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과거가 아닌 현역이길 바라는 젝스키스가 대중에게 새롭게 어필할 매력이 있다는 점, 그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 등은 이번 신곡 공개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 된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