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두 번째 스물’ 김승우 이태란이 중년의 멜로도 설렐 수 있단 것을 보여줬다.
영화 ‘두 번째 스물’(감독 박흥식/제작 민영화사)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김승우 이태란, 박흥식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두 번째 스물’은 다시 찾아온 스무 살의 설렘, 이탈리아에서 펼쳐지는 첫사랑과의 재회를 그린 리턴 로맨스 영화다. 잊지 못한 첫사랑 민구(김승우)와 운명처럼 재회한 민하(이태란)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90% 이상 이탈리아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이날 박흥식 감독은 “내가 겪었으면 좋겠다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며 “토리노국제영화제에 가야 했기 때문에 민구는 영화감독으로 설정했고 민하는 지인이 안과 의사라서 안과의사로 설정했다. 그렇다면 다시 노안 수술을 받기 위해 만날 수 있는 핑계를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고 남녀 캐릭터를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김승우는 “박흥식 감독이 제 나이에 맞는 감성을 녹여서 시나리오를 써준 것 같다. 그래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연기하기엔 어렵지 않았다. 대신 인문학적 지식이 많이 녹아 있기 때문에 촬영 전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이태란이 나보다 더 많은 공부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태란은 “시나리오에서 인문학적 깊이를 생각하면 당연히 어렵지만, 중년 남녀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사랑을 나눈다는 잔잔한 이야기가 예술적으로 잘 표현됐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랜만에 멜로 영화 한편이 나오는구나 싶었다. 그런 영화에 내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박흥식 감독은 “김승우가 찌질한 연기를 잘하잖나”라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가장 적합한 배우를 생각하니 김승우였다. 민하 역은 톡톡 튀고 중성적인 여성을 생각하니 그냥 이태란이었다. 두 사람이 모두 연기를 잘해줬다. 마지막 장면을 오히려 먼저 찍었는데, 조감독이 두 사람의 연기 집중도를 보면서 놀랐다고 하더라. 뭐가 될 것 같다고 말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촬영지가 모두 알려진 곳이라 촬영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대사가 엄청 많고 긴데다 롱테이크쇼트도 많은데, NG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준비를 잘해줘서 일정에 맞게 잘 찍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태란은 “NG를 낼 수가 없었다”며 “당시엔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꿈 같다. 이탈리아에서 한달 동안 꿈을 꾼 것 같다. 힘들었지만 그랬기 때문에 더 친해졌고 단결해서 찍을 수 있었다. 김승우가 정말 남자답고 포용력이 있어서 스태프들을 어우르고 품어줘서 즐겁게 지냈다”고 이태리 촬영 소감을 밝혔다.
김승우는 “이탈리아에서 촬영한다고 해서 환상이 있었는데 4주 촬영 후에 깨달았다. 여행과 촬영은 다르다고 말이다. 여행이라면 눈에 담고 왔을 텐데 촬영이라 이탈리아의 감흥은 없었다. 작년 부산영화제 때 영화를 봤는데 저렇게 멋있는 곳에서도 촬영을 했구나 하고 영화를 보면서 깨달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태란은 “마침 촬영 중에 내가 두 번째 스물을 맞이했다. 마흔살 생일을 맞아서 스태프들과 함께 파티를 했다”고 밝혔고, 김승우는 “이탈리아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김승우는 이태란과의 호흡에 대해 “내가 먼저 캐스팅된 후 이태란이 물망에 올랐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친구들이 ‘첫사랑 역할에 딱인 것 같다’고 그러더라. 대부분의 남자들이 이태란 같은 여자와 첫사랑을 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정말 좋았다. 또 이태란이 성실하고 성격이 좋아서 힘든 걸 다 이겨내고 촬영하더라”고 칭찬했다.
이어 이태란은 “감독님도 믿었지만, 남자 주인공이 김승우 선배라고 해서 괜찮다 싶었다. 믿고 가야겠다 싶었다”며 “내가 정통 멜로는 경험이 없어서 두렵기도 했는데 난 김승우만 믿고 갔다. 정말 좋았다”고 환상의 호흡을 과시했다.
특히 불륜이란 지적에 대해 김승우는 “시나리오를 읽고서 저래선 안 되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극중 민구와 민하의 상황을 보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실적으로 불륜이란 단어를 가급적이면 안 쓰고 싶지만, 영화 스토리가 윤리적이지 못한 사랑이긴 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태란은 “마지막에 민하가 만나지 말자고 하는 걸 보면서 아름답게 마무리됐다고 생각한다. 불륜 소재를 간과할 순 없지만, 나이와 조건이 다른 남녀가 느끼는 사랑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춰서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박흥식 감독은 “불륜 영화인줄 알았는데 다행히 아니더라 하는 반응이 있어서 감사하더라. 안중근을 다룬 영화가 살인 영화가 아닌 것처럼, 불륜이 아닌 사랑 영화다”고 해명했다.
한편 ‘두 번째 스물’은 오는 11월3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