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같은 불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대하는 태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나 홀로 휴가’ 조재현 감독과 ‘두 번째 스물’ 주연배우 김승우의 불륜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으로 대조적이라 관심을 모은다.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이 끊이질 않고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관객과 시청자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은 방송 전 불륜을 소재로 했다는 점 때문에 비판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놓고 보자 상처 받은 인간이 서로에게 치유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불륜이지만, 망 봐주고 싶은 드라마라며 이에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불륜을 소재로 하고도 관객에게 외면당한 작품도 있다. 배우 조재현의 첫 연출작인 영화 ‘나 홀로 휴가’는 10년을 하루 같이 옛사랑을 쫓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과거의 불륜녀를 잊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며 스토킹 하는 남자 강재(박혁권)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스토킹 멜로’라는 홍보 카피부터 예비 관객의 반감을 불러왔다. 스토킹과 멜로는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여기에 주연배우 박혁권은 “바람도 사랑이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고,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조재현 감독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조금은 입체적인 마인드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불륜도 사랑이지 그게 아니면 뭐냐. 사랑하니까 그러겠지”라고 항변했다.
이어 조재현 감독은 “불륜이 발전해서 이혼하고 살 수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 그렇지 않고 실패로 끝나잖나. ‘바람도 사랑이다?’ 박혁권은 그런 말 할 수 있지 않나. 총각이니까. 넓은 시각으로 받아들여야지. 왜 (박혁권을)싫어하고 그러냐”며 “‘나홀로 휴가’의 결우, 4,50대 남성들이 이해를 많이 하는 편이더라. 외롭게 직장을 다녔고, 퇴근하고 집에 가면 모든 게 중,고등학생 자녀에게 맞춰져 있고 가장은 뒤쳐져있다. 남자 입장에선 어디도 의지할 데가 없다. 그러다보니 잠깐 어딘가 행운처럼, 젊은 여성과 사랑까진 아닌데도 설렘을 느꼈다는 건 그 남자에겐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물론 그것이 발전돼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 피곤해지는 거다”고 말했다. 반면 불륜을 소재로 한 또 다른 영화에 출연한 김승우는 불륜에 대해 굉장히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김승우가 출연한 ‘두 번째 스물’(감독 박흥식/제작 민영화사)은 다시 찾아온 스무 살의 설렘, 이탈리아에서 펼쳐지는 첫사랑과의 재회를 그린 작품다. 잊지 못한 첫사랑 민구(김승우)와 운명처럼 재회한 민하(이태란)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물론 ‘두 번째 스물’의 커플도 불륜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김승우는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2012년에 처음 ‘두 번째 스물’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안 한다고 했다. 공감이 안 되더라”며 “다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2~3년 전에 읽었던 느낌과는 달랐다. 주인공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이건 아니지’ ‘이래선 안 되지’였다. 그랬는데 박흥식 감독에게 설득됐다. 민구와 민하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거기에 충실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의 의무감으로 연기했다. 철저하게 주인공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작품을 선택한 입장이니까”라고 연기에만 충실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승우는 “물론 당연히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이래선 안 되는 거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데 내가 해도 불륜이다. 가정 있는 남자가 외지에서 옛사랑과 감정을 느낀다는 건, 당연히 윤리적이지 못한 행동이다”고 불륜 자체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간통법이 폐지됐다고는 하나, 불륜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만무하다. 아무리 작품이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고 한들 불륜은 불륜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아니라 내가 해도 불륜은 불륜이다”는 김승우의 뼈 있는 말이 자꾸만 생각나는 지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