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럭키'가 일을 냈다. 이 영화가 이렇게 잘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누가 뭐래도 가장 큰 공은 원톱 유해진이다. 하지만 '럭키'에는 꽤 괜찮은 연기와 함께 배우로 거듭난 눈도장을 찍은 이준도 있다.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가 28일 드디어 500만 관객을 넘어선다. 지난 13일 개봉 이후 16일 만에 이룬 쾌거다. 한국 코미디 장르 영화 사상 최단 기간 500만 돌파 기록을 세운 것. 이전 기록은 '수상한 그녀(2014)'가 세운 18일이었다. '럭키'가 충무로 코미디의 새 역사를 썼다.
'럭키'는 성공률 100% 완벽 카리스마 킬러 형욱(유해진)이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되고, 죽기로 결심한 무명배우 재성(이준)이 목욕탕 키(Key)를 바꿔치기 하면서 두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킬러였던 유해진이 기억을 잃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상상만 해도 유쾌한 설정에 유해진의 연기력이 더해져 부족함 없는 코미디 영화가 완성됐다. 하지만 유해진이 혼자 열일한 영화라고 평하기엔, 제 역할을 다한 배우들이 많다. 바로 이준이다.
이준은 유해진과 운명의 '키'를 바꾼 인물로, 형욱과 대척점에 서있는 재성을 연기했다. 재성이 옥탑방에서 궁상을 떨고 있을 때 형욱은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있었고, 형욱이 옥탑방에 살게 되자 재성은 지금껏 누리지 못한 부를 가진다. 이 코미디가 재밌는 이유는 정반대의 환경에서도 형욱은 노력으로 발 연기를 무릎 연기로 발전시키지만, 재성은 여전히 한심하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재성이 은주(임지연)를 구하겠다고 마음 먹기 전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이렇듯 이준이 맡은 재성은 유해진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다.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존재감이 필요하다. 사실 이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tvN '갑동이'와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 그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표출되는 존재감 강한 연기를 했다.
반면 '럭키' 재성은 지극히 평범하거나 오히려 부족한 남자이기에 연기의 중간점을 찾는게 어려웠을 것이다. 이준은 그 지점을 정확히 찾은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이따금씩 생각나는 그의 잔잔한 코믹연기가 웃음을 주는 이유다.
'연기돌' 수식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이지만, 이젠 연기돌이라는 말을 붙이기 아까울 정도로 좋은 배우로 성장한듯하다. 대표 흥행작도 갖게 되며, 흥행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첫 영화 주연작 '배우는 배우다' 11만 2,039명, '손님' 82만 8,029명으로 연이은 흥행 실패를 맛본 만큼 '럭키'의 대박은 더 달콤하고 기분좋게 다가올것이다. 이준이 럭키같은 영화 '럭키'를 만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