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장수생 이병헌일까 아니면 우등생 송강호일까. 혹은 뉴페이스 곽도원의 몫인 걸까. 2016 청룡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을 두고 각축전이 펼쳐졌다.
제37회 청룡영화상이 25일 오후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지난 1963년 만들어진 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시상식이다. 또한 흥행보다는 작품성에 무게를 둔 파격 수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부문은 단연 남우주연상이다. '곡성' 곽도원, '밀정' 송강호, '아수라' 정우성, '터널' 하정우, '내부자들' 이병헌이 후보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송강호와 이병헌, 곽도원의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각 후보별 활약상과 흥행성적을 모았다.
◆ 이병헌 2016년은 단연 이병헌의 해였다. 2년 전 50억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사생활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그는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로 힘든 시기를 털어냈다.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실세들에게 배신당한 정치깡패 안상구의 복수담을 그렸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내부자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감독판까지 포함해 900만 명을 동원했다.
극 중 이병헌은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맡았다. 그는 잘 나가던 어둠의 보스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의 드라마틱한 일대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압도적인 연기력은 금갔던 배우 이병헌이란 브랜드를 다시 정상에 올려놨다. 또한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 잔 해야지?"란 유행어와 빗어넘긴 단발머리 등이 유행하면서 영화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사실 그간 이병헌은 연기력에 비해 상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지난 2001년 '번지점프를 하다'를 시작으로 총 여섯 번 남우주연상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물을 먹었다. 하지만 '내부자들'은 배우는 본업인 연기를 잘하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위기에 빠졌던 이병헌을 다시금 정상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과연 그가 '청룡의 저주'를 깨고 트로피를 받아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송강호 청룡의 우등생 송강호 역시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으로 남우주연상에 도전한다. 지난 9월 개봉한 이 영화는 1920년대 말, 일제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렸다. 극 중 송강호는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을 맡았다. 실존 역사인 황옥 경부 사건이 모티브다.
'밀정'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형 스파이물이다. 송강호는 조국과 출세욕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정출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자칫하면 회색 지대에 선 이중 스파이로만 보일 수 있었지만, 송강호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력이 더해지면서 선택의 기로에 선 이정출은 설득력을 얻었다.
앞서 송강호는 지난 1997년 '넘버 3'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청룡영화상과 연을 맺었다. 이후 2007년에는 '우아한 세계'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으며,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배우로 인정받았다. '밀정'은 그의 청룡 남우주연상 3관왕 도전작이다. 최신작이 대표작이 되는 충무로의 연기 괴물 송강호. 이번에도 그가 영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 곽도원 첫 주연작으로 남우주연상을 노리는 이도 있다.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에 출연한 곽도원이다. 지난 5월 개봉한 이 작품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사건 속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곽도원은 의문의 사건 속에서 혼돈에 빠지는 경찰 종구 역을 맡았다. '곡성'은 곽도원의 첫 원톱 주연작이다. 나홍진 감독은 주변의 우려에도 자신의 전작 '황해'에서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보여준 곽도원에게 첫 주연 타이틀을 달아줬다.
나홍진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곽도원은 미혼임에도 처절한 부성애 연기를 펼쳤다. 평범하지만 딸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그는 관객을 미스터리 한 사건의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이정표이자 중심축이었다. 그의 열연에 힘입어 '곡성'은 누적관객 수 690만 명, 역대 흥행 순위 42위를 기록했다. 또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등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곽도원이 '곡성'에서 펼친 호연을 인정받아 첫 주연작으로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