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한폭의 잘 짜인 퍼즐 같은 '해빙', 관객과 벌이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흥미로운 영화다. 이수연 감독이 '해빙'에 얽힌 비하인드를 밝혔다. 1일 개봉한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제작 위더스필름)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 승훈(조진웅)을 둘러싼 심리 스릴러 영화다. '해빙'은 개봉 당일 38만6128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연휴란 점을 감안해도 놀라운 성적이다. 특히나 호불호가 갈리는 스릴러란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뿐만 아니라 '해빙'은 토막살인이 주요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수연 감독은 "우리 영화는 관객을 해치지 않는다. 15세 관람가 아니냐"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말처럼 '해빙'에는 직접적으로 잔인한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단지 치밀하게 쌓은 복선을 퍼즐처럼 맞춰나간다. 피 칠갑을 하지 않아도 긴장감이 유지되는 비결이다.
그렇지만 시나리오를 쓰는 입장에선 정반대다. 관객이 알아차리지 않게 조금씩 덫을 놔야 하는 셈이니. 이수연 감독 역시 이에 동의했다. 그는 "잘하면 꽤 짜릿하지 않나. 그런 게 (스릴러의) 재미이기도 하다"라며 즐기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사실 나도 머릿속으로 싹 정리가 안 된다. 개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빼놓거나 흘리는 게 없었다. 답을 잘 맞춰놨다는 거에 자부심을 느낀다. 아 물론 딱 하나 있긴 한데, 그건 아시는 분만 알 수 있다. 혹여 눈치채셨더라도 모른 척해달라.(웃음) 그것까지 설명하면 지저분할 것 같았다. '반드시 이게 정답이다'라고 하는 것도 재미없지 않나."
'해빙'은 약 8개월간의 초고 집필과 3~4개월의 수정 기간을 거쳐 탄생한 시나리오다. 초고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건 결말이다. 이수연 감독이 가장 고심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이야기를 어떻게 끝낼 것인가가 중요했다"라고 했다.
"나 역시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 하지만 어디까지 명확하게 보여줄 것인가는 항상 고민이다. 극 중 주요 떡밥은 다 회수했다고 본다. 그럼에도 명확하게 보여주고 설명하는 걸 선호하는 분들도 있지 않나. 스릴러 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객의 시선에서 설왕설래가 심한 결말이 나올 수도 있으니. 그 수위를 조절하는 게 까다로웠다."
그의 고심이 담겼기 때문일까. '해빙'은 불친절한 스릴러와는 거리가 멀다. 결말도 매우 선명하다. 상상의 여지가 없을 정도다. 이수연 감독은 "그럼에도 여전히 호불호는 갈린다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늘 내가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영화는 내 맘대로 만들었으나, 보는 건 당신들 마음이라는 거다. 이미 내 손을 떠난 게 아니냐. '해빙'도 마찬가지다. 무슨 의미를 찾아내셔도 좋으니 두 시간 동안 즐겁게 즐기셨으면 한다. 화만 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