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 장승조. 그가 선택한 무대 컴백작은 창작 뮤지컬 '더데빌'이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를 오마주한 창작 락 뮤지컬 ‘더데빌’은 ‘블랙 먼데이'로 모든 걸 잃고 좌절한 인간 존 파우스트 앞에 성공을 미끼로 유혹하는 X블랙이 등장, 존 파우스트의 선택으로 인한 결말을 그린다.
장승조는 존 파우스트에게 달콤하지만 위험한 제안을 하는 X블랙 역을 맡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 의상을 입고,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한 그는 무대 위에서 존 파우스트를 파멸의 길로 이끈다. 동시에 X화이트를 조롱하며 '빛과 어둠의 자리가 바뀌는 순간'을 기다린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시원한 가창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 장승조는 커튼콜에서 장난기 가득한 소년미를 드러낸다. '더데빌'의 커튼콜은 조금 특별하다. 배우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대표 넘버를 부르며 흥을 돋운다. 그 후, X블랙-X화이트-그레첸-존 파우스트 메인 캐스트 네 명이 모여 가위바위보를 하고, 진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한다. 정해진 노래가 있지만, 점점 관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장승조는 이 '커튼콜' 가위바위보에서 높은 승률로 승리하고 있다. '팬들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것'이라 말하자 장승조는 "가위바위보는 지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물론 노래하는 것도 좋고, 지면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한다. 그런데 가위바위보는 정말 지고 싶지 않다(웃음)"면서 양보할 수 없는 승부욕을 드러냈다.
또 한 가지 '더데빌'의 커튼콜에는 X블랙이 관객에게 선사하는 '사과'가 있다. 주로 맨 앞줄에 앉은 관객에게 주어지는 이 사과에는 배우들의 사인이 담겨있어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장승조는 그 사과에 대해 대해 "또 다른 유혹"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과를 드리는 첫 번째 의미는 물론 팬 서비스다. X화이트와 '누구 줄까?' 하면서 상의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주로 앞자리에 앉은 관객이 받는 것 같다'고 묻자 장승조는 "멀리 계신 관객분께 드리는 배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예의상) 던져서 드릴 수는 없어서 앞자리 분들께 드린다. 특히 1열 분들은 오랜 시간 고개를 들고 보셔야 했으니까 힘들었을 텐데 고생했다는 의미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장승조는 "극의 의미로 봤을 때, 사과는 또 다른 유혹이다.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존 파우스트에게 제안했듯, 그 제안을 그 분께 드리는 것"이라며 사과를 건네는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X블랙이 사과를 관객에게 건넬 때, 뒤에 서 있는 존 파우스트 역의 배우 송용진은 입을 벌리며 안된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도 보였다.
빛과 어둠, 인간의 욕망과 구원,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로 만들어진 뮤지컬 '더데빌'은 배우들과 함께하는 흥겨운 커튼콜을 통해 100분간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심적 무게를 덜어준다. '더데빌' 오는 4월 30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
(사진=서보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