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배우 조여정의 눈빛엔 많은 비밀이 숨어 있다. 웃고 있어도 우는듯한 섬뜩한 사이코 연기로 매 회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조여정의 완벽한 재발견이다.
조여정은 KBS 2TV 월화 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서 윤상현(구정희 역)을 향한 오랜 짝사랑과 집착을 보이며 결국 고소영(심재복 역)과 이혼하게 만든 미스터리한 여자 이은희 역을 연기하고 있다.
지난 3일 방송은 조여정의 사연 있는 사이코 연기가 폭발했다. 임세미(정나미 역)가 윤상현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자 유리조각을 밟고선 피가 흐르는 발로 뛰어가 머리채를 잡고 싸웠고, 고소영의 아들 진욱이가 아빠와 살겠다고 하자 "너네 엄마에게 가라"며 지극정성이었던 과거와 180도 돌변한 모습으로 당황케 했다.
조여정의 학대 트라우마도 밝혀졌다. 앞서 조여정은 동생 차학연(브라이언 역)에게는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반면 엄마 남기애(최덕분 역)에는 극도로 히스테리적인 모습을 보여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날 조여정은 쇼핑몰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다그치며 때리는 엄마를 보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구경만 하는 너희들이 더 나빠"라고 말하며 폭력을 휘둘렀다. 말리는 고소영에게는 "꺼져 너도 이년아"라고 말하며 사이코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20부작 '완벽한 아내'는 이제 절반의 반환점을 돌았다. 장르의 혼재와 임팩트 약한 지지부진한 전개로 동시간대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매회 높은 화제성을 불러 모으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미스터리한 사이코를 연기하는 조여정이 있다. 콧노래를 부르다가도 거짓 눈물을 흘리고, 분노에 가득 차 미친 듯이 음식을 먹는 모습에 '완벽한 아내'를 보게 된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조여정의 사이코틱한 역할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방영된 KBS 2TV 4부작 '베이비시터'에서도 비슷한 결의 연기를 선보였다. 부잣집에 베이비시터로 들어온 젊은 여자와 그 집의 부부에게서 벌어진 일을 풀어낸 이 드라마에서 조여정은 아내 천은주 역을 맡았다. 베이비시터 신윤주와 남편 김민준의 불륜에 분노하고, 복수에 성공하는 여자를 훌륭하게 그려내며 조여정의 재발견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영화 '방자전'과 '후궁: 제왕의 첩'에서 보여준 노출 연기는 조여정의 2막을 여는 데 도움을 줬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 조여정의 연기력을 잊히게 했다. 강렬함을 더 강렬한 연기로 지우듯 조여정은 '베이비 시터'와 '완벽한 아내'를 만나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쓰고 있다. 이쯤 되면 미스터리에 최적화된 배우가 아닐까. 오늘도 소름 돋는 조여정의 사이코 연기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