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무비]"대세는 힐링"…어느날X아빠는 딸, 봄날을 부탁해

입력 2017-04-06 18: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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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날' '아빠는 딸' 포스터
영화 '어느날' '아빠는 딸' 포스터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따뜻한 봄날을 맞아 극장가에 힐링물이 상륙했다. 치유와 소통을 담은 '어느날'과 '아빠는 딸'이다. 피와 칼부림이 낭자하던 스크린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두 작품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충무로에 허리급에 해당하는 영화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다.

◆ '어느날', 김남길 천우희의 힐링 판타지

5일 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제작 인벤트스톤)이 개봉했다. '멋진 하루'(2008) '여자, 정혜'(2005) '남과 여'(2016)를 연출한 이윤기 감독의 신작이다.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봄날에 만난 선남선녀 김남길 천우희, 그리고 감성 연출의 대가 이윤기 감독의 조합이라니. 왠지 아날로그풍 멜로가 예상된다. 하지만 강수와 미소의 관계는 예상 가능한 방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들의 관계는 남녀의 그것이 아니다. 소울메이트의 개념이다.

영화 '어느날' 스틸
영화 '어느날' 스틸

보험회사 강수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 하루하루를 버티는 남자다. 사건 합의를 위해 병원을 찾은 그는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미소를 만난다. 피붙이 하나 없이 외롭게 지내다가 사고를 당한 시각장애인이다. 그러다 이를 지켜보던 미소의 영혼과 만나게 된다. 사람과 영혼의 조우라는 소재는 익숙하지만 '어느날'이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뻔하지만은 않다. 결국 두 남녀의 만남은 예상 가능한 멜로가 아닌 서로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이들 간의 위로와 치유로 이어진다.

'어느날'은 이야기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오가는 감정의 굴곡이 짙다. 이를 이끄는 건 배우들이다. 김남길은 SBS '나쁜 남자'(2010) KBS 2TV '상어'(2013)를 잇는 섬세한 결의 연기를 선보였다. 액션과 코미디도 좋지만, 그는 감성적 접근도 탁월한 배우다.

천우희는 한층 밝아진 캐릭터를 연기했다. '마더'(2009)의 미나, '써니'(2011)의 본드녀 상미, '한공주'(2014)의 한공주, '곡성'(2016)의 무명 등 강렬한 배역을 주로 연기한 그다. 하지만 '어느날'에서는 밝고 천진한 미소를 맡았다. 자칫하면 전형적이고 수동적 캐릭터로 머무를 수 있었지만 '가장 천우희스럽게' 해석했다는 후문이다. 두 배우가 펼치는 힐링 판타지는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 '아빠는 딸' 뻔하면 어때, 이렇게 웃긴 걸

'어느날'을 대변하는 정서가 치유라면, 영화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제작 영화사 김치)의 키워드는 역지사지와 소통이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만년 과장 아빠 원상태(윤제문)와 그런 아빠라면 치가 떨리는 여고생 원도연(정소민)이 주인공이다.

같은 집에 살지만 서로 소 닭 보듯 하며 소통이 없던 두 부녀.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영혼이 바뀌게 되면서 파란만장한 역지사지가 시작된다. '해달라는 건 다 해주는데 공부만 하는 게 왜 어렵냐'던 아빠는 딸에게도 나름의 치열한 고민과 소망이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가 촌스럽고 답답했던 딸은 가장의 치열한 생존터에 강제로 던져진다. 이를 통해 그는 밥벌이하는 어른으로 산다는 건 참 많은 책임과 인내가 따르는 일임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17세 여고생의 방식으로 해결해 나간다.

영화 '아빠는 딸' 스틸
영화 '아빠는 딸' 스틸

문득 눈을 떠보니 서로 영혼이 바뀌었다는 보디 체인지 소재는 사실 신선할 건 없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설정이다. 대표적인 예가 영화 '수상한 그녀'(2014)와 SBS '시크릿 가든'(2010) 등이다. 기대 포인트 역시 예상 가능하다. 낯선 상황에 떨어진 인물들이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좌충우돌 고군분투하는 게 골자일 것이다.

'아빠는 딸' 역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웃음 타율은 꽤 높다. 특히 17세 여고생의 영혼을 가진 중년의 남성을 연기한 윤제문의 새침함이 일품이다. 그는 이를 위해 씨스타의 '나혼자' 춤을 2주에 걸쳐 연습을 하고, 여고생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등 남다른 공을 들였다. 정소민의 47세 아저씨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걸쭉한 말투는 물론 팔자걸음걸이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다. 강약 조절에 능숙한 코미디로 웃기다가 후반부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휴먼 코미디를 바란 관객이라면 기대치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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