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연기 경력 15년 차, 브라운관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온 김지훈이 이번에는 '도둑놈, 도둑님'으로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마무리했다.
김지훈은 지난 5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연출 오경훈, 극본 손영목, 차이영)에서 흙수저 엘리트 검사 한준희로 분해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모습을 표현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지훈은 긴 여정을 끝낸 소감을 전했다.
"늘 끝나면 그렇지만 시원섭섭한 마음이 제일 크게 든다. 한준희라는 캐릭터가 저한테도 굉장히 의미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이 많지만 추억 속에 묻어야 하는 작품이 됐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흙수저 엘리트 검사 한준희는 '도둑놈, 도둑님'에서 냉혈하고 복수심에 분노도 표현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으며 차가운 모습을 유지한다. 속으로 분노를 삭이면서 조용히 복수의 칼날을 간 한준희다.
김지훈은 "굉장히 독한 인물이다. 혼자서 이를 악물고 성공한 캐릭터라 냉혈한으로 보일 수 있었는데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감정의 폭이 깊은 인물이라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았지만 도전해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준희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김지훈은 내-외향적으로 공을 많이 들였다. 드라마 촬영 전 샵에서 헤어스타일을 만지는 게 보통이지만 김지훈은 한준희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본인이 직접 머리를 만지기도 했단다.
"극단적인 헝그리 느낌이라 귀티가 나 보이면 안 되겠더라. 최대한 불쌍해 보이고 힘들어 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다. 한준희는 검사가 돼도 뭔가 화려해 보이기 힘든 느낌이다. 연기할 때도 최대한 딱딱하고 건조한 느낌이 날 수 있게 대사를 하려고 노력했다. 검사가 쓰는 쉽지 않은 단어들도 간결하고 막힘 없이 말하기 위해 대사 숙지에서도 완벽하게 하려고 했다. 대사를 하다 한 번 걸리면 무너지기 때문에 그렇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김지훈의 노력이 많이 들어간 만큼 드라마에 대해 애정과 아쉬움도 남달랐다. "주말극이라는 구조적인 한계는 분명 있으니 마음껏 할 수 없었던 부분들이 아쉽다. 어쩔 수 없이 야외보다도 세트 촬영을 많이 했다. 초반에 기존 주말극을 넘어서자는 마음으로 함께 시작했지만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뚝심 있게 처음 '도둑놈, 도둑님'의 색깔을 고집했으면 조금 더 만족스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거듭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도 남다른 욕심으로 키워낸 한준희다. 김지훈의 재발견, 주말극 황태자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좋게 얘기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보람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준희를 연기 하면서 몰입하는 순간이 많아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봐주지 못해서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웃음)"
최근 MBC 드라마들이 총파업 여파로 인해 여러 악재가 닥치고 있는 상황. '도둑놈, 도둑님'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편성이 바뀌고 제작진이 바뀌기도 했다. 그래도 김지훈은 이에 대해 "생각보다 괜찮았다. 야외 연출 감독이 교체되고 결방도 하고 연방 편성도 되고 그랬지만 파업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잘 선방하고 마무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에도 검사 한준희 역을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극 중 전문직 직업을 많이 맡아왔다. 김지훈은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증은 있다. 그래도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늘 성실히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가 왔을 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냐"고 밝혔다.
이어 "뻔한 사랑 이야기들이 드라마에 많은데 배우 입장에서는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모험을 하더라도 장르물이나 실험적인 부분을 하고 싶다"면서 "주어진 역할은 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욕심을 드러냈다.
남다른 연기 욕심을 지닌 김지훈은 "연기를 정말 잘 하시는 분과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면서 이병헌-박신양과 연기를 하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꾸준히 연기를 하며 달려온 김지훈은 올해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로 오랜만에 스크린에도 얼굴을 비춘다. 그렇지만 어떤 목표보다는 '연기' 그 자체에 몰두하며 살아간단다.
김지훈은 "저는 따로 목표 없이 사는 편"이라면서 "눈앞에 있는 과제에 충실하자는 생각이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분명하니까. 방향만 틀어지지 않으면 제가 목표하던 바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해내는 것이 제 목표 아닐까 생각한다"는 남다른 다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