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화유기’의 방송 사고는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
24일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 2회 분이 방송 중간, 중단되는 방송사고가 벌어졌다. 갑작스런 이러한 방송중단은 역대급 방송사고였다. 방송 중간에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들이 연속됐다. 악귀로 분한 배우들의 와이어 라인이 지워지지 않거나, 액자 속 귀신이 드러나는 장면도 CG로 처리되지 않은 것. 미숙했던 후반작업이 문제였다.
이에 ‘화유기’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지만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사고라는 큰 실수로 이어졌습니다. 실수를 거울 삼아 더욱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또한 ‘화유기’ 2화를 지난 25일 오후 6시 10분에 다시 편성하며 시청자들에게 거듭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결국 예견된 사태였다. 지난 10월 초 차승원, 오연서 등의 분량부터 먼저 촬영을 시작한 ‘화유기’는 10월 31일 이승기가 제대하면서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당연히 부족한 시간이었다. 촬영은 쫓기듯이 이뤄졌고, 편집 시간 역시 촉박했다. 생방송처럼 돌아가는 드라마 촬영 현장이 결국 사고를 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화유기’에만 머물러있지 않는다.
최근 꿈의 시청률인 40%대를 넘은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역시 촉박한 촬영 환경에 허덕이고 있다. 26일 KBS 측은 오는 30일, 31일 ‘황금빛 내 인생’을 방송하지 않고 대신 ‘송년 특집-황금빛 내 인생’을 편성해 제작 뒷이야기와 출연자 인터뷰, 명장면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 배경이라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촬영 시간 확보라는 또 다른 이유가 숨겨져 있다. ‘황금빛 내 인생’ 또한 생방송 같은 촬영 환경을 이어오고 있는 것. 지난 24일 34회를 방송한 ‘황금빛 내 인생’은 현재까지도 35회 촬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tvN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7일과 28일,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결방된다는 사실을 고지했다. 연말 한 주 간 휴식기를 갖고, 더욱 높은 완성도로 찾아오겠다는 결심이다. 현재 같은 빡빡한 촬영 환경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대안이다.
이러한 드라마들의 생방송 같은 촬영 환경은 이전부터 고질적인 방송가의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방송이 시작되기 대략 한 달 전부터 촬영에 돌입하는 방송가들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은 드라마의 완성도는 물론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체력에도 큰 무리를 주는 시스템이다. 매번 이어지는 밤샘 촬영과 마지막회 직전까지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는 것. 이러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노력도 기울여져 왔다.
대표적인 경우가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하지만 여전히 사전제작 드라마들의 비중이 적기만 하다.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실패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방송가의 변이 있지만, 최근 KBS2 ‘태양의 후예’, JTBC ‘품위 있는 그녀’, tvN ‘비밀의 숲’ 등 100% 사전제작드라마들의 성공을 바라본다면 이미 그 징크스는 깨진 듯하다. 시청자들 역시 오히려 완성도 높은 사전제작드라마들을 더 즐겨 찾으며 시청행태도 변화됐다. 이제 방송가에서도 지금 같은 생방송 촬영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