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리뷰]'일진', 새로움 없이 폭력만 남은 학교

입력 2018-03-15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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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일진' 포스터
영화 '일진'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신선함 없는 폭력들의 반복이다.

학교폭력은 그간 많은 영화들이 사용해왔던 만큼 까다로운 소재다. 되풀이되어왔던 소재인 만큼 새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자칫 잘못하면 폭력이 미화될 수 있기에 신중해야한다. 특히 학교 폭력을 다룬 영화는 직접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탓에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영화 ‘일진’은 전자와 후자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하는 것도 물론이거니와 제목 자체도 교내 폭력 서클을 상징하는 말인 ‘일진’을 따왔기 때문이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전학생 영호(이승용 분)가 상습적으로 자기 짝의 돈을 빼앗는 학교 일진 기태(고진수 분) 패거리와 시비가 붙는다. 그 이후 학교 일진들에게 불만이 있던 학생들이 영호의 주위에 모이면서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간 봐왔던 학교 폭력에 대한 영화들의 구성과 비슷하다. 학원물의 특성상 큰 변주가 힘들 수밖에 없지만 ‘일진’은 세부적인 구성들조차 큰 신선함이 없어 아쉬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또한 인물들의 행동에 큰 개연성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을 지적된다.

영화 '일진' 스틸
영화 '일진' 스틸

우선 그 시작은 영호 캐릭터부터다. 영호는 과거 초등학교 시절 기태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던 인물. 괴롭힘 이후에 전학을 간 영호는 운동을 하며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하지만 그 과정 이후에 인물이 급작스러운 변화를 맞는 것은 아니다. 그저 설정에만 머무르고 극 초반 운동을 배웠다던 영호가 복싱을 배우게 되는 이유도 명확하게 풀이되지 않는다. 또한 이 일련의 과정들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연상시키게 만드는 것은 매력을 반감 시킨다.

영호와 친구들의 이야기 역시 기시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학교가 끝난 후 가게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며 우정을 쌓는 이들의 행동은 마치 영화 ‘바람’을 연상시키게 만든다. 이처럼 영화는 앞서 비슷한 학원물들이 그렸던 이야기 전개 형식을 답습해나간다. 오히려 영호의 가족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풀어냈다면 좋았을 법한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영화 자체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폭력은 먹이사슬과 같으며 그저 이 구조에 따라 위에서 아래로 행해진다는 것. 영화는 하지만 아래에서 위로 폭력을 행하며 이 사슬을 전복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결국 ‘폭력’이다. 영호는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힘을 키워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기태 또한 3학년 선배들의 억압에 눌려 더 악독한 폭력을 휘두른다. 결국 영화 ‘일진’은 이 폭력의 사슬에 대한 전복을 또 다른 폭력으로 이뤄내려 한다.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요소다.

영화 '일진' 스틸
영화 '일진' 스틸

이처럼 ‘일진’은 새로움은 없이 폭력만 남아 부유한다. 배우들의 신선한 마스크만이 돋보인다. 영호 역을 맡은 이승용, 학수 역의 유지용, 천길 역의 이정현의 연기와 비주얼은 영화 속에서 단연 돋보인다. “예전에 ‘여고괴담’ 통해서 많은 배우들이 발굴됐듯이 ‘일진’을 통해서도 많은 배우들이 발굴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던 이수성 감독의 말처럼 배우들의 면면은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기대심을 품게 만든다.

개봉에 앞서 해결 되어야 하는 문제 또한 존재한다. 시사 당시 몇몇 기술적 문제들이 발견된 것. 몇몇 장면들에서는 인물들의 대사가 묻힐 정도의 사운드 노이즈가 발견됐고, 또한 여러 장면에서 싱크가 맞지 않아 영화를 관람하는 흐름을 방해하기까지 한다. 이에 대해 이수성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100%되면 좋겠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그냥 넘어간 부분도 있다”며 “하지만 개봉 때까지 계속 보완작업을 하고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하며 보완의 여지를 남겼다. 오늘(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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