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리뷰]'레슬러', 진짜 父子가 된다는 것..유쾌함이 그려낸 부성애

입력 2018-05-09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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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슬러' 포스터
영화 '레슬러' 포스터

[헤럴드POP=천윤혜기자]유쾌하지만 그 속에는 가슴 따뜻한 부성애가 가득하다.

영화 '레슬러'(감독 김대웅/제작 안나푸르나필름)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20년 된 살림 9단 아들 바보 '귀보'(유해진)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하며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레슬러'는 귀보와 성웅(김민재)가 함께 살을 맞대며 레슬링을 연습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자기 자신은 잃어버린 채 아들을 위한 삶만을 사는 귀보는 이 시대의 부모의 표본을 보여준다.

영화 '레슬러' 스틸
영화 '레슬러' 스틸

'레슬러'는 두 부자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레슬링이라는 스포츠가 등장하지만 레슬링은 두 부자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주는 수단에 불과하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레슬링을 통해 부자가 서로의 살을 맞대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습이다.

그렇기에 다소 진부한 설정이라는 의견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 뻔한 가족극의 형태를 따라가며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오해와 화해의 과정을 정석대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귀보가 아들의 친구로부터 사랑 고백을 받는다는 설정은 보기에 따라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는 측면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해당 캐릭터들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열연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낸다. 유해진을 비롯한 김민재, 이성경, 나문희는 신구조화를 완벽하게 이루며 각자의 위치에서 캐릭터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득력있게 말해나간다.

영화 '레슬러' 스틸
영화 '레슬러' 스틸

'레슬러'는 코미디 장르에 충실하며 시종일관 유쾌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오로지 유해진이기에 연기할 수 있는 그만의 코미디는 관객들에게 쉴 틈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진지한 순간에도 주체하지 못하는 유쾌함은 영화를 한층 생기넘치게 해준다.

유해진뿐만 아니라 성동일, 진경, 황우슬혜의 조합도 웃음에 기여한다. 이미 웃음제조기로 정평이 나있는 성동일과 진경과 더불어 황우슬혜는 단아한 이미지를 벗은 채 사차원 매력을 선보인다. 말맛의 달인 이병헌 감독이 황우슬혜의 대사를 각색하며 말맛은 한층 살아났으며 과감해졌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묵직한 감동을 안기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가장 보편적인 가족의 사랑이라는 공감대를 통해 웃음과 감동이 버무러진 이야기로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또한 '레슬러'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삶에 대해서도 재조명한다. 성웅을 위해 자신만의 삶을 포기한 귀보는 이 시대의 보편적인 부모의 삶 그 자체이다. 어쩌면 현실과 가장 맞닿아있는 부분. 영화는 이 지점에서 벌어지는 부모 자식 사이의 갈등을 또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연출을 맡은 김대웅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부모 자식의 이야기를 와닿게 하고 싶었다"며 "아빠와 살을 맞대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기에 레슬링이라는 운동을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의 바람대로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가 가정의 달을 맞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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