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종영②]"공감하는 사회"…'미스 함무라비' 민사 44부가 남긴 진심들

입력 2018-07-17 06:50:14
    • 복사완료!

사진=방송화면캡처
사진=방송화면캡처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미스 함무라비’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 공감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이야기했다.

15일 종영을 맞은 JTBC ‘미스 함무라비’(연출 곽정환/ 극본 문유석) 속 판사는 그간의 법정드라마들이 그려내던 판사의 이미지와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그간 법정드라마에서 그려진 판사의 모습이라면 엄격함과 딱딱하게 피고와 원고의 주장을 가려내 판결문을 읊는 모습뿐. 하지만 ‘미스 함무라비’는 원칙주의자인 것 같았던 판사 역시도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미스 함무라비’는 그간 정형화됐던 어른 세대와 청춘 세대에 대한 편견을 철저하게 깨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미스 함무라비’는 사회 속 뿌리 깊게 박혀있는 정형화된 생각을 전복하는 작품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 분)이었다. ‘민사 44부’의 부장판사인 한세상의 첫 인상은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으면 된다”라는 발언을 일삼는 전형적인 ‘꼰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세상은 기존의 작품들에서 그려지던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그의 거친 언행은 아랫사람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었고, “세상이 바뀌는 걸 미쳐 따라잡지 못한 세대들”이라고 자신과 같은 기성세대에 대해 연민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누구에게도 공감과 이해를 강요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한세상은 모든 기성세대를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는 가장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기성세대의 고충을 리얼리티 있게 그려냈다.

이런 인물을 그려낸 배우 성동일의 덕도 컸다. 성동일은 그간의 작품들에서 펼쳐냈던 리얼리티 넘치는 연기를 통해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생각을 가진 인물에는 생기가 불어넣어졌다. 덕분에 젊은 세대의 거친 시선을 가진 박차오름(고아라 분)과 임바른(김명수 분)의 민사 44부에도 탄탄한 중심축이 놓여졌다. 이는 민사 44부가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이유였다. 하지만 박차오름과 임바른의 활약이 없었다면 ‘미스 함무라비’는 단순히 기성세대의 변명으로만 가득 차 있는 작품으로 밖에 그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미스 함무라비’는 여러 세대의 시선들로 이루어져 더욱 풍부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었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포스터/사진제공=스튜디오 앤 뉴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포스터/사진제공=스튜디오 앤 뉴

여러 세대의 시선뿐만이 아니었다. ‘미스 함무라비’는 박차오름을 통해서 여성들이 가지는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박차오름은 한세상이 성범죄 피해자의 의상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다음날 미니스커트를 입고 출근하는가 하면, 한세상의 더욱 거센 지적에는 히잡을 입는 것으로 응수했다. 성범죄의 책임을 여성 옷차림에 둔 사회의 시선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이었다. 또한 여성이 겪는 언어적 성추행을 가볍게 여기는 임바른과 정보왕(류덕환 분)에겐 역으로 이를 당해보게 하는 이른 바 ‘미러링’으로 응수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또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임바른을 통해서는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법이 재력에 따라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칙주의자 임바른은 변해갔다. 그는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은 현실을 깨달았고, 그 속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공감했다. 결국 모든 변화는 공감에서부터 출발했다. 극을 리얼리티 있게 끌고 가는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이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 또한 극이 전하고자 하는 진심에 공감을 했기 때문에 빛이 날 수 있었다. 마지막 재판으로 펼쳐졌던 국민 참여 재판 또한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배심원들은 그 사람의 살갗 안으로 들어가 공감을 했고, 억울함은 벗어질 수 있었다. 물론 그렇게 사회가 바뀌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미스 함무라비’는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 것만으로 가치를 지녔다.

공감은 자신의 신념이 마냥 옳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미스 함무라비’는 공감하고자 진심들이 모인다면 바뀌지 않을 것만 같던 세상도 바뀔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이제 시청자들이 ‘미스 함무라비’가 내보인 진심에 반응할 때다. 그 출발은 판에 박혀있던 시선들에서 벗어나는 것에서부터다. 박차오름, 임바른, 한세상이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이해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편, JTBC ‘미스 함무라비’의 후속작 ‘라이프(Life)’는 오는 7월 2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비밀의 숲’으로 장르물의 새 장을 연 이수연 작가와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섬세한 연출로 호평 받은 홍종찬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 기사가 어떠셨나요?

LATEST MUSE

MOST READ

#이달의 아이돌
CLICK
블랙핑크 지수, 제니 이어 솔로 컴백
미스터리한 놀이공원으로의 초대
CLICK
#이달의 영화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신작
세계 최초 전편 IMAX 촬영
오디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