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마지막까지도 힐링 가득한 청소의 힘을 전달했다.
KBS2 수목드라마 ‘당신의 하우스헬퍼’(연출 전우성, 임세준/ 극본 황영아)가 29일 31회, 32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그간 자극적인 소재 없이 담담하고도 순수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함으로 가득 채웠던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마지막 방송에서도 담백한 이야기로 안방에 힐링의 힘을 전달했다. 소소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로 MSG 없는 무공해 드라마라는 평을 받아왔던 ‘당신의 하우스헬퍼’. 김지운(하석진 분)의 청소는 막을 내렸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남은 여운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일상에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정리에 대해서 얘기한다. 단순히 어지럽혀진 집의 바닥을 쓸고 닦으며, 갈 곳 잃은 물건들을 제자리에 가져다두는 것. 청소는 그저 자신 주변의 것들에만 한정됐다. 하지만 ‘당신의 하우스헬퍼’ 속 김지운은 청소가 단순히 주변을 청소하는 것이 아닌 ‘내 과거를 깨끗이 하고 주변의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결국 청소가 필요한 곳은 집이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김지운은 임다영(보나 분)과 윤상아(고원희 분), 한소미(서은아 분) 등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해갔다. 따스한 위로와 함께 때로는 따끔한 질책이 이어졌다.
그렇게 인물들은 변해나갔다. 아버지와의 추억을 간직한 집을 포기하지 못해 빚을 떠안고 힘겹게 인턴 생활을 이어가던 임다영. 집안 곳곳에 버리지 못한 아버지의 흔적은 그녀가 떨쳐버리지 못한 미련이었다. 그렇게 자신이 발을 디딜 틈조차 없이 살아가던 다영은 직장과 집에서도 온전히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지운은 그런 다영에게 우선 자기 자신의 자리부터 찾으라고 얘기했다. 추억을 붙잡은 미련을 버리지 않더라도 충분히 정리해 삶의 우선순위를 찾으라는 뜻이었다. 그렇게 지저분했던 집은 과거의 삶처럼 깨끗하게 되돌아갔고, 다영은 잊었던 추억들과 상처 가득했던 관계들을 회복해갔다.
윤상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 남자친구의 집에 얹혀 살며 비루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급급했던 윤상아는 김지운을 만나고부터는 서서히 바뀌어나갔다. 타인 앞에서 거짓으로 자신의 모습을 꾸며 계속해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용기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윤상아는 새로운 인연 권진국(이지훈 분)을 만났고, 자신의 내면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그를 통해 상아는 진심의 힘을 깨달았다. 진국 또한 그런 상아를 통해 계획대로만 살아왔던 삶에서 그렇게 살지 않아도 즐거움이 존재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어갔다. 김지운의 청소가 가져다준 나비효과였다.
하지만 정작 김지운 또한 주변과 타인의 삶을 정리하는 가운데 자신의 삶은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인물 중 하나였다. 오래 전 자신 앞에서 사라진 연인 이소희(심이영 분)와의 관계가 그것이었다. 그런 김지운에게 용기를 준 것은 다름 아닌 임다영이었다. 추억을 정리하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용기. 자신의 삶을 청소해준 김지운에게 임다영은 그의 삶을 청소해줬다. 그렇게 김지운은 케케묵은 상처들을 버리고 다시 한 번 이소희 앞에 섰다. 미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쌓인 먼지를 털어놓으며 “결심의 순간, 새로운 시간이 시작된다는 것, 그것을 믿어야 한다”고 얘기했던 김지운의 다짐이었다.
그렇게 이소희와의 만남에서 모든 아픈 추억들을 청소했던 김지운. 그는 마지막으로 다영이 정리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유품을 함께 정리하며 끝내 지우지 못했던 상처들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물건을 정리한다고 해서 추억까지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다영을 위로했던 김지운. 이는 ‘당신의 하우스헬퍼’가 막을 내린다고 해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남은 따뜻한 감정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했다. 비록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시청자들에게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삶을 청소하는 따뜻한 방법을 선사하며 힘을 북돋게 했다.
한편, ‘당신의 하우스헬퍼’ 후속으로는 오는 9월 5일 오후 10시 ‘오늘의 탐정’이 방송된다. ‘오늘의 탐정’은 귀신 잡는 만렙 탐정 이다일(최다니엘 분)과 열혈 탐정 조수 정여울(박은빈 분)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 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神본격호러스릴러. 위트 있고 깊이 있는 연출력으로 인정 받은 드라마 ‘김과장’의 이재훈 PD와 드라마 ‘원티드’로 쫄깃한 필력을 입증한 한지완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