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①]'상류사회' 변혁 감독 "시대의 분위기 담고 싶었죠"

입력 2018-08-31 1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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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 감독/사진=민은경 기자
변혁 감독/사진=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대사 공들여..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변혁 감독이 ‘믿고 보는 배우’ 박해일, 수애와 의기투합한 영화 ‘상류사회’를 통해 누구나 원하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상류층의 이중성을 신랄하게 담아냈다. 기존 같은 소재를 다룬 작품들에서는 꼴등이 1등을 꿈꾸는 과정을 풀어냈다면, ‘상류사회’에서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진 2, 3등이 1등을 탐내는 양상으로 차별화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변혁 감독은 데뷔작 때보다 조심스럽고 두렵다고 하면서도, 신경을 많이 쓴 대사가 짚어지며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예전에 흑백영화 ‘자유부인’을 현대무용으로 공연한 적이 있다. 이 이야기를 현대로 옮겨오면 재밌겠다 싶었다. 상승 욕구는 개인 1, 2명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끌어가는 힘이기도 해서 그걸 다루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의 부부 이야기로 확장해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

영화 '상류사회' 포스터
영화 '상류사회' 포스터

앞서 ‘하녀’, ‘돈의 맛’, ‘내부자들’ 등 상류층을 소재로 다룬 작품은 이미 많다. 변혁 감독은 상류사회에 대해 단순히 보여주는 걸 넘어 그걸 위해 달려가는 심리가 맞는지 질문해보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상류사회는 어떻게 구성돼있고, 누가 살고, 뭘 입고 등의 내용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그것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주고 싶었다. 꼭 누구나 더 나은 것을 위해 달려가는 심리를 갖고 있으니 ‘왜 꼭 하려고 해?’, ‘그렇게 하는 게 맞아?’ 등을 질문해보는 영화다. 기존은 상류층의 비리를 드러내고 척결하는 걸 주로 다루지 않았나. 그런데서 차별성이 있을 것 같다.”

현대무용 공연을 영화화하면서 ‘장태준’(박해일), ‘오수연’(수애)이라는 부부 이야기로 확장시켰다. 또 이들의 직업을 남편은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 받는 정치 신인으로, 아내는 미술관 부관장으로 직업을 설정했다. 부부 이야기로 확장한 것도, 이들 부부의 직업이 전문직인 것도 이유가 분명히 있다.

“어떤 개인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의 분위기를 담고 싶었다. 심지어 부부로 확장했음에도 변호사, 비서 등 조연 캐릭터들을 통해 비슷한 주제를 반복해서 심어준다. 어느 위치에 있든 누구든 상승욕구가 있다. 온 국민이 한 단계 높은 게 자기 자리인지 알고 사는 그런 걸 보여주고 싶어서 부부로 확장시켰다.”

이어 “포털 사이트를 열어보면 정치, 경제, 외교 등 쭉 뜨지 않나. 심각한 정치 이슈와 전시회, 맛집 등이 어우러져 있다. 사회를 그리려다 보니 그런 것처럼 다양하게 다뤄질 수 있는 구성이 좋다고 생각했다. 지식인이면서 정치를 아우르는 남편, 큐레이터 아내로 설정했는데 끝내는 다 같이 엮인다”고 설명했다.

변혁 감독/사진=민은경 기자
변혁 감독/사진=민은경 기자

이에 ‘상류사회’에는 “너 힐러리 같아”, “재벌들만 겁 없이 사는 거야”, “왜 재벌 해체하라고 욕하는 거니? 속으론 부러워하면서” 등 블랙코미디식의 날선 대사가 녹아 있다. 변혁 감독은 촌철살인 대사에 공을 많이 들였단다.

“대사를 통해서 관계, 캐릭터가 짚어지면 좋겠다 싶었다. 물론 19금 영화다 보니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그림이 있긴 하지만, 좋은 의미로는 20, 30, 40대가 보면 좋겠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결혼 후 자신의 이름을 잃고 누구 엄마로 사는 주부들이 ‘오수연’의 ‘내 자신 찾아주고 싶어요’라는 대사가 어떤 울림을 줄까 그런데 관심이 있다. 또 ‘장태준’의 내적 갈등은 욕망을 추구하는 모두에게 어떻게 울릴까 궁금하다. 사회 분위기를 담고자 대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변혁 감독은 여느 상류사회 소재의 작품과 달리 재벌을 단순히 악으로 규정하는 쉬운 구도를 택하지 않았다. 그런 만큼 카타르시스는 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변혁 감독이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상류층은 나쁘게 보이고, 남녀 주인공은 정의롭게 보이게 하는 건 쉬운 에너지 구도일 수 있지만,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오수연’도 꽤 잘못한 게 있고, ‘장태준’도 오염된 부분이 있다. 그래서 덜 시원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다. 데뷔작보다 조심스럽고, 두렵다. 심각한 이야기더라도 피식피식 웃었으면 좋겠고, 또 웃다가도 몇몇 대사가 남길 바란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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