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업리뷰]'완벽한 타인', 웃음·공감 잠금해제…신선함의 끝판왕

입력 2018-10-31 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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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 타인' 포스터
영화 '완벽한 타인'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누구나 공적인, 사적인, 비밀스러운 세 개의 삶을 산다.

영화 ‘완벽한 타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정리된 문구다.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스’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역린’ 이재규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이재규 감독은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정서적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한국화시켰다. 또 ‘역린’을 향한 쓴 소리에 대한 오기로 한정된 시간, 공간에서의 멀티캐스팅이라는 ‘역린’과 비슷한 포맷을 다른 방식으로 재치 있게 풀어냈다. 현장감을 높이며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가길 바랐고, 이재규 감독의 이번 공략법은 옳았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

우리 모두의 삶에서 떼어놓으려고 해도 떼어놓을 수 없는 필수품 핸드폰을 중심 소재로 삼은 게임을 통해 웃음과 긴장감 사이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40년 지기들과 아내들이 모인 저녁식사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메시지 등을 낱낱이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핸드폰이 옆 사람에게 공개된다면?’이라는 발칙한 상상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흠뻑 빠져든다.

이 과정을 관객들이 관찰하게 하는 구조로 보여줌으로써 생동감이 넘친다. 배우들이 대사를 평소 대화 나누듯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게 열어줌으로써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 다 같이 몰입하게 만든다. 중간 중간 상황에서 빚어지는 유머코드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어낸다.

그렇다고 웃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부장적인 남편, 은근히 소외되는 친구, 두 사람 사이 이간질 등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을 통해 인간의 이면성을 드러냄으로써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만든다. 이를 월식과 연결시킨 것도 흥미롭다. 더욱이 핸드폰 게임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같이 초조해지는, 이전까지 느끼지 못한 감정을 맛볼 수 있다. 심리적인 공포를 선사해 코미디 탈을 쓴 공포 장르 같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

무엇보다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 7명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도드라진다. 어떤 인물들인지, 어떤 관계들인지 주어진 틀 안에서도 생생하게 보여지는 건 배우들의 살아 숨 쉬는 듯한 연기력 덕분이다. 이들의 핑퐁처럼 치고 받아내는 대사는 물론 표정, 행동 등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순재, 라미란, 조정석 등 전화 속 목소리 특별출연도 극을 꽉 채운다.

더욱이 N차 관람을 할수록, 또 어떤 인물에 이입해 보느냐에 따라 영화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질 듯하다. 나아가 결말이 다소 판타지스럽기에 현실에 대한 여운은 더욱 짙게 남는다.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은 “누구든 한 번쯤은 상상해봄직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과연 가까운 사람이라고 나의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담았다. 코믹하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건이 만들어질 것 같았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함을 무기로 극장가 비수기를 시원하게 뚫을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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