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현진 기자]
박나래가 자신의 이름을 건 19급 스탠드업 코미디쇼로 끝없는 개그 열정을 드러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블루스퀘어에서 넷플릭스(Netflix)의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방송인 박나래가 참석해 프로그램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박나래가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녀만의 비방용 이야기를 대방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스페셜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란 무대에서 마이크 하나에 의지해 말로 관객을 웃기는 코미디를 일컫는다. 박나래는 국내 여성 코미디언 최초로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했다.
박나래는 스탠드업 코미디 도전이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박나래는 "쉽지는 않았다. 작년 겨울에 3년 뒤에 회사 측과 내 이름을 건 쇼를 해보면 어떨까 했다. 3년이라는 숫자가 의미를 둔 것은 아니고 아직 내가 내 이름을 건 개그 공연을 하기에는 자격이 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년 뒤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다. 좋은 기회로 넷플릭스와 얘기가 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정말 많이 부담됐다. 잘하는 분야도 아니어서 많은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며 공부하고 준비했다"고 스탠드업 코미디 도전 소감을 진솔하게 고백했다.
박나래는 스탠드업 코미디쇼에서 보여줄 소재로 섹시터치 코미디를 선택했다. 그 결과 박나래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서 자신의 연애담을 바탕으로 연애와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 섹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박나래는 섹시터치 코미디를 소재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전했다. 박나래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건 본인이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로 코미디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 정치는 전혀 모르고, 누군가를 디스한다거나 풍자하는 건 전혀 못하는 사람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평소 좋아하는 섹스터치 코미디가 떠올랐다. 시대와 잘 맞물려서 이런 개그를 할 수 있게 된건대 그래도 제약이 많다. 대한민국 연예인으로서 성적인 이야기를 쿨하게 터놓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없던 것 같았다. 내가 한 번 해보자 싶어서 성에 관한 주제를 갖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나래는 "호불호 갈리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놀 수 있으면 놀자라고 말하는데 놀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없지 않나. 다들 욕망이 있는데 참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 오히려 박나래니깐 더 해도 되지 않냐고 말해줘서 고맙기도,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박나래는 길다면 길었던 무명 시절을 끝내고 현재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공개 코미디, DJ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박나래는 2017년부터 연예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자타공인 예능계 '대세'로 떠올랐다. 박나래는 여성 개그맨으로 살면서 느꼈던 생각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박나래는 "요즘 SNS에 옛날의 재밌는 예능 짤이 많이 올라오더라. 며칠 전에 '무한도전' 예능총회 짤을 봤다. 그때 다룬 주제 중에 하나가 여성 예능인의 부재였다. 불과 3, 4년전이다. 김숙 선배와 촬영했는데 그때 얘기한 걸 뛰어넘을 정도로 이영자, 송은이 선배님, 친구 장도연 등 너무 많은 여성 예능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 흐름에 내가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중이 볼 땐 여성 예능인의 활동이 많이 없었을 수 있다. 어려운 점이 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여자 남자로 프레임을 안 씌우고 똑같은 예능인으로서 보기 때문에 현장에서 힘든 점은 없었다. 더 많은 여성 연예인이 수면으로 올라왔으면 한다. 재밌는 친구들이 많은데 무대가 없다. 안 웃긴게 아니라 못 웃긴 친구들이 많아 분명 빛을 볼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공개 코미디가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이 친구들이 공개 코미디를 많이 하고 기회를 가져갔으면 좋겠다"라고 최근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에 대한 고충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박나래가 예능계 블루칩에서 나아가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활동 분야를 넓혔다. 그렇다면 '요즘 대세' 박나래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박나래는 "난 사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굉장히 많은 걸 하고 하고 싶어한다. 하고 싶은 걸 감사하게도 많이 이뤘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주구장창 얘기했지만 실현되지 않은 단 하나가 있다. 언젠가 실현했으면 하는 게 있다면 격정 멜로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박나래는 "분명히 많은 감독님의 이름을 읊조리면서 최고 수위의 노출을 감행하겠다고 했는데 단 한 번도 연락이 안 왔다. 남의 몸이 아닌 내 몸으로 전라의 노출신을 찍을 수 있다고 했는데 왜 연락이 안 오는지 모르겠다. 연기도 해보고 싶다. 중학교 때 연극부를 시작으로 고등학교, 대학교도 연극영화과를 나왔다. 목마름이 있었다"고 간절한 연기 욕심을 내비치며 다시 한 번 많은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끝으로 박나래는 "13~14년차 개그맨이기는 하지만 관객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내 개그에 대한 의문점을 굉장히 많이 갖고 있다. 모든 개그맨의 숙명일 거다. 스탠트업 코미디는 그런 의문점을 더 갖고 자신감이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믿고 있는 걸 밀고 나가니 관객들도 웃어주셔서 뿌듯하고 한 번 더 공연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100점 중 50점 정도 주고 싶다. 50점은 더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욕심이 생겨서다.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걸 했다면, 다음에는 안 해본 색다른 주제로 웃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욕심이 생겼다"고 밝히며 앞으로의 박나래를 기대케 만들었다.
한편,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지난 16일 런칭,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