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내가 따뜻함에 울컥했듯 관객들도 위로 받았으면..”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바 있는 영화 ‘레토’를 통해 주목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게 된 배우 유태오가 영화 ‘버티고’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버티고’는 그가 ‘레토’ 이후 선택한 영화다.
특히 ‘러브픽션’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던 유태오가 이번에는 전계수 감독의 신작에서 주연으로 낙점됐으니 의미가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유태오는 ‘버티고’가 어릴 때부터 좋아해온 한국 특유의 멜로 느낌이 강해 출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계수 감독님의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했었는데 이번에는 주연에 낙점되다니 너무 고마웠다. 15살에서 20살 사이 방학 때마다 한국에 자주 왔다. 그때 한국 영화들은 순수한 감성이 많았는데, ‘접속’, ‘약속’, ‘편지’,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너무 좋아했다. ‘버티고’가 정통멜로는 아니었지만, 멜로 감성이 있어서 꼭 출연하고 싶었다. 시나리오 자체도 잘 읽혔다. 벅차오르게 한 상황 끝에 ‘힘내요’라는 한마디가 날 울컥하게 만들었다. 일상에서 그런 따뜻함이 갈증났나 보다.”
유태오는 극중 ‘서영’(천우희)의 연인이자 사내 최고 인기남 ‘진수’ 역을 맡았다. 뛰어난 업무실적으로 회사 내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개발팀 차장으로 ‘서영’에게 큰 의지가 되어주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갑작스레 회사를 떠나며 ‘서영’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되는 인물이다. 이에 매력적이지만 나쁜 남자로 비춰진다. 하지만 유태오는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어 흥미로웠다.
“영화 속 여러 가지 안타고니스트들이 있는데 보통은 주인공과 악역으로 단순화시켜서 분별시키지 않나. 악역이라고 해도 악하게 굴고 싶어서 그러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의도적으로 나쁘게 하는 사람이 있다기보다 자신만의 사연이 있는데 그 안에서 소통을 못하는 거다 싶었다. ‘진수’ 역시 그런 사람이고, 그 갈등에서 많이 혼란스러워한다고 생각했다.”
이어 “‘서영’에게도 나쁘게 하려고 했다기보다 ‘진수’만의 사연이 있어서 나오는 행동들이고 자기도 모르게 ‘서영’이 나쁜 경험을 겪게 한 거니 그런 감수성을 잘 표현하려고 했다. 연기에서 그렇게 표현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고민을 감독님과 많이 나눴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유태오는 ‘진수’의 ‘서영’을 향한 감정을 ‘동질감’에서 비롯된 사랑으로 이해하고 접근했단다. “시나리오에 나타나있는 객관적인 것뿐만 아니라 ‘진수’로서 이해하려고 했다. 남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지만, ‘진수’도 심정적인 밀폐가 있는데 그런 면에서 ‘서영’에게 동질감을 느꼈을 거다 싶었다. 대사로 표현된 건 없었지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유태오는 독일에 가족을 두고 홀로 한국에 와서 배우생활을 하게 된 만큼 ‘서영’이 겪는 외로움에 충분히 공감이 갔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주변 배우들을 보면 학연, 지연 등 그런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소속감이 있는데 난 그런 게 없다. 또 부모님도 여전히 독일에 계신데 물론 내 직업에 대해 좋아하시만 예술과 완전히 다른 일을 하시다 보니 섬세한 소통을 못했다. 한국에서 배운 것도 많지만 처음 들어와서 겪었던 면들에 있어서 ‘서영’이 엄마, 연인 관계로 시달리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오버랩되며 공감이 갔다.”
시나리오에서부터 느껴졌던 ‘버티고’의 따뜻한 위로가 완성본에서도 와 닿아 결국 울기까지 했다는 유태오. 관객들 역시 ‘버티고’를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시나리오 읽었을 때부터 ‘힘내요’ 뉘앙스의 한마디가 너무 좋았다. 시나리오에서도 울컥했는데 영화 보고서도 울었다. ‘버티고’가 멜로로 포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정통멜로는 아니다. 많은 분들이 현기증을 일상에서 느끼지 않나. 우리 영화 마지막쯤에는 판타지적인 해소가 이루어지는데 관객들 역시 내가 그랬듯 그런 게 느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