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팝인터뷰①]에 이어..)
백서빈이 아빠 백윤식을 언급했다.
백서빈이 출연한 영화 '아빠는 예쁘다'는 현실 속 아빠의 이야기를 그대로 녹여낸다. 물론 아빠가 여장을 취미로 갖는다는 설정은 독특할 수 있지만 그가 여장에 빠진 이유, 그리고 이를 통해 가족간의 이해를 도모한다는 지점은 충분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다. 이 과정에서 아빠들의 현실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백서빈 역시 아빠의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우리들은 아버지에 대해 당연시하게 여기는 것 같다. 다들 가족이 제일 편하면서도 함부로 하지 않나. 언제 한 번 아버지의 취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나 하는 부분들도 있다. 가족이라고 해서 다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부분이 상당히 많더라. 너무 당연시 했던 아버지, 가족을 더 소중하고 진짜 이해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아버지, 엄마, 딸, 아들 이런 명칭은 있지만 그 전에 각자의 인생이 있는데 그걸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또 이 영화에는 아버지의 이야기도 있지만 가족 구성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다. 엄마이기 전에 여자, 아빠이기 전에 남자인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실제 백서빈의 아버지는 배우로 오랫동안 활동 중인 백윤식이다. 아버지이자 또 백서빈의 선배인 백윤식은 최근 '아빠는 예쁘다' 시사회 현장을 찾아 아들의 영화를 지켜보기도 했다. 백서빈은 영화를 본 뒤 아버지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버지가 원래는 말씀을 자주 해주시지는 않는데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서 아니다 싶은 건 말씀해주신다. '산상수훈' 때에는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으니까 저도 궁금해서 여쭤봤더니 '너가 어려운 연기 한 거다'고 하시더라. 칭찬이든 훈계의 말이든 방향성보다 팩트로 말씀해주셨다"며 웃음 지었다.
백윤식의 아들이라는 점은 분명 배우 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큰 자산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수식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기도. 배우 백서빈이라는 것 자체보다는 백윤식의 아들로 인식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지는 않을까.
"예전에는 (백윤식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신경쓰였는데 지금은 그게 별로 없어졌다. 책임감이 점점 생기는 건 있다. 아버지도 연기하시고 형도, 형수님도 연기하시다보니 제가 실수하면 그분들에게 같이 안겨지는 부분이 있어 누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예전만큼의 걱정은 없어졌다. 사실 회자되는 건 당연하다. 배우가 아니라도 아버지가 뭘 하시든 같은 업종의 일을 하면 주변 사람들은 그 가족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나. 그걸 굳이 끊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형 백도빈, 형수 정시아까지 온가족이 배우 집안이기도 하다. 이에 백서빈은 당연하게 어렸을 때부터 배우의 길을 바라보고 살았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대학생 때 식물환경신소재공학을 전공하며 배우와는 상관 없는 길로 나아갔다. 그러다 배우로 데뷔를 하게 된 건 26살이라는 그리 빠르지 않은 나이에 이르러서였다.
그는 배우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태어났을 때부터 아버지가 배우 생활을 해오셨기 때문에 그런 건 자연스러웠다. 촬영하러 가시고 TV에 나오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 저도 어렸을 때 '뽀뽀뽀'를 했었다. 그러다보니 방송국 가는 게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다가 배우로서 배우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미국에서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다. 그 전에는 형도 데뷔를 하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느데 외국에서 전공 수업을 듣다가 연기 수업을 받게 됐다. 그 때 흥미가 생겼고 졸업영화 오디션에서도 운 좋게 되다보니 한국에 돌아와서 아버지께 '배우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다시 생각해봐' 하시더라. 형도 배우를 하고 있으니까 힘든 길로 나아가는 부분에 걱정이 있으셨을 거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아빠는 예쁘다'를 촬영하며 아버지에게 나는 어떤 아들인가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는 백서빈. 그는 어떤 아들이었냐는 질문에는 "불효자식이었죠"라며 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보통의 둘째 아들이었다. 속을 썩이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게 있었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공유도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정해놓은 다음에 말씀을 드렸다. 그게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달랐을 거다. 아버지나 형도 서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본다. 사실 예전에는 아버지나 형하고 말을 잘 안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다 보니까 형이 제 인생의 베스트 프렌드더라. 아버지도 같은 직업군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기도 하고 형도 마찬가지다. 요즘에는 다 같이 배우 인생을 살면서 얘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기다보니까 소통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아빠는 예쁘다'를 통해서도 그런 느낌도 받았다. 다만 여러 요소에 의해 변화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분명히 깨달음은 있었다. 가족에 대해 이해하고 소통해야겠다는 지점이 생겼던 거고 시간이 지날수록 천천히 차근차근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 시선을 끌었다.
한편 영화 '아빠는 예쁘다'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투명인간 모드인 만년과장 ‘덕재’가 영업실적을 위해 찾은 '하와이 클럽'에서 가족에겐 차마 말할 수 없는 수상한 취미(?)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일탈을 담은 작품. 지난 21일 개봉했다.
([팝인터뷰③]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