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여장해보니 여성분들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꼈어요"
여자보다 더 예쁜 비주얼로 단숨에 스크린을 장악했다. 백서빈은 영화 '아빠는 예쁘다'에서 낮과 밤이 180도 다른 하와이 클럽 매니저 승준 역을 맡으며 강렬한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여장남자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지만 누구보다 당당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가 출연한 '아빠는 예쁘다'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투명인간 모드인 만년과장 ‘덕재’가 영업실적을 위해 찾은 '하와이 클럽'에서 가족에겐 차마 말할 수 없는 수상한 취미(?)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일탈을 담은 작품.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백서빈은 "감독님이 고생 많이 하셨다. 처음에 영화를 만들 때 계획한 바로는 다음 해에 개봉하려 햇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개봉이 늦어졌다. 그래도 그동안 해외 영화제들을 다니면서 상도 받으면서 좋게 잘 풀린 게 아닌가 싶다 작년까지 해외 영화제 가서 상 받았다고 들었다 감독님들 해외 돌아다니시고 잘 경험하게 돼서 너무 좋다"고 4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소감에 대해 밝혔다.
아빠가 취미로 여장을 하게 된다는 설정은 지금 2019년에 봐도 충분히 파격적이다. 영화 촬영을 했던 2015년에는 더욱 파격적일 수밖에 없었을 터. 소재와 설정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법했지만 그는 걱정보다는 승준이라는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꼈다.
"승준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남자로 있을 때도 그렇고 여장 할 때도 당당하다. 어떻게 저 친구는 이 두가지 모습이 공존하면서 당당하게 살 수 있을까 그런 부분들이 매력적으로 왔다. 사실 이런 분들에 대해 잘 몰랐는데 경계선에 있을 수 있는 인물이 쉽지는 않겠지만 존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하기로 하고 트렌스젠더 분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럴수록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건 모든 사람들의 공통 숙제이지 않나. 평생 자각하지 못하고 세월을 보내시는 분들도 사실 많은데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이를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어 "연극에서 여장을 해봤기에 전무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때와는 다르게 극화된 부분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런 제 모습에 낯선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연습하다 보니까 부담스럽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며 여장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크지 않았음을 털어놓았다.
다만 그가 걱정한 부분은 자신이 승준과 스테파니를 표현하며 대중들에게 왜곡된 시선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다고. "혹여나 곡해하는 부분 생길까봐 걱정이 됐다. 그분들의 삶을 공부하고 알게 됐지만 잘못 그려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이 염려스럽더라."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하면서 트렌스젠더 분들이 어렵게 얘기를 꺼내주셨는데 공부가 많이 됐다. 공감 영역대도 한 스펙트럼이 생긴 것 같고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사람들이 쉽게 편견을 갖는 것도 있다. 물론 각자의 환경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건 당연하다. 다만 마음만큼은 열린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었다"고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지점에 대해 밝히기도.
백서빈이 그린 승준은 남자이면서 여자인 인물. 일반적인 트렌스젠더와는 또 다르게 자신의 두 정체성을 모두 인정하며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매력적인 인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런 승준을 연기하는 백서빈에게는 더없이 힘든 작업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
"승준과 스테파니는 동일인물이지 않나. 그런데 스테파니는 여성스러우면서도 남성스럽고 승준은 남성스러우면서도 여성스럽기를 원하셨다. 그 지점을 시소 타듯이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저 역시도 줄타기 같았다. 그리고 근육을 유지하되 슬림한 몸매를 원하셨다. 그래서 살도 빼 실제로 55, 66 여성 의상을 입었다. 옷을 입었을 때 선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을 부합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어려웠다. 그래도 재밌기도 했고 즐기면서 촬영했다"
그러면서도 "(스테파니가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을 했던 만큼) 외적으로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압박스타킹을 계속 신고 촬영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옷을 갈아입는데 다리가 부어서 안 벗겨지더라. 배우분들께 스타킹 벗는 걸 도와달라고 하면서 찍었다. 여성 분들이 정말 고생 하는구나 싶었다. 또 하이힐도 10cm를 신었다. 그걸 신는데 또 덕재와는 다르게 잘 걸어야 하니까 연습도 많이 했다. 여자분들 정말 대단하시다. 하이힐을 신고 뛰지 않나"며 "메이크업도 배웠는데 좋은 점이 현장에 나가서 메이크업을 받으면 이제 보인다. 예전에는 해준대로 했는데 이제는 '이 부분 조금 더 해달라'고 한다"고 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한편 영화 '아빠는 예쁘다'는 지난 21일 개봉했다.
([팝인터뷰②]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