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웹툰의 신선함 고스란히 옮기고자 고민 많이 했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으로 독특한 코미디의 세계를 열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바 있는 손재곤 감독이 신작 ‘해치지않아’를 통해 10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반가움을 안겼다. ‘해치지않아’는 착한 코미디로 불리며 1월 극장가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극,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손재곤 감독은 ‘해치지않아’를 통해 관객들이 기대하는 코믹요소로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현실적인 동물원 문제도 짚고 싶었다고 밝혔다.
‘해치지않아’는 HUN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가운데 손재곤 감독은 원작 속 기발한 코믹요소 그리고 따뜻한 정서는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 썼다.
“처음 웹툰의 동물이 없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동물 탈을 쓴다는 소재를 들었을 때 너무 특별한 설정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까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웹툰을 읽어 보니 독자로서 이질감 없이 스토리가 자연스레 받아들여졌다. 걱정했던 지점이 받아들여지니 영화화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HUN 작가님이 각색을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하셨지만, 결국 원작의 코미디와 정서를 영화로 옮기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영화 역시 웹툰의 동물원 직원들이 직접 동물 분장을 하고 동물원을 운영한다는 설정에서부터 시작했다. 일어나는 중요한 코미디의 상당수도 원작에 있던 거다. 다만 상황에 맞게 새롭게 각색하면서 조금씩 변형했다. 웹툰에서는 더 풍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러닝타임에 맞게 압축해야 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흐르는 따뜻한 정서는 그대로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원작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동물원 사육사였다면 변호사로 바뀌었고, 남자 주인공의 첫사랑으로 삶에 영향을 준 여자 주인공의 비중은 커졌다. 이로써 현실 문제를 꼬집으며 메시지를 추가한 셈이다.
“작가들과 각색을 함께 했는데 한 작가가 기자로 오래 근무해서 변호사 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변호사 하면 안정되고 인정받는 직업이었는데 요즘은 수가 많아지면서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삼으면 스토리상 갈등을 넣기에도 괜찮을 것 같았다. 또 동물원을 배경으로 하는데 예전처럼 동심을 느끼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긍적적인 공간으로만 바라보기 힘든 현실이지 않나. 장르는 코미디지만, ‘소원’ 캐릭터를 통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해치지않아’를 선택하는 데는 동물 탈을 쓰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코미디를 보러 오기 위함인 걸 알고 있다. 그런 만큼 거기 관련해서 다양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엮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동시에 동물원을 소재로 하면서 현실 문제를 피할 수는 없어서 고민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해치지않아’에서는 안재홍, 박영규의 ‘북극곰’, 강소라의 ‘사자’, 김성오의 ‘고릴라’, 전여빈의 ‘나무늘보’가 등장한다. 이는 특수분장 업체와 논의 끝에 결정됐고, 배우들에게는 평소보다 과장된 연기가 요구됐다.
“웬만하면 웹툰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다 살리고 싶었다. 하지만 특수분장 업체와 지금의 기술로 정해진 기간 내 가능한 동물들을 추릴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사람이 직접 착용해야 하니 업체에서는 인체구조와 유사한 동물을 우선 만들기를 원했다. 사람 몸 전체를 동물과 유사하게 하기는 힘들지만, 일부분을 그럴듯하게 보여주고 돌아서서는 엉성하게 보이면 또 다른 코미디 소재가 될 것 같아서 지금의 형태가 나왔다. 배우들은 모션 디렉터에게 자문을 받았다. 동물 탈을 쓰고 연기할 때는 평소처럼 움직임을 하면 눈에 잘 안 들어온다고 하더라. 과장되게 연기할 것을 매번 주문했다.”
뿐만 아니라 손재곤 감독은 웹툰의 신선함이 영화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전달되면 좋겠다면서 원작자인 HUN 작가의 만족감에 안도가 됐다고 털어놨다.
“동물원 직원들이 동물 탈을 쓰고 동물원을 운영한다는 웹툰의 특별한 설정은 나도 처음 보는 이야기인 것 같다. 웹툰이 부러울 정도로 작가님의 재능이 뛰어나다 싶었다. 많은 분들이 실사로 옮기는 게 가능할까 싶으시겠지만, 가능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으니 웹툰처럼 신선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HUN 작가님이 우리 영화를 보시고 진짜 좋아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나 역시 기분 좋았다.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