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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 "실제 사건 속 심리 파헤치고 싶었죠"

입력 2020-02-05 18: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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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사진=쇼박스 제공
우민호 감독/사진=쇼박스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정치적 편견 버리고 보면 좋겠다” 영화 ‘내부자들’, ‘마약왕’ 등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신작 ‘남산의 부장들’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남산의 부장들’은 현재 4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질주를 펼치고 있다. ‘남산의 부장들’은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가운데 우민호 감독은 대학교 시절 우연히 원작을 접하고 영화화를 꿈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우민호 감독은 촬영 내내 최대한 냉정한 시선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면서 관객들 역시 정치적 편견 없이 관람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군대 갔다 와서 대학교에 복학하면서 원작을 접하게 됐다. 원작이 갖고 있는 힘이 되게 있었다. 원작을 쓴 김충식 교수님은 당시 동아일보 기자셨고, 1990년에 연재했다. 근현대사에서 몰랐던 부분이라 내용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도 있었지만, 그 시대 그렇게 투철한 기자정신을 발휘해 용기 있게 글을 연재했다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다. 혹시 영화화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원작이 갖고 있는 정신, 태도, 시선을 안에 가져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부자들’ 끝나고 김충식 교수님께 전화 드리고 판권을 구입해 준비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남산의 부장들’이 의미가 있는 건 같은 시대를 다룬 작품들이 꽤 있었지만, 10.26 사태 그 자체가 아닌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40일 간 인물들의 관계 그리고 심리를 다루기 때문이다.

“10.26 사태를 통해 중앙정보부의 마지막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사건의 뚜렷한 대의, 논리적인 인과관계 등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인간의 내면과 심리를 계속 파헤친다. 그렇게 10.26 사태를 조명하고 싶었다. 이 큰 사건이 어떻게 보면 개인들 간의 감정의 오해나 균열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었던 거다.”

이어 “감정이라는 것도 특별한 감정이라기보다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충성과 배신 믿음과 의리, 모멸, 자존심, 질투, 시기, 집착 등 그런 것들이 소용돌이 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다고 접근했다. 어떤 사람이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던 거다. 지금 현대사회에서도 끔찍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있는데 개인의 문제로만 돌릴 수 있을지, 사회는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그런 지점에 대해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포스터
영화 '남산의 부장들' 포스터

이처럼 ‘남산의 부장들’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되 사건이 아닌 심리를 쫓는 만큼 철저한 자료들을 토대로 하면서도 실명을 쓰지 않음으로써 역사에만 갇히지 않고 창작의 자유를 얻었다.

“일단 원작의 힘을 많이 얻었고, 그 외에 더 필요한 공간에 대해서는 고증된 자료들을 이용했다. 그렇다고 그대로 옮기지는 않고, 변형을 한 지점이 있다. 영화가 그 사건에만 갇혀 있기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건보다는 인물의 내면, 감정에 집중하는데 그건 알려지지 않지 않았나. 그저 짐작, 유추해볼 수 있는 거다.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바꿔 영화적인 창작 자유권을 보장 받고 싶었다. ‘내부자들’에서 뉴스나 신문에서 보여졌던 이면을 파헤쳤듯 ‘남산의 부장들’도 잘 알려진 사건 속 베일에 싸여진 인물을 따라가는 거라 상상이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우민호 감독 스스로도 냉정한 시선을 지키려고 애쓴 만큼 영화 자체가 굉장히 차갑게 느껴진다. 배우들에게 애드리브도 허용되지 않았다.

“감독의 태도 시선이 중요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냉정하게 떨어져서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원작의 시선과 일맥상통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걸 유지한다는 게 중요한 지점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차갑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촬영, 미술 등에서 흥분하지 않는 절제미를 강조했다. 화면에 뭔가 많이 채우기보다는 덜어내려고 노력했다. 애드리브 역시 가급적 자제시켰다.”

우민호 감독/사진=쇼박스 제공
우민호 감독/사진=쇼박스 제공

더욱이 ‘남산의 부장들’은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공간들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미국 워싱턴, 프랑스 파리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파리 방돔 광장은 어떤 한국 영화도 로케이션이 허락된 적이 없었던 지역이다.

“워싱턴 링컨 메모리얼 파크, 파리 방돔 광장 모두 워낙 유명한 공간이다 보니 촬영이 쉽지 않았다. 방돔 광장은 실제 사건이 일어난 곳이라 꼭 찍고 싶었다. 알고 보니 프랑스 자국 영화도 찍어본 적 없는 곳이라더라. 그런데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고, 실제 사건이라고 이야기하니 거기에 대한 의미가 있어 흥미롭게 생각했다더라.”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사건을 소재로 삼으면서 부담스러운 게 당연했지만 연출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는 우민호 감독. 관객들 역시 정치적 편견 없이 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규평’(이병헌)의 마지막 행동에 대한 답은 내가 찾아주기보다는 관객들이 답을 찾기를 바라 그런 결말을 맺었다. 부담감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부담감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싶었다. 소재가 그러다 보니 정치적 편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렇게 찍은 영화가 아니니 버리고 보면 좋겠다. 선입견 때문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못 왜곡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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