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팝인터뷰①]곽신애 대표 "'기생충' 칸·아카데미 수상 특별한 행운..자랑스럽고 영광"

입력 2020-02-28 17: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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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신애 대표/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곽신애 대표/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남이 겪었다고 해도 신기하겠는데 내 인생이라 놀라울 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은 물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이라는 4관왕을 달성했다. 칸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의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건 1946년 ‘잃어버린 주말’, 1956년 ‘마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해외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총 174개 내역을 수상한 ‘기생충’이 한국 영화 101년 만에, 아카데미 92년 만에 새 역사를 쓰게 되기까지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가 묵묵히 함께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 대표라는 타이틀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며 인자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의 시놉시스를 처음 봤을 때부터 매료됐다.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정도는 확신했었단다.

“시놉시스가 그냥 좋았다. 못보던 이야기에 봉준호 감독님이 하신다고 하니 기대가 됐다. 시놉시스 자체는 짧았지만, 전개가 빠르면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게 심해 재밌더라. 캐릭터가 여러 명이 나오는데 되게 매력적이었다. 처음부터 ‘와’라는 감탄이 나왔다. 칸의 흐름을 보면 ‘기생충’ 전에도 봉준호 감독님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지 않았나. 전례들을 통해 경쟁 진출 정도는 자동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황금종려상은 생각도 못했지만, 막상 칸에 가서는 어쩌면 싶었는데 받게 된 거다.”

사진=ⓒA.M.P.A.S.®, 제공
사진=ⓒA.M.P.A.S.®, 제공

‘기생충’이 지난해 5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이더니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었는데 4개 부문에서 수상까지 하게 된 것. 칸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의 작품상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64년만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보수적인 아카데미지만, 결국에는 각 개인이 투표해 결과를 만드는 것이지 않나. 여전히 자막 영화는 싫다는 사람이 많은 그곳에서 우리 영화에 화제와 힘을 몰아준 것은 어떤 면에서는 변화의 시작이자 용기라고 봤다. 레이스를 펼치며 그들이 진정으로 우리 영화를 좋아한다는 걸 느꼈는데 그것이 수상까지 이어지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칸과 아카데미 동시 수상은 남이 겪었다고 해도 신기하겠는데 내 인생에서 벌어져서 놀라울 뿐이었다.”

특히 곽신애 대표는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SAG)에서 앙상블상을 받게 된 순간을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회상했다.

“계획, 전략을 통해 노미네이트, 수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지 않나. 외부에서 오는 우연한 힘 같은데 비평가들이 칸에서부터 반응이 좋아서 미국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어느 정도 전제를 했지만, 조합상에 대해서는 기대를 못했다. 더욱이 배우조합상은 인원도 많고, 배우들 스스로도 제일 의미 있고, 영광으로 생각한다. 호아킨 피닉스도 수상 소감에서 히스 레저를 언급하지 않았나. 앙상블상이 작품상 격인데 노미네이션만으로도 난리 났는데 수상까지 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이어 “전날 리허설을 했는데 생방송이다 보니 시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더라. 앙상블상에 노미네이트 된 배우들이 나와서 영화를 소개하는데 시간 조절이 쉽지 않더라. 시상식 당일에 기립박수가 나와서 의례적으로 하는 건가 싶었는데 다른 작품에서는 없더라. 그만큼 우리 영화를 지지해준 거였다. 결국 상까지 받게 됐는데 송강호가 봉준호 감독님이 그렇게 크게 기뻐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말했듯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배우들도 신나했고, 스태프들도 좋아서 울었다. 아역 정현준의 이름으로 10명이 노미네이트 된 거라 정말 가슴이 벅찼다”고 덧붙였다.

곽신애 대표/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곽신애 대표/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뿐만 아니라 곽신애 대표는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SAG)에서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과의 일화를 공개하기도 해 흥미로웠다.

“레드카펫 전 도착한 배우들끼리 서있는데 서로 아는 척하는 자리였다. 다들 봉준호 감독님을 소개시켜달라고 난리였다. 니콜 키드먼은 이정은을 멀리서 보고 ‘띵동’ 소리를 내며 좋아하더라.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송강호를 보고 막 아는 척하더라. 로라 던은 시상식 동선이 겹쳐서 자주 만나니 너무 가까워졌다. 그런 게 비일비재였다.”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사에 굵은 획을 그은 만큼 곽신애 대표에게는 영원히 ‘기생충’ 대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것이다. 곽신애 대표는 그건 당연한 거라며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내 인생에서 깜짝 놀랄 특별한 행운이었다. 인복으로 시작해서 우주의 기운이 다 도와준 것 같다. 봉준호 감독님과의 작업 자체가 기뻤는데 결과까지 좋아서 너무 행복할 뿐이다. 스태프들, 배우들 다 너무 좋았다. 우리끼리도 ‘멤버들 너무 환상적이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었다. 촬영할 때 존재했던 그룹 채팅방에서도 아직 아무도 못나가고 있다. ‘기생충’ 전에는 아무 것도 없던 내게 ‘기생충’ 대표라는 수식어가 생겨 자랑스럽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50몇년을 민간인으로 살아오다 보니 스포트라이트에 긴장되고 어질어질해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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