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김강우가 '귀공자'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매 작품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해온 김강우가 영화 '귀공자'에서 그동안 선보인 악역들과는 또 결이 다른 빌런으로 극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신세계' 박성웅, '마녀1' 박희순, '낙원의 밤' 차승원에 이어 박훈정 감독표 빌런 계보를 잇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강우는 수사자 느낌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신세계', '마녀' 시리즈 등을 통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김강우 역시 박훈정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귀공자'에 합류했다.
"박훈정 감독님의 작품들은 캐릭터 보는 재미가 있지 않나. '귀공자'의 경우도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쭉 읽혔다. 내 캐릭터만 개성이 있었다면, 오히려 썩 와 닿지 않았을 거다. 모든 캐릭터의 컬러가 명확해서 이런 영화라면 재밌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감독님이 그동안 멋진 작품들을 많이 하셨으니 배우라면 누구나 기대감이 있지 않을까."
김강우는 극중 '마르코'(강태주)를 집요하게 쫓는 재벌 2세 '한이사' 역을 맡았다. '한이사'는 모든 사건의 빌미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김강우는 '한이사'를 두고 "지금까지 한 악역 중 제일 마음에 든다"고 애정을 뽐냈다.
"악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연기해야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모든 행동에 거리낌 없고, 자신의 목적을 빨리 달성하고 싶은 욕망만 있는 친구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지금껏 어떤 악역을 해도 어떤 작품이나 캐릭터를 참고해서 따와야겠다는 생각을 추호도 안 했다. 그러면 재미없다. 오히려 동물에서 많이 가져온다. '귀공자'도 마찬가지다. '간신'에서는 늑대나 표범이었다면, '귀공자'에서는 수사자였다. 바로 공격할 것 같은, 화가 으르렁 나있는 수사자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이어 "감독님과 처음에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완전 마초, 상남자의 느낌을 이야기했었다. 제지를 받지 않고 마음대로 총 쏘는 서부 영화에 나오는 갱 느낌이라고 할까. 현대사회에서는 그런 걸 표현하기 쉽지 않지만 자신의 왕국에서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른다고 생각했다. 자세라든지 걸음걸이, 목소리도 많이 신경 썼다. 굳이 언성을 높이지 않고 지시만 내려도 일이 처리되어왔던 삶을 살았기 때문에 항상 나른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생각보다 센 적의 등장에 직접 뛰쳐나가는 건 다혈질이고 직진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빌런이기는 하지만, 후반부 '한이사'의 말과 행동에서 관객들의 웃음이 터져나온다. 김강우는 웃음을 의도한 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웃음코드라는게 되게 진지하거나 익숙한 순간에 예기치 못하게 이루어지는 돌발상황으로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감독님도 대본을 쓰실 때 그런 의도를 가지신게 아닌가 생각한다. 목적을 빨리 이뤄야 하는데 대사처럼 똥파리가 껴서 뜻대로 안 되니깐 다급해지고 다급함 속에서 돌발웃음이 나오는 것 같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내가 애드리브로 한 것도 있다. 원래 애드리브를 즐기는 편은 아닌데 그 캐릭터로 연기를 하다 보면 나오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 촬영 당시 스태프들도 웃겨 해서 재밌었다."
'귀공자'는 김강우의 말대로 김강우가 이번 작품에서 분한 '한이사'를 비롯해 김선호, 강태주, 고아라가 각각 맡은 '귀공자', '마르코', '윤주' 모두가 살아 숨쉬는 캐릭터물이다.
"'귀공자'는 어차피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이야기 서사보다는 캐릭터의 힘과 색깔을 보는, 끊임없이 직진해서 더운데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나도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재밌었다. 캐릭터들이 워낙 살아있는 영화니깐 관객들도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