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정혜연기자]황석희가 번역 작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10일 방송된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에는 번역가 황석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하선은 황석희를 "번역계 탑티어"라고 소개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씨네타운' 한 청취자는 황석희에게 "아직도 독특한 명함 쓰시는지 궁금하다. 양면 검은색 배경에 '세상을 번역하다'라고 쓰여있었다. 꼭 영화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 올라가듯 일자로 쭉 적힌 정보도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물었다.
이에 황석희는 "아직도 쓰고 있다. 그 문구는 제가 초보일 때부터 쓰던 문구다. 여기 타투도 있다"며 "너무 간단한 명함이라 디자인이라 할 것도 없이 양면이 다 까맣다. 앞에는 자막처럼 두 줄로 '번역가 황석희. 세상을 번역하다'라고 쓰여있고 뒷면은 크레디트처럼 해뒀다"고 답했다.
황석희는 "배우들도 각 작품마다 다르게 연기를 하지 않냐. '캐롤', '데드풀'을 같은 톤으로 번역할 수 없었다"며 "'캐롤의 가장 재밌는 점은 데드풀과 같은 번역가라는 점이다'는 댓글이 있더라. 댓글도 가능하면 보는데 틀린 걸 집어주시기도 해서 참고해야 할 거 같다"고 전했다.
번역 작품을 고르는 기준을 묻는 질문에 황석희는 "저는 작품을 고르지 않는다. 들어오는 순서대로 한다. 이게 제 기준이자 원칙이다"며 "저는 경력이 아무것도 없을 때부터 일을 해서 작은 영화사랑 많이 했다. 지금 영화를 고르다 보면 그분들 거는 못한다. 저는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순서대로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생각해도 참 잘했다고 생각되는 번역이 있냐는 물음에 "모든 번역가가 이럴 거 같다. 질문하신 분들은 명대사를 기대하실 텐데 그건 대사 자체가 좋은 거라 옮길 때 어렵지 않다.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럽고 멋있는 거다"고 말했다.
황석희는 "예를 들어 야근하다가 휙 퇴근하는 사람이 있을 때 '먼저 들어갑니다'라고 써놔도 자연스러워서 뿌듯해한다"며 "명대사는 기억에 잘 안 남고 극장에 가서 100번 보면 100번 다 오그라든다. 딱히 자랑하고 싶은 게 안 보이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또 황석희는 영화 시사회 때 너무 재밌게 보고 나서도 울림이 오래가는 작품들이 있다며 "이런 영화가 흔치 않은데 '캐롤'도 시사회 끝나고 마음이 계속 두근거리더라. 그런 영화를 맡으면 너무 좋다. 빨리 작업하고 싶더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황석희는 관객들이 보는 영화와 자신이 편집할 때 보는 영화가 살짝씩 다른 경우가 있다며 "디즈니, 소니처럼 영화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그렇다. 편집도 바뀌고 CG도 바뀐다. '데드풀'도 대사가 계속 바꼈다. 주인공 입이 안 보이니까 후시 녹음으로 좋은 게 떠오를 때마다 바꾸더라. 처음부터 엉망진창인 편집을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