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서연 기자]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상의 후보 명단을 결정해온 비밀 위원회가 사라진다.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폭넓은 수상 기회가 기대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버라이어티 등 현지 언론은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비밀 위원회를 폐지시키고 1만 1천여 명의 전 회원이 투표해 후보를 지명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보도했다.
수십 년 동안 그래미상 후보 지명은 15~30명으로 구성된 익명의 그래미 후보 선정위원회에 의해 결정돼 왔다. 익명인 만큼 소수의 음악산업계 거물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를 선정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3월 열린 '제5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캐나다 출신 흑인 팝스타 위켄드는 정규 4집 '애프터 아워즈'(After Hours)와 싱글 '블라인딩 라이츠'(Blinding Lights)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올해의 앨범' 등 그래미 4대 본상은 물론 팝과 리듬 앤드 블루스(R&B) 등 장르 부문에도 노미네이트 되지 못했다.
이에 위켄드는 "더이상 내 음악을 비밀스러운 그래미 후보 선정 위원회에 제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그래미는 부패했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방탄소년단 역시 지난해 8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와 메인 앨범 차트 '핫 200' 1위를 동시에 석권하는 등 글로벌 인기를 증명하면서 많은 음악 전문가들이 그래미 4대 본상 후보 지명을 예견했으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만 이름을 올렸고, 수상도 불발됐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AFP통신, LA타임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크게 아쉬워하며 그래미를 비판했다.
영국 팝스타 제인 말리크는 그래미의 편파성과 인종차별 등을 이유로 비밀위원회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끊임없는 부정·조작 논란에 결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그래미 후보 선정 비밀위원회 폐지를 선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래미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베스트 글로벌 뮤직 퍼포먼스'와 '베스트 라틴 어번 뮤직 앨범' 등 2개상을 추가해 시상 부문을 총 86개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레코딩 아카데미 측은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중대한 변화"라며 "음악 산업을 발전시키고 그래미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전체 회원이 투표를 하는 새 방식이 적용되는 내년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인기와 음악적 성과를 공정하게 인정받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는 올해 말 발표되며, 시상식은 내년 1월 31일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