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염혜란이 '빛과 철'로 새로운 경험을 해봤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도깨비', '동백꽃 필 무렵', '경이로운 소문' 등에서 어떤 캐릭터든 리얼하게 표현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게 된 염혜란. 그가 신작인 독립 영화 '빛과 철'에서는 주연까지 꿰찬 것은 물론 새로운 얼굴을 담아냈다.
최근 헤럴드POP과 진행한 화상인터뷰에서 염혜란은 이번 작품을 위해 노력한 점을 공개했다.
무엇보다 염혜란은 '빛과 철'을 통해 독립 영화 주인공을 하고 싶은 꿈을 이뤘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시나리오 자체가 탄탄하고,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것 같았다. 재밌어서 어떻게 된 거야 사건을 따라가다가 조그만게 걸려 있는 것 같아 끄집어내니 더 어마어마한게 나오더라. 그런 강렬한 이야기에 끌렸다. 독립 영화 주인공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메시지가 강하고, 어렵기는 하겠지만 두 여성 캐릭터가 극한의 감정을 보여주는게 매력적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감독님을 직접 만나 보니 고민한 흔적이 보였고, 죄책감을 덜어내고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해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어 "사실 함께 만드는 느낌을 갖고 싶어 독립 영화 주인공을 하고 싶었다. 조연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인물이 더 생명력을 가졌으면 할 때가 있어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립 영화 주인공을 막상 해보니깐 내가 그동안 얼마나 피상적이고 두루뭉실하게 생각해왔는지 깨달았다. 한 작품에서 긴 호흡을 가져가는 게 어려운 일이구나 싶었다. 사실 찍을 때는 책임감이 많이 안 느껴졌는데 하고 나서 선보여야 할 때가 되니 책임감도 많이 느껴진다. 하고 나서가 더 두려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염혜란은 극중 교통사고 후 의식불명이 된 남편, 남은 딸을 위해 간병과 출근을 반복하는 고단한 일상을 버티고 있는 '영남' 역을 맡았다. '영남'은 괜찮은 척하지만,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을 안고 사는 인물이다. 더욱이 염혜란은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서늘한 매력을 발산,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사는게 급급해서 덮어놓은 채 살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태풍의 눈에 있는 느낌이었다. 고요하고 아무 일 없이 일상을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너무 많은게 휘몰아치고 있어서 조금만 벗어나도 엄청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거다. 그 안에서 버티고 있는 느낌이었다. 다만 영화 자체도 어둡고 칙칙하니 '영남'이 강렬하게 대립한다고 해서 그렇게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오랜 간병으로 지친 사람들을 봤는데 항상 슬프거나 괴롭지 않다더라. 그분들끼리 연대가 있어서 엄청나게 즐겁게 지낼 때도 있다는 거다. 그런 장면이 많지는 않더라도 보여줄 수 있도록 접근했던 것 같다. 거기다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고 본질적인 이야기들을 하니 대사 같지 않고, 말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다만 상처가 오래돼 이미 굳은살처럼, 잘못 붙은 뼈처럼 굳어진 느낌이라 폭발하는 장면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염혜란은 '빛과 철'을 두고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돌아본 동시에 뿌듯함 역시 느낀다고 각별한 애정을 뽐냈다.
"겹쳐지는 연기가 아니라 새로운 인물로 표현하기 위해 조금 더 섬세하고, 집요하게 접근했다. 관객들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겉으로 드러내기까지 나오기 어려운 캐릭터라 벽이 두꺼운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어떻게 섬세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폭발하지 않는, 내재된 폭발성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해봐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조금이라도 다른 새로운 역할을 할 때 배우로서 뿌듯함이 있다. 나한테 또 다른 캐릭터가 생겼구나 싶다. 그건 가지면 가질수록 풍부해지는 것 같고, 나한테 자산이 되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염혜란은 오늘(10일) '새해전야', '아이'를 개봉했고, 오는 18일 '빛과 철' 개봉을 앞두고 있다. 2월 극장가에만 세 편을 선보이게 됐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으니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시기적으로 겹칠 줄은 몰랐다. 한 작품으로 집중해서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19로 많은 변경이 있어서 시기가 몰려 죄송하기도 하다. 그래도 '새해전야', '아이'에서는 내 분량이 많지는 않다. 많이 한꺼번에 걸렸다고 해서 지겹다거나 싫은 느낌은 안 드시면 좋겠다. '빛과 철'은 지독한 영화다. 지독함이 보기 힘들지만, 때로는 지독함까지 갔을 때 후련하게 풀리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감독님이 지독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을 함께 해 행복했다. 관객들도 지독하게 가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그런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