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금준 기자] 하루가 멀다 하고 걸그룹들이 쏟아지고 있다. 소녀시대를 위시한 정상급 걸그룹은 물론 대세를 꿈꾸는 신인들까지 컴백 대열에 합류했다. 이른바 '걸그룹 대전'이다. 이들은 각자 개성 넘치는 콘셉트를 내세워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한 걸그룹에게 불편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바로 '떨려요'로 컴백한 스텔라 이야기다. 옆구리까지 벌어진 원피스에 끈 속옷을 걸친 티저 사진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더니 뮤직비디오는 일명 '19금 딱지'를 받으며 선정성 논란을 낳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수많은 그룹들이 밴드, 청순, 상큼 등 다양한 모습으로 팬들 곁을 찾지만, 대중의 눈도장을 받기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힘든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어떻게 해서든 눈에 띄어야 하는 가수 및 소속사 입장에서는 조금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이는 섹시로 귀결되고 만다. 그리고 이를 맛본 이들은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된다. '베버의 법칙'이다.
2011년 8월 '로켓걸'로 데뷔했던 스텔라는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조아와 이슬의 탈퇴를 겪었다. 이듬해 현 멤버인 민희와 효은이 합류하고 '유에프오(UFO)', 2013년 '공부하세요'로 다시 한번 출발선에 섰지만 돌아온 것은 대중의 냉정한 시선뿐이었다.
2014년, 데뷔 4년차를 맞이한 스텔라는 승부수를 던진다. 바로 '섹시 콘셉트'의 선택이었다. 속옷을 연상시키는 밀착 의상, 그리고 묘한 상상을 부르는 은유로 가득한 '마리오네트' 뮤직비디오는 스텔라라는 세 글자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스크'와 '멍청이'로 '반전'을 꾀했지만, 스텔라의 인지도는 여전히 제자리였던 것. 심지어 '떨려요'가 '마리오네트' 활동 이후 발표하는 첫 곡이 아니었느냐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결국 스텔라는 돌고 돌아 자신들을 알렸던 '섹시 콘셉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마리오네트' 보다도 더 센 콘셉트로 이어졌다. 이것이 바로 스텔라가 노골적인 19금 코드로 '떨려요' 활동을 선택한 이유다.
물론 스텔라의 이러한 행보를 나서서 두둔할 생각은 없다. 대중은 '19금'이 붙었을 때 더욱 격렬히 반응하고, 기획사들의 '19금 마케팅'은 이러한 열망에 부채질 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점도 공감한다.
게다가 지금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무분별한 '19금 콘텐츠'에 점차 무뎌져 가고 있다는 것도 우려를 더한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단순한 이익 추구를 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내팽게치기도 한다.
다만, 이것이 바로 눈에 띄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이라는 점에서 한편으로 안쓰러운 마음이 생긴다. 아이돌 가수는 젊음을 담보로 도박판에 몸을 던진다. 여전히 '신인'이라는 두 글자가 따라붙는 데뷔 5년차 스텔라에게 서늘한 위기감은 피부를 넘어 뼛속까지 미쳤을 터다.
스텔라 멤버들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렇게 고백했다. "섹시 콘셉트를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이들은 "다만 한번이라도 우리의 음악을 알리고 싶은 욕심에 섹시로 돌아섰고 이것이 디딤돌이 돼 스텔라의 진정한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먹먹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는 이스라엘 백성의 간음한 여인을 향한 돌팔매질에 "너희 중에 죄 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라고 이야기한다. 스텔라의 섹시 콘셉트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입맛이 쓴 이유는 결국 이들의 선택이 자극을 찾아 헤매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