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해운대(부산) 최현호 기자]“우리는 스토리를 관객과 공유하기 위해 만든다. 또 관객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든다. 이렇게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게 어떤 곳으로 이끌어 줄지는 모르겠다. 저는 ‘유스’를 본 모든 사람을 만나고 싶다. 술을 마시거나 저녁을 먹거나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같은 영화를 봤지만 그들과 저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모두 교환될 때 새로운 것이 시작될 수 있다”
배우 하비 케이틀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첫 방문했다. 그의 출연작 ‘유스’(감독 파울로 소렌티노)가 월드시네마 섹션에 초청돼 한국과 한국 영화팬들을 만나 자신의 영화 인생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
하비 케이틀은 2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한국 방문소감과 자신의 영화 인생 그리고 새로운 만남과 새로운 이야기들에 대한 애착을 내비쳤다.
하비 케이틀이 출연한 월드시네마 초청작 ‘유스’(감독 파울로 소렌티노)는 80대 노인 둘이 등장하는 버디무비로, 인생과 노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감동을 주는 이탈리아 영화다.
‘유스’는 마이클 케인과 하비 카이텔, 두 저력 있는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가슴 절절히 와 닿으며, 각자 심각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주변 젊은이들의 삶에 격려가 되는 노년의 지혜를 감동적으로 표현해낸다.
이하 하비 케이틀과의 일문일답
- 부산 방문 소감은? 왜 이제 오게 됐나?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이유가 있어서 이렇게 된 것 같다. 한국의 인상은 기내였다. 대한항공을 타고 왔는데 놀랄 만큼 쾌적한 환경이었다. 개막식에서 제가 본 스펙터클과 아름다운 음악, 세레모니 전통이 인상 깊었다. 한국의 경험을 다양하게 하고 싶다. 여러분도 경험의 일부다.
- ‘유스’로 부산을 찾았다. 어떻게 참여했나?
이 영화로 한국에 왔지만 한국 사람을 만나러 왔다. 영화가 왔어도 제가 안 왔을 수도 있다. 영화제에 오는 것에서 중요한 것은 영화 그리고 이야기다. 우리는 이 스토리를 관객과 공유하기 위해 영화를 만든다. 또 관객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만든다. 이렇게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게 어떤 곳으로 이끌어줄지 모르겠다. 저는 ‘유스’를 본 모든 사람을 만나고 싶다. 술을 마시거나 저녁을 먹거나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같은 영화를 봤지만 그들과 저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모두 교환될 때 새로운 것이 시작될 수 있다. 우리가 그전에는 해보지 않은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게 제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람들이 각자 서로를 알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욕망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가 어떤 문화에서 왔건 상관없이 말이다. 그 경험이 같다는 것을 말이다. 이 세상 어디든 어떤 문화든 방법은 같다. 이야기의 창작은 어떤 문화에 기반을 두던 굉장히 비슷하다. 그리고 그게 저를 생각하게 만든다.
- ‘유스’에서 맡은 역할이 내리막길의 영화감독 이야기다. 자기 방식으로 신작을 내놓는다. 영화 속 캐릭터처럼 영화작업을 계속해서 끈기 있게 연기를 해나갈 건가?
나이가 들었다고 하는데 여전히 제가 연기하는 것으로 보면 답이 된 것 아닌가 싶다. 제가 인생에서 겪는 단계는 모두가 경험할 단계이다. 어떤 단계든 상관없이 자기가 취할 경험을 최대한 경험하는 게 인생이 아닌가 싶다. 사실 저도 말하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나 보면 많은 생명이 빨리 지고 있는 것 같다.
- 앞으로 공식행사 이외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겠나?
공식행사라고 하는데 이런 행사가 공식이지만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는 행사다. 제가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한 첫번째 교육의 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경험과 관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영화를 하고 싶나?
더 설명을 드려야 하는데 어떤 자각을 향해서 경험하고 싶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약간 어렵지만 더 많은 자각을 하고 싶다.
- 한국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싶나?
며칠만 더 머물 예정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겪는 경험을 하고 싶다. 스크린 안이나 밖이나 상관없이 스토리를 가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살면서 뉴스, 신문을 보면 많은 사진을 본다. 이 정보 저 정보가 어떠냐면서 어떻게 산다는 등 정보의 홍수다. 우리가 겪는 것은 사진만이 니다. 영화를 보고 문화를 통해 개가 똥을 싸는 경험까지도 새로운 경험이다.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은 이야기를 보고 싶어서다.
- 세대 뛰어넘는 감독들과 작업했는데 배우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언제 거기에 대해 책을 써야겠다. 우리 같은 사람은 언젠가 답해야할 질문이다. 기자도 답해야하는 질문이다. 어떻게 단순하게 답할지 모르겠다. 어렵지만 대답해보겠다. 저는 한국 사람들을 보러왔다. 그리고 여기가 북한이 아닌 남한인 것을 안다. 저는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있다. 뉴스를 통해서다.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한국 사람을 보다보니 북한의 이미지를 비교하니 남한과 북한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브룩클린에서 살던 어린시절에 한국전쟁에 대해 들었다. 미국에서도 남북전쟁이 있었다. 미국이 생긴 과정이었다. 이 과정이 도대체 어떻게 여기로 우릴 이끌었다고 생각하면서 자랐다. 최대한 많은 것을 자각하고 서로에 대한 무심을 극복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에 출연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어땠는가?
심형래 감독은 굉장히 재능 있고 창조적인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가 미국과 한국에 대한 아름다운 코미디 이야기를 쓴 게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재밌었고 어떤 지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정말 기발하고 코믹한 방법을 썼다. 제게 찰리 채플린을 상기시켜준 작업이었다.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한국에서 성공했는데 알고 있나. 촬영과정은 어땠나?
웨스 앤더슨 감독의 새 작품에서 작은 파트의 녹음을 맡았다. 내년에 개봉하는데 아직 말할 수 없지만 웨스 앤더슨 감독은 굉장히 똑똑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의 곁에 있었을 때 보니 재능이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인공적으로 포장한 것 같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배우들이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다. 사건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깊게 들어가 배우와 함께 발견하고 얻어내려 한다. 그 이야기가 요구하는 발견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감독이다. 그 여정 자체가 창의적인 과정이다. 어떻게 갈지 발견하는 과정이다. 독재자가 아닌 게 좋다.
-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 출연은 어떻게 이뤄지고 그와 앞으로 계속 작업할 계획이 있나?
출연하게 된 스토리를 말하자면 액터 스튜디오의 동료인 여자가 전화를 걸어 ‘마음에 들어할 시나리오가 있다’고 했다. 그 여자의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그 시나리오가 ‘저수지의 개들’이었다. 그 여자 때문에 ‘저수지의 개들’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실제 그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다. 그 이후로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펄프픽션’ 등의 작품에서 같이 작업을 했고, 앞으로도 더 같이 작업을 했으면 한다.
- 어떤 배우로 불리길 원하나?
제가 죽기 전에 저한테 전화를 걸어서 ‘하비’하면 뭐가 생각나는지 말해줬으면 좋겠다. 그때 점유할 수 있는 말을 정해줬으면 좋겠다.
한편 75개국 303편의 작품이 초청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부산시 영화의전당 및 해운대 일대에서 10일간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