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종효 기자]WWE에서 가장 거대한 사나이 빅쇼와 NBA 공룡 센터였던 샤킬 오닐의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까.
지난 4월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서 열린 WWE 최대의 쇼 레슬매니아 32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앙드레 더 자이언트 추모 배틀로열 경기 마지막 참가자로 프로레슬러가 아닌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미국 프로농구 NBA서 ‘공룡 센터’라는 별명을 얻으며 거대한 덩치로 코트를 제압했던 샤킬 오닐이었다.
샤킬 오닐은 이날 깜짝 선수로 등장해 빅쇼와 서로 목을 붙잡고 힘을 겨뤘다. 이 거인들의 힘겨루기는 그야말로 공룡들의 싸움을 연상케했고 결국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힘을 합쳐 빅쇼와 샤킬 오닐을 링 밖으로 떨어뜨린 후에야 정상적인 경기가 진행될 수 있을 정도였다.
샤킬 오닐이 WWE 링에 머물렀던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이목을 끌기엔 충분했다. 또 빅쇼와 샤킬 오닐이 힘싸움을 벌였던 것은 여러 언론에도 보도됐다. WWE 입장에선 관심 끌기에 성공한 셈이었다.
샤킬 오닐은 이날 레슬매니아 32가 끝난 뒤 “WWE 링에 출연한 것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빅쇼와 마주한 것은 두 번째다. 빅쇼가 은퇴하기 전 경기를 갖고 싶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현지에선 샤킬 오닐과 빅쇼가 내년 레슬매니아 33에서 이벤트성 경기를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레슬매니아 33이 열리는 지역이 바로 샤킬 오닐이 과거 NBA 생활을 시작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라는 점도 이 루머의 신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WWE는 지난 2012년 4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선 라이프 스타디움서 열린 레슬매니아 28에서 빅쇼와 샤킬 오닐의 이벤트성 경기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였는지 결국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샤킬 오닐이 프로레슬링 링에 등장한 것은 이미 익숙한 일이다. 샤킬 오닐은 앞서 1994년 WCW 배시 앳 더 비치에서 헐크 호건과 함께 등장해 이날 경기를 가진 헐크 호건의 첫 WCW 타이틀 획득에 도움을 준 이력이 있고 가깝게는 지난 2009년 7월 WWE RAW의 게스트 호스트로 등장했다. 이때가 처음 빅쇼와 마주한 시점이었다. 빅쇼는 샤킬 오닐의 목을 잡고 초크 슬램을 날리려 했으나 샤킬 오닐은 이를 반격한 뒤 오히려 빅쇼를 링 밖으로 던져버렸다.
샤킬 오닐은 2011년 NBA를 은퇴했다. NBA를 은퇴한 샤킬 오닐에게 WWE가 접촉했고 레슬매니아 28에서 빅쇼와 경기를 가질 것을 제의했다. 샤킬 오닐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며 로먼 쇼, 에이브 캐넌 쇼, 할리우드 라이프, ESPN 라디오 쇼에 이르기까지 최소 4곳 이상의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레슬매니아에서 빅쇼를 상대로 경기를 가질 것이라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막판 협상에서 뭔가 이견이 있었는지 WWE 측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샤킬 오닐이 레슬매니아에 출연할 계획이 없다’는 내용을 담은 반박 성명문을 발표했고 실제로 경기는 열리지 않았다.
프로필상 빅쇼는 키 213㎝, 몸무게 193㎏에 달하는 거구로, WWE 로스터 중 가장 거대한 선수에 속한다. NBA 4회 챔피언에 빛나는 '공룡 센터' 샤킬 오닐 역시 프로필상 키는 216㎝에 몸무게 147㎏으로, 빅쇼와 마주섰을 때 오히려 키는 크며 빅쇼보다 날렵하다.
거구들의 대결 자체도 볼거리지만 WWE가 이런 이벤트성 경기를 추진하는 이유는 바로 시청층을 넓히기 위해서다. WWE는 앞서도 프로복싱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스모 출신의 K-1 파이터 아케보노 등이 참가한 이벤트성 경기를 성사시켜 타 종목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모든 이벤트 경기의 상대는 빅쇼였다.
WWE는 이런 타 종목 선수들의 단발 출연에 많은 금액을 지불하곤 한다. 메이웨더는 레슬매니아 24에 출연해 빅쇼와 대결을 벌일 당시 언론에 2,000만 달러(한화 약 221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그의 약 1/10 수준인 200만 달러(한화 약 22억1,0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금액도 절대 적은 수준이 아니다. 참고로 과거 복싱계의 전설적인 존재인 마이크 타이슨은 WWE 단발 출연에 이보다 많은 300만 달러(한화 약 33억1,500만원)을 받았다.
WWE는 외부 인사를 WWE 링에 세워 큰 흥행을 기록할 수 있기에 이같은 거액을 지불하는 ‘투자’를 한다. 일례로 메이웨더와 빅쇼의 경기는 몇 주 전 WWE TV 방송에서의 신경전을 포함한 대립 때부터 레슬매니아 당일 메이웨더가 빅쇼의 코에 펀치를 날려 코뼈를 부러뜨린 순간까지 연이어 언론에 대서특필돼 WWE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샤킬 오닐은 한때 종합격투기 진출을 꿈꾸며 무에타이와 주짓수를 배워왔으나 종합격투기 무대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이에 샤킬 오닐의 WWE 출연은 예상 가능한 수순이었다.
WWE가 거액을 들여 샤킬 오닐과 빅쇼의 대결을 성사시킨다면 샤킬 오닐은 정말 WWE의 바람처럼 ‘시청률 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흥미 위주의 경기 하나만을 남기고 돈만 챙겨 유유히 걸어나가게 될까. ‘공룡 센터’와 ‘거인’의 대결은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