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이렇게 솔직하고 개념 꽉 찬 여배우가 또 있을까.
배우 송혜교는 20일 오후 4시30분 서울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보통 드라마 종영 후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운 탓에 톱여배우 같은 경우 인터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의 큰 사랑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기자들 앞에 섰다. 이 자리에서 연예계 생활 20년에 빛나는 송혜교는 노련하면서도 솔직한, 그러면서도 겸손한 '인터뷰 스킬'로 '태양의 후예' 뒷이야기는 물론, 30대 중반 여배우로서의 삶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송혜교는 지난 14일 3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경이로운 시청률로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연출 이응복 백상훈)에서 통통 튀는 성격의 흉부외과 전문의 강모연으로 분해 사랑에 빠진 러블리한 모습부터 의사로서의 사명감 등 폭 넓은 면모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날 "3년만에 한 작품"이라고 말문을 연 송혜교는 "그간 크고 작은 일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이 작품이 중요했었고 이 작품이 마지막이란 생각까지 하면서 그 순간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며 "근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그 어느 때보다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행복하면서도 죄송스런 마음도 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묘하게 여러가지 감정이 오간 작품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또다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끔 좋은 기회를 주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떠한 결과보다도, 어떠한 반응보다도 이 드라마가 성공함으로써 나한테 기회를 준 것 자체가 최고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송혜교는 "나한테 너무 감사한 작품이었는데 거기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 작품도 기회였는데 이 작품이 또 나에게 다른 기회를 준 작품이라 너무 감사하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예전처럼 똑같이 대본보고 맘에 들면, 끌리는 작품이면 예전처럼 해왔던 것처럼 할 것 같다.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해서 내가 일을 하는데 있어 다르게 방향을 바꾸거나 그런 건 없는 것 같다"고 '태양의 후예'로 인해 배우로서 달라지는 건 없다고 강조하며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자신보다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친구가 별로 없었지만 '태양의 후예'를 통해 '사람'을 얻었다는 송혜교는 "'올인'에서 호흡을 맞췄던 진구 오빠가 행복해하더라. 상남자처럼 행동했는데 SNS 보고 깜짝 놀랐다. 그렇게 사랑스런 사람이었나 싶다. 잘 돼 좋고 김지원도 데뷔한지 좀 됐는데 많은 사랑을 받고 좋은 일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언니로서 옆에서 보면 흐뭇하고 워낙 착한 친구라 나를 잘 따라줬다. 그래서 너무 예쁘고 빨리 좋은 작품을 이렇게 탄력 받았을 때 만나 지금보다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송중기씨는 이미 너무 잘 됐기 때문에 본인이 알아서 잘 할 것 같다. 다들 축하드리고 나와 한 배를 탄 식구들이 너무 좋은 결과 나와서 요즘 다 너무 행복하다"며 흐뭇해했다.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 외에도 최근 화제가 됐던 전범기업 미쓰비시 광고 거절 이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와 관련, "기사화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나도 놀랐다"고 운을 띄운 송혜교는 "나뿐 아니라 그 어떤 누구라도 그런 제의를 받았다면 나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고 소신발언을 했다.
송혜교의 소신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서경덕 교수와 손을 잡은 송혜교는 "서 교수님과 함께 한 지가 몇 년 됐는데 처음 시작은 그런 거였다. 어렸을 때 해외 박물관을 보러갔는데 일어도 있고 중국어도 있고 다 있는데 한국어만 없었다. 너무 궁금했다. 설명도 듣고 싶었다.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근데 우연찮게 서경덕 교수를 알게 돼 그런 부분이 안타까웠다고 말씀드렸다. 그 계기로 이런 것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셔서 함께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처음엔 나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알려졌다. 나도 모르는 게 많고 배워나가야 할 것들도 너무 많다. 나도 역사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변 어른들께, 서경덕 교수님께 설명도 듣고 모르는 걸 물어보고 배우면서 같이 돕고 있다. 앞으로도 쭉 어떤 분들이 뭐라 하시든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내가 맞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무엇보다 송혜교는 특급 한류스타임에도 불구, 겸손한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선사했다. 운이 좋아 한류스타가 됐다는 송혜교는 한류 열풍에 대해 "우리나라 모든 한류 배우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배우로서 그 분들과 함께 이끌어나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스럽고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고 그 공을 다른 배우들에게로 돌렸다.
또한 먼저 경험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왕가위 감독의 부름에 중국에 갔다는 송혜교는 "근데 4년을 붙잡혀 있을지 몰랐다"고 너스레를 떤 뒤 "그 과정에서 많이 힘들긴 했다. 4년이란 시간동안 한국에서 좋은 작품을 놓친 적도 있어 가끔 화도 나고 짜증도 났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많이 배웠다. 인간으로서 많이 배운 것 같고, 배우로서도 많이 배운 것 같다. 그래서 감독님과 그런 작업을 하게 됐고, 그 이후엔 '황진이'란 작품을 오우삼 감독이 잘 봐줘셔 1년 넘게 함께 작업했는데 그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중국어로 연기해야 하는 점 때문에 고생했다"고 고백했다.
이 과정에서 송혜교의 연기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송혜교는 "주위에서 '한국어로 연기 해' 이랬는데 내 자존심이 허락을 안하더라. 나중에 더빙을 하더라도 중국어로 하겠다고 해서 미친 듯이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외우고 또 외우면서 연기했다. 그런 과정들이 나한테 살면서 큰 공부가 된 것 같다. 그 분들이 또 너무 많은 걸 가르쳐주셨다"고 회상해 그녀의 연기 열정을 짐작케 했다.
송혜교는 우리나라 대표 여배우로서 여배우들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송혜교는 "아직 여자배우들이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다양하지가 않다. 바람이 있다면 남자 배우처럼 여배우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캐릭터나 그런 게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작품이 없기 때문에 여배우가 안 보이는 거지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 우리나라에도 많기 때문에 그런 작품이 많아지고 다양해진다면 여러 모습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선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시는 분들이 여배우들에게 힘이 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해 이목을 끌었다.
끝으로 송혜교는 인간 송혜교, 그리고 30대 여배우서의 고민에 대해 묻자 "솔직히 작품 끝나고 나면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진다. 왜냐하면 작품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여기저기서 시달리고 생각할 것도 많다보니 드라마가 끝나다보면 순간 멍해진다. 지금은 멍해지는 타임인 것 같다. 재정비를 해야하는 시점이어서 솔직하게 말하면 고민은 없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시간인 것 같다"고 진솔하게 답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