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동네변호사 조들호'는 '갓신양'의 원맨쇼가 아니었다.
31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 김영찬/연출 이정섭, 이은진) 마지막회에서도 동네 변호사 조들호(박신양 분)는 빛났다. 그런 조들호를 빛나게 해준 건 마지막까지 조들호와 함께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해준 신영일(김갑수 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총장 내정자인 서울중앙지검장 신영일은 권세에 눈이 멀어 탄생한 역대급 괴물로, 검사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살인 교사, 뇌물 수수 등 온갖 악행을 저질러왔다. 정의의 편에 서 사이다 활약을 펼쳐온 조들호가 아무리 날뛰어도 그간 신영일은 뱀처럼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심지어 마지막회에서는 인사청문회 현장서 빼도박도 못하는 증거가 나왔음에도 “30년동안 청렴한 공직생활을 해왔다. 엄정한 법적대응을 통해 그 책임을 묻겠다. 조작된 거짓 증거다. 철저히 조사해서 진상을 밝히겠다"고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하지만 신영일은 제대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조들호가 자신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녹음파일을 또 한번 신영일 앞에 내민 것. 결국 고뇌하던 신영일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자격이 없다 생각해 검찰총장 후보 자리에서 자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받을 것을 약속하고 대국민을 상대로 사과했다.
죗값을 받기로 결심한 신영일은 누가 뭐래도 악인이었다. 하지만 다 잃고 몰락한 상황에서 아들 신지욱(류수영 분)을 향한 부정만큼은 뜨거웠다. 신영일은 혐의 축소 없이 공정한 조사를 받는 대신, 늘 원칙대로 수사하는 아들 신지욱 검사에게 자신의 재판을 맡겨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신영일은 신지욱 앞에서 “덮으려고 마음 먹었다면 널 부르지도 않았다. 다 파헤쳐봐”라고 지시한 뒤 자신의 혐의를 모두 털어놨다. 대체 왜 그랬냐고 따지는 신지욱에겐 “날 지키고 조직을 지키는 길이었다. 권력이라는 게 한번 잡으면 놓기가 쉽지 않더라.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 높이 올라가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날 밟고 올라가라. 비리검사의 아들이란 게 너한테 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아비를 잡아넣은 검사라면 어떤 사건이라도 공정하게 할 수 있을 거다. 그래서 검사장도 되고, 총장도 되고, 장관도 되고, 이 아버지가 네 주춧돌이 되어줄 테니까. 그게 내가 널 부른 이유다”고 설명했다. 악랄한 신영일도 신지욱에겐 아버지였던 셈이다.
결국 신영일은 살인교사 ,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됐으며 혐의도 순순히 시인했다. 이로써 조들호는 맨주먹으로 시작해 절대 이길 수 없을 줄 알았던 괴물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작 조들호는 후련하지 않았다. 조들호는 구속된 신영일을 찾아가 속죄할 기회를 주기 위해 자신이 변론을 맡고 싶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신영일은 “널 죽이려 했던 죗값은 달게 받겠다”며 그가 내민 손을 뿌리쳤다.
이에 조들호는 "이제 다 끝냈다. 검사장은 끝끝내 내가 내민 손을 잡지 않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형량을 마치고 나오면 검사장은 더 무서운 괴물로 변해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흔들리던 검사장 눈빛을 봤다. 그거면 됐다. 언젠가는 사람도, 세상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 그것이 내가 동네변호사로 살아가는 이유다"고 독백,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1년 뒤 조들호는 내레이션을 통해 "법이 누구에게나 공정한 건 아니다. 누군가의 가족에게는 고통스러운 기다림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겐 매일 면회를 와주는 비싼 변호사가 있다. 물론 꽤 비싼 수임료를 내야 한다. 그리고 여기 8천원짜리 사탕을 훔친 죄로 법정에 선 사람도 있다.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의뢰인이 억울한 사람이면 수익료에 상관없이 변호해준다. 난 정의의 사도가 아니다. 수빈이가 알고있는 것처럼 슈퍼맨도 아니다"며 "하지만 억울한 사람을 보면 그냥은 못 넘어간다. 우리 동네, 그리고 이 땅에 억울한 사람들이 있는 한 나는 이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탕을 세 번 훔친 할머니를 변호하며 여전히 조들호식 사이다 변호를 펼쳤다. 그렇게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여운을 남긴 채 시청자들의 곁을 떠났다.
방송 직후 네티즌들은 박신양에 대한 호평도 호평이지만, "이번엔 안 죽은 '단명배우' 김갑수 연기 대단했다", "'엄마를 부탁해' 잊게 만든 김갑수의 연기", "갓신양 갓갑수라 합시다" 등 김갑수의 연기에 대해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호평을 보냈다. 베테랑 김갑수는 소름끼치는 악역 연기는 물론, 복합적인 내면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김갑수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는 평이다.
한편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KBS 월화극 시청률 잔혹사을 끊고 월화극 독보적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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