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X‘이사통’ 흥행 이후 주춤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넷플릭스 킹메이커는 결국 지상파 SBS? 차트 쓸어담은 저력
‘원히트’만큼 중요해진 ‘다품종’… 넷플릭스가 원하는 체질 개선
[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지금 넷플릭스 빈집인가요?”
요즘 시청자들의 흔한 물음에 대해 “그렇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최근 폭발적인 흥행작이 눈에 띄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오징어 게임’이 쏘아 올린 넷플릭스 흥행 신호탄은 좀처럼 불붙지 못하고 있다. ‘더 글로리’에 이어 ‘폭싹 속았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폭발적인 흥행 기세를 이어가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올해 성적표다.
‘참교육’ 이후 잠잠한 넷플릭스…메가 히트작 어디에
물론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 넷플릭스는 상반기 ‘이 사랑 통역되나요?’와 ‘참교육’ 을 통해 강력한 글로벌 화제성을 이끌었다.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시리즈 시청 순위 10위에 오른 ‘참교육’은 한국 작품 중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사랑 통역되나요?’ 역시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부문 2위, 4주 연속 TOP 10 진입 기록을 세우며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그러나 하반기가 무르익은 현재까지 ‘참교육’의 흥행을 이을 만한 오리지널 작품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하나의 메가 히트작”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헤럴드뮤즈에 “영화, 예능 전반에 걸쳐 특정 카테고리에 편중되지 않는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넷플릭스 ‘2026 상반기 시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흥행작조차 단일 작품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시청 시간의 1%를 넘지 않기에 다양한 볼거리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친 SBS…글로벌 흥행 이끄는 방송사표 드라마
이러한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빈자리를 방송사 드라마가 채우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SBS 드라마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SBS ‘멋진 신세계’는 화제성 점수 4만7100점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제치고 넷플릭스 공개 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김부장’(2만9162점)과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2만6509점)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SBS 드라마의 넷플릭스 글로벌 흥행 성적도 눈에 띈다. 넷플릭스가 지난 14일 발표한 주간 순위에 따르면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10월 5~11일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넷플릭스와 6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한 SBS의 성과가 가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과 글로벌 OTT의 유통망이 맞물리며 시너지를 내고 있는 셈이다.
SBS 관계자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스튜디오S가 제작한 SBS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더욱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자사 드라마의 뚜렷한 장르적 정체성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열혈사제’를 시작으로 ‘모범택시’, ‘천원짜리 변호사’ 등에 이르기까지,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는 개성 강한 주인공과 통쾌한 문제 해결 방식은 SBS 드라마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자 글로벌에 통하는 보편적인 재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조리한 현실을 뒤집는 통쾌함, 매력적인 캐릭터가 주는 대리만족, 선명한 권선징악의 서사가 국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독점보다 중요한 ‘구독의 이유’…OTT 생존을 결정짓는 새로운 방정식
이렇듯 방송사와 OTT 간 전략적 제휴는 양측 모두에 영리한 선택으로 꼽힌다. 방송사에는 자사 콘텐츠를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는 유통 창구가, OTT에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도 오히려 방송사 드라마의 흥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결국 구독 서비스이기 때문에 회원들이 (콘텐츠 제휴를 통해서) 넷플릭스를 자주 찾을 수 있다면 너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콘텐츠 시장의 발전은 넷플릭스에게 득이면서도 위기다.
OTT계 큰 손 넷플릭스마저도 최근 부진한 실적에 대규모 인력 감축 감행에 나섰다. 여기에는 유튜브 등 경쟁 플랫폼의 약진으로 인한 성장세 둔화와 ‘킬러 콘텐츠 부재’에 따른 시청시간 감소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 역시 넷플릭스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 분석가 핼 보걸은 “넷플릭스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더뎌졌다”고 평가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회사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막대한 제작비 대비 기대에 못 미친 영화 부문의 성장세를 언급했다.
결국 관건은 구독의 이유가 될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이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이름값을 증명하기 위한 올해 회심의 기대작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D.P.’ 한준희 감독의 신작 ‘꿀알바’와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 그리고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자 배우 송혜교와 공유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천천히 강렬하게’가 그 주인공.
과연 남아있는 하반기 기대작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회심의 일격을 할 수 있을지, 방송사와 OTT의 달라진 역학 관계가 향후 콘텐츠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al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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