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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맛집] 탈영병X취사병→‘신병’까지…왜 軍 드라마는 ‘흥행보증’ 됐나

입력 2026-09-1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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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4’ 전 시즌 최고 시청률 기록…리얼리티에 호평

“공감 넘어 신선함까지” 軍 콘텐츠, 글로벌 IP로 주목

‘군대 얘기’가 결국 ‘사람 얘기’로…밀리터리 드라마의 무한 확장

사진/KT스튜디오지니, 티빙 제공
사진/KT스튜디오지니, 티빙 제공

[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누군가에겐 젊을 때의 풋풋한 기억, 누군가에겐 곧 다가올 다소 두려운 미래, 또 다른 누군가에겐 경험해 보지 못한 타인의 세계를 보여주는 데에서 오는 차이가 이 장르의 재미 아닐까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다양한 인간군상을 다루는 군대 소재 드라마, 이른바 ‘밀리터리 콘텐츠’의 흥행은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흥행의 서막은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열었다. 그리고 그 열기를 ENA 드라마 ‘신병4’가 이어받았다. 지난 7일 ‘신병4’는 5회 차에 전 시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과하지 않아서 더 현실 같다” 예비군도 사로잡은 ‘신병’ 시리즈

‘신병4 : 사보타주’ 6화 캡처
‘신병4 : 사보타주’ 6화 캡처

무려 네 번째 시즌이다. ‘신병4 : 사보타주’는 좋은 놈부터 나쁜 놈, 이상한 놈까지 별별 놈들이 모두 모인 그곳에 ‘군수저’ 신병이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2022년 시즌1으로 시작한 ‘신병’은 극강의 리얼리즘으로 밀리터리 코미디 대표 IP로 자리매김했다. 군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소재는 같지만, 시즌을 거듭하며 진급과 함께 성장하는 인물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지루할 틈 없이 재미를 부여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이를 자연스러운 연기로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한몫했다.

‘신병’ 전 시즌을 애청하고 있다는 30대 예비군 A씨는 “군대에서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한 현실적이고, 과장도 비약도 없는 이야기가 보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제공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제공

20대 예비군 B씨 또한 작위적이지 않은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력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B씨는 “유명한 배우들보다 신선한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더 실제 같은 모습에 신선하고 몰입이 잘 되는 것 같다”면서 “전작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들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좋은 것 같다”고 솔직한 평을 전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드라마 평론가)는 시대에 따라 병영 생활에도 변화가 있기에 예비군도, 현역도, 입대를 앞둔 이들도 모두 각각의 이유로 즐겨보게 된다고 짚었다.

그는 “미묘하게 변화하는 군 생활을 점층적으로 보여주는 재미가 분명하다”며 “‘지나간 기억은 추억이 된다’는 말처럼 당사자들에겐 여전히 별로인 순간일지라도, 지나고 보면 그것조차도 추억이 되는 묘한 향수를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지니 쇼츠 채널 캡처
스튜디오지니 쇼츠 채널 캡처

B씨 역시 이 지점에 공감했다. 그는 “드라마 내 모든 군인들이 부대마다 꼭 한 명씩은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다”며 “막 입대한 이들의 막막함과 두려움, 곧 전역하는 병사들의 시원섭섭한 아쉬운 감정까지 복합적인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작품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대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는 낯설 터. 그들에게 군대는 ‘기다림’의 상징이다. 밀리터리 콘텐츠는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친구, 또는 아들을 기다리는 엄마에겐 그 안의 생활을 엿볼 수 장치로 기능한다.

윤석진 교수는 “이들에겐 경험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이런 지점에서보다 판타지적인 요소를 더한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봤다.

“해외에는 신선함을” 軍 드라마, 글로벌 흥행 IP로 도약

사진=티빙 제공
사진=티빙 제공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국방의 의무는 군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보편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강점이다. 이에 국내 밀리터리 콘텐츠 흥행 계보는 ‘푸른거탑’, ‘D.P.’로 시작해 ‘취사병 전설이 되다’, ‘신병’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푸른거탑’은 부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위트있게 그려내 군 시트콤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에 대한 이야기로, 보편적 공감대보다는 보다 묵직한 메시지를 건넸다.

“요리 예능과 게임 형식이 합쳐진 하이브리드형 드라마”라고도 불린 ‘취사병 전설이 되다(이하 ‘취사병’)’ 역시 새 장르를 구축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심지어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에서는 ‘한국 관습을 깬 드라마’라며 작품과 이를 만든 제작사를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작성하며 극찬했다.

사진=티빙 제공
사진=티빙 제공

버라이어티는 ‘취사병’의 흥행에 “K-문화의 새로운 확장”이라고 해석했다. 로맨스 서사 없이 코미디를 중심에 둔 점, 모든 인물에게 뚜렷한 동기와 서사적 변화를 부여한 점이 몰입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봤다.

이어 “극 중 인물들로 결성한 K팝 그룹 ‘미각보이즈’의 등장은 K드라마, K팝, 음식 문화를 하나의 작품 안에 결합해 시청자 참여도를 한층 높였다”라고 표현했다.

글로벌 흥행은 수치로도 입증됐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최근 3년간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중 ‘공개 첫 주 기준 가장 많은 유료가입자를 모은 작품’으로 선정됐으며 공개 첫 주 일본 디즈니+에서 종합 및 드라마 2위, 라쿠텐비키에서는 미주,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지역 톱5에 진입했다.

사진=티빙 제공
사진=티빙 제공

‘취사병’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헤럴드뮤즈에 “소재가 글로벌 시청자에게 낯설지라도, 이를 풀어내는 연출과 서사 방식이 매력적이라면 콘텐츠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하며 “‘취사병’은 군인들의 삼시세끼를 책임지는 취사병의 일상과 군대 식단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게임 퀘스트 수행’ 방식으로 풀어내 신선함을 더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분단 국가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흥미로운 설정이 해외 시청자들을 견인한 셈이다.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이처럼 뚜렷한 개성을 지닌 소재는 제작사 입장에서 언제나 매력적”이라고 봤다.

‘군대 얘기’가 결국 ‘사람 얘기’로…밀리터리 드라마의 무한 확장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사진=KT스튜디오지니 제공

“보통 군 복무 당시에는 ‘와, 진짜 죽고 싶다. 너무 힘들다. 여긴 지옥이다’하면서 괴로워하는데, 제대하고 사회에 나와보면 알게 될걸요. 이곳도 군대 못지않은 지옥이라는걸”

여전히 대부분의 이들에게 군대는 힘든 기억이지만, 이를 다룬 드라마가 꾸준히 사랑받는 건 그 안에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삶과 인간관계가 녹아있어서다. 끔찍했던 기억마저 추억으로 부활시키는 밀리터리 컨텐츠들이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al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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