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AI 활용 장편 영화 ‘중간계’ 개봉
실사 촬영에 AI 기술 결합
“AI는 창작 위한 도구일 뿐, 배우를 대체할 수 없다”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2년 내 AI 기술이 정점에 오를 것”
AI가 산업 전반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계에도 이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1’, OTT 드라마 ‘카지노’, ‘파인: 촌뜨기들’ 등을 통해 한국 콘텐츠 중심에 선 강윤성 감독이 이번에는 상업 영화에 AI 기술을 결합하는, 과감한 도전을 택했다.
강 감독의 신작 ‘중간계’는 국내 최초로 AI를 본격 활용한 장편 영화로, 기획 단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예고편이 공개됐을 당시에는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 장면의 시각적 완성도가 다소 어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도가 지닌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중간계’를 시작으로, AI를 대체의 개념이 아닌 ‘활용의 도구’로 잘 접목한다면 한국 영화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헤럴드POP에 “AI가 제작 환경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크다”라며 “제작비와 기간을 줄일 수 있어, 창작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 기술은 제작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창작의 영역을 넓혀, 보다 다양하고 독창적인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중간계’ 개봉을 계기로 기술 발전이 영화 산업의 창작 생태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형태의 작품들이 꾸준히 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강윤성 감독, 용기 있는 도전
‘파인: 촌뜨기들’ 촬영 당시 KT로부터 AI를 활용한 단편 영화 제작 제안을 받은 강윤성 감독은 25년 전 데뷔를 위해 써두었던 시나리오를 AI 영화에 적합하게 새로 고쳐 장편 영화로 확장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시작된 작품이 바로 ‘중간계’다.
‘중간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갇힌 사람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간의 추격 액션 블록버스터다.
강 감독은 배우 실사 촬영에 AI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툴을 구축했다. 이는 AI를 창작 도구로만 쓰겠다는 그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강윤성 감독은 “AI 기술은 창작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라며 “상업 영화에서의 AI 활용은 결국 VFX(시각효과)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강 감독의 실험적인 시도에 동료 감독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김성수 감독은 “AI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극대화했다”라며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평했다.
윤제균 감독은 “AI를 활용한 영화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라고, 이준익 감독은 “AI 기술이 영화 예술의 또 다른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 역시 “기대되는 AI의 행보에 큰 관심이 간다”라고 격려를 전했다.
AI는 배우를 넘어설 수 있을까
네덜란드 배우이자 프로듀서 엘린 판데르 펠덴은 최근 AI 배우 틸리 노우드를 탄생시켰다. 이에 대해 할리우드 업계는 “틸리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다”라며 “수많은 전문 연기자의 작업 결과물을 학습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생산해 낸 캐릭터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중간계’의 경우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변요한, 김강우, 방효린, 임형준, 양세종 등 배우들이 직접 실사 촬영에 참여했으며, AI는 배우를 대체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VFX를 대체하는 기술로만 활용됐다. 폭발신, 크리처신 등 기존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던 부분에서 AI를 쓴 것이다.
강윤성 감독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감정이나 느낌을 AI가 재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권한슬 AI 연출 역시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돼 AI가 감정까지 연기하더라도, 대중은 그걸 원치 않을 거다”라며 “기존의 컴퓨터 그래픽 영역에서 폭발신, 크리처신을 대체하는 식으로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부연했다.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 중..결국 관건은 ‘이야기’
‘중간계’의 프리 단계만 해도 AI 기술의 완성도는 지금보다 한참 낮았다. 실사 영상과 자연스럽게 섞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그리고 후반 작업 시점에는 AI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며 변화의 속도를 실감하게 했다.
AI에 대한 거부감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강윤성 감독과 권한슬 AI 연출은 오히려 AI의 도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윤성 감독은 “AI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브한 것들을 아무리 흉내 내려 해도 흉내 낼 수 없다. 정작 중요한 건 산업이 죽어가는 것이다.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는 게 더 큰 위기이지 않나”라며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건 두려움에서 비롯된 공포감일 뿐,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권한슬 AI 연출 역시 “AI가 활용되면서 재능 있고 뛰어난 창작자들이 새롭게 발굴되고 있다”라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많아지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공감했다.
AI의 도입으로 제작비와 제작 기간의 효율화가 가능해지면서 콘텐츠 생산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양적 증가에만 의존한다면 대중의 외면을 피하기 어렵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결국 중요한 건 ‘이야기의 힘’이다.
강윤성 감독은 “영화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획만 하고 사장되는 작품들이 많다”라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투자 자본을 끌어들여 제작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창작자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강윤성 감독의 바람처럼 AI가 침체된 한국 영화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내고, 보다 활발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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