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지금?

[엔터, 지금?]“논란 터지면 즉시 정지” 박나래·이이경·조세호, 예능 생사 쥔 건 시청자였다

입력 2025-12-16 17:13:17
수정 2026-01-17 00: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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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멤버도 예외 없는 ‘즉각 하차’

출연자 보호하던 제작진, 내려놓은 판단권

여론에 좌지우지, 달라진 예능 생존 전략

박나래/사진=헤럴드POP DB
박나래/사진=헤럴드POP DB

[헤럴드POP=김나율기자]“논란이 생겼을 때 버티는 순간, 그 책임이 고스란히 프로그램 몫이 됩니다.”

최근 예능가에서는 논란에 휘말린 출연자가 해명 여부와 무관하게 하차하거나 중단을 택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고정 멤버로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지켜온 출연자라 해도 예외는 없다. 박나래의 활동 중단, 이이경의 즉각적인 하차 권유, 그리고 조세호의 자진 하차까지, 예능의 대응 방식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한때 예능은 출연자의 캐릭터와 서사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논란이 발생해도 제작진은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고수했고, 시청자 반응은 시간이 지나며 희석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출연자 개인의 논란이 곧바로 프로그램 전체의 신뢰도와 존속 문제로 연결되는 구조로, 예능은 더 빠르고 냉정한 선택을 요구받는다.

출연자가 주인공이던 시대 끝… 예능의 ‘보호 공식’ 붕괴

‘나 혼자 산다’ 출연진 목록서 사라진 박나래
‘나 혼자 산다’ 출연진 목록서 사라진 박나래

과거 예능에서 고정 출연자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었다. 잘된 캐릭터 하나가 시청률을 좌우했고, 제작진은 출연자를 중심으로 포맷을 설계했다. 논란이 발생해도 편집 축소나 잠정 휴식 정도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예능에서는 이러한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다. 박나래는 전 매니저 갑질 의혹 이후 해명했지만, ‘나 혼자 산다’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공식 하차는 아니었지만,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출연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선택이었다. 함께 언급된 샤이니 키 역시 공교롭게도 스케줄을 이유로 해당 녹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이경의 경우는 더욱 단호했다. 사생활 논란에 대해 해명했음에도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곧바로 하차를 권유했다. 고정 멤버였던 이이경은 이 같은 결정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장기간 고정 멤버로 활약해 온 출연자라고 하더라도, 단 한 번의 논란에 예외는 없다. 출연자의 해명이나 입장보다, 프로그램이 받게 될 타격을 먼저 고려한 판단이었다.

결정권 잃은 제작진… 예능판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이이경/사진=헤럴드POP DB
이이경/사진=헤럴드POP DB

이 같은 변화에는 제작진의 권력 약화가 있다. SNS, 커뮤니티, 실시간 보도로 여론이 빠르게 형성되며, 제작진이 판단을 유보하는 순간 비판의 대상이 된다. ‘지켜보겠다’는 입장은 더 이상 중립이 아니라 책임 회피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조세호의 조폭연루설에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하차 요구가 등장했고, 이후 ‘1박 2일’에서 자진 하차를 결정했다. 공식적으로 의혹을 부인했음에도, 프로그램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제작진은 버티기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움직인다. 논란의 사실관계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가’다. 논란에 관한 판단은 내부 회의가 아닌, 외부 반응으로 이동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내부 판단보다 외부 반응이 더 빠르고 더 세다”며 “시청자 반응이 이미 안 좋게 형성된 상황이면, 사실관계와 별개로 이걸 프로그램이 감당할 수 있느냐를 먼저 따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편집보다 여론이 먼저… 예능판 권력 이동

조세호/사진=헤럴드POP DB
조세호/사진=헤럴드POP DB

예능 출연자의 논란 발생 시, ‘자진 하차’가 하나의 공식이 됐다. 출연자의 해명은 하나의 변수일 뿐, 더 이상 결정적 요소가 되지 못한다. 출연자는 해명을 내놓은 이후에도, 스스로 물러나는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예능을 살리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자, 여론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문제는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예능이 논란 앞에서 지나치게 방어적인 선택만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견도 나온다. 제작진은 여론의 흐름을 벗어난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졌으며, 시청자의 권력은 커져 선택지는 좁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진 하차가 늘어난 건 사실상 선택지가 많지 않은 구조 때문”이라며 “남아 있는 순간 프로그램 전체에 줄 위험 부담이 출연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전했다.

이제 출연자와 함께 성장하던 예능은 더 이상 함께 버텨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 이동이 예능을 더 건강하게 만들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논란이 발생했을 때, 누가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지킬지 균형점을 찾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예능이 색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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