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독주 체제 속 토종 OTT 합병은 지지부진
웨이브, 다양성 강조한 연애 예능·시사교양 콘텐츠로 저변 확대
티빙-웨이브 합병, 티빙 2대 주주 KT 관문 넘어야
티빙은 ‘야구’, 쿠팡플레이는 ‘축구’…스포츠로 눈 돌리는 OTT
[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전 세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이 합병 안개에 갇혔다. 이에 각 OTT는 자신들만의 전략 세우기에 촉각을 세우는 추세.
지난해 말 세상을 들썩이게 한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는 파라마운트의 적극 공세에 지지부진 중이다. 100년 전통의 미국 영화 제작·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지닌 콘텐츠 파워에 파라마운트는 적대적 인수 제안을 밀어붙였고, 넷플릭스는 워너의 스튜디오·스트리밍 사업을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겠다며 맞붙었다.
이르면 오는 4월에도 워너브라더스 주주 투표가 가능할 수 있는데, 넷플릭스 압승으로 점쳐지던 결과는 파라마운트의 한 수로 치열해지고 있다.
동시에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출범했던 한국 토종 OTT 합병 시계 또한 느리게 흐르고 있다. 거대 OTT 넷플릭스를 잡겠다며 CJ ENM의 티빙과 SK그룹의 웨이브가 추진 중인 합병이 2년 넘게 지지부진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
장벽은 티빙의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다. 이와 관련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전무는 “주주가치 측면에서 보면 웨이브가 지상파 콘텐츠의 독점력이 많이 떨어져 가는 중인데,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성장의 방향성, 가능성이 티빙 주주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KT는 IP TV가 핵심사업인 점 또한 발목을 잡는다. 여기에 해킹 사고 수습과 3월경 새로 맞게 되는 대표이사까지, 합병 이슈가 밀려나는 상황에서 가장 속이 타는 건 웨이브다.
웨이브 입장에선 이들의 결정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기에, ‘선택과 집중’을 전략으로 택했다. 시사·교양,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예능을 늘리고, 검증된 오리지널 IP 시즌제(프랜차이즈)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웨이브 관계자는 헤럴드뮤즈에 “웨이브가 잘하는 장르와 관점에 집중해서 브랜드 차별화를 선명하게 가져가고자 한다”며 “여기에 주요 방송사 주력작을 상시적으로 공급해 이용자들이 웨이브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국가수사본부>, <읽다>, <형수다> 등 다양한 시사다큐 오리지널을 지속적으로 선보인 웨이브는 연애 리얼리티도 이성 간 관계 중심을 넘어 ‘다양성’으로 확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웨이브는 동성애과 양성애 예능을 선택했다. 웨이브는 지난달 ‘진짜 사랑을 꿈꾸는 남자들의 7일간의 핑크빛 연애 리얼리티’ <남의연애 시즌4>를 성공적으로 런칭했으며, 기세를 이어 국내 최초 양성애자 연애 리얼리티인 <스탠 바이미>를 올 상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웨이브만의 다른 한 끗은 요리 예능에서도 나타난다. 넷플릭스엔 도파민이 넘쳐흐르는 대결 구도의 <흑백요리사>가 있다면, 웨이브는 그중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음식으로 전통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판단한 ‘절밥’에 초점을 뒀다.
설 명절을 앞두고 <흑백요리사2>의 백수저 선재스님이 필두로 나선 <공양간의 셰프들>은 6인의 스님이 모여 사찰음식에 담긴 ‘공양’의 철학과 절밥이 가진 의미를 조명하는 푸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세계적 트렌드로 떠오른 채식, 웰니스 열풍과 맞물려 글로벌 푸드로 각광받는 사찰음식을 ‘무엇을 먹는가’가 아니라 ‘왜 이렇게 만들고, 이렇게 먹는가’라는 질문으로 풀어낸다고 한다.
이외에도 장르 예능인 <피의게임>, <더커뮤니티>, <악인취재기> 등 웨이브 오리지널을 대표해 온 타이틀을 중심으로 시즌형 프랜차이즈도 강화한다.
함께 합병을 논의 중인 티빙도 장르 특화 예능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특히 다가오는 야구 시즌, 스포츠 예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티빙 관계자는 헤럴드뮤즈에 “3월부터 KBO 리그 및 WBC 관련한 중계와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티빙은 야구 시즌 종료 후에도 예능 <야구기인 임찬규>을 선보이며 야구 특화 OTT로서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를 통해 야구팬들의 이탈을 막고, 오히려 가입자 순증을 이어가는 성과도 보였다.
티빙은 이외에도 탄탄한 라인업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선보이며 화제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벌써 시즌 세 번째를 맞이할 정도로 인기인 배우 김고은 주연의 <유미의 세포들>과 함께 이준혁과 서현우 주연의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박지훈과 이상이 주연의 <취사병 전설이 되다>와 남지현, 김재영 주연의 <내가 떨릴 수 있게>도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한편 쿠팡플레이는 ‘축구’를 택했다. 지난해 <슈팅스타> 시리즈로 ‘축구에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준 쿠팡플레이는 이번에는 차세대 축구 유망주들이 한국과 영국을 오가는 혹독한 생존 경쟁 끝 해외 리그 입성에 도전하는 리얼 서바이벌 <넥스트 레전드>를 오는 30일 공개한다.
현재 국내외 불문, OTT계 큰 손은 단연 넷플릭스다. 4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이용자수(MAU·안드로이드OS+iOS 기준)는 1592만명으로, 국내 서비스 중인 OTT 중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1년 전과 비교해 MAU가 221만명(16%)가량 늘었다.
이어 쿠팡플레이가 781만명, 티빙이 714만명, 웨이브가 402만명을 기록했다. 또 다른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는 317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불문 넷플릭스의 독주 속 OTT별 살아남기 전쟁이 펼쳐지는 한복판, 토종 OTT의 탄생과 저력이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미디어 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al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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