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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맛집] 벌써 엔딩? ‘유미의 세포들3’가 16부작의 공식을 깨는 방식

입력 2026-05-08 08:00:00
수정 2026-05-08 10: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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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X OTT 몰아보기가 이끈 플래시백 거부→짧은 회차 전성시대로

제작사 “짧은 회차, 효율보다 서사에 따른 유연한 결정”

사진=티빙 제공
사진=티빙 제공

[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16부작, 본방 사수를 기다리는 두 달 간의 설렘은 옛말. 빠르면 하루 안에 모든 게 끝나는 ‘짧은 회차’의 시대.

“벌써 끝났다고요?”, “이제 시작인데”. 지난 5일 인기리에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3>를 향한 시청자들의 시원섭섭함에서 묻어나온 말이다. 세 번째 시즌, 대장정의 막을 8부작으로 마무리했기 때문.

이전 두 시즌이 모두 14부작인 것에 비해 8회로 줄어든 마지막 시즌은 빠른 전개는 좋았지만, 5년간 이어져 온 유미의 서사와 로맨스의 깊이를 담기엔 부족하다는 평도 많았다.

신순록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재원은 헤럴드뮤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이 짧다는 사실을 촬영 끝나고 인지하게 됐다”면서도 “그렇지만 짧은 만큼 컴팩트하게 다뤄지지 않았나 싶다. 워낙 순록이는 직진이기도 하고, (유미를)고생시킬 일이 없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확신이 바로 들었겠구나’하는 반응이 있었다. 저는 최선을 다해 극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과거 미니 시리즈를 비롯한 대부분의 드라마는 16부작, 24부작이었다. 긴 이야기를 담은 대하드라마의 경우 100부작을 거뜬히 넘기기도. 심지어 당시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회차 연장’을 선택하는 경우도 다수였다.

하지만 오늘날 드라마 문법은 빨라지고, 짧아졌다. 촘촘한 서사와 반복되는 회상으로 ‘고구마 전개’라는 평을 받던 과거와 달리 ‘사이다 전개’를 선보이고 있는 것.

사진=각 방송사
사진=각 방송사

최근 공개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tvN 드라마 <은밀한 감사>도 12부작이며, 지난해 드라마 중 <태풍상사>, <은중과 상연>, <폭싹 속았수다>가 이례적으로 16부작에 해당한다.

이처럼 16부작이 드물어진 시대에 16부작에 참여한 배우들은 종영 인터뷰에서 긴 서사에 대한 두려움와 설렘이 공존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긴 호흡의 드라마에선 남다른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이기도.

숏폼 X OTT 몰아보기가 이끈 플래시백 거부 사태→짧은 회차 전성시대로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러한 변화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대의 도래로 더욱 견고해졌다. 넷플릭스 시대를 연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후 시즌으로 갈수록 회차가 짧아졌다. 최근 공개한 <사냥개들2> 또한 시즌1 대비 짧아진 회차로 서사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어김없이 나왔다.

이에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드라마 평론가)는 방송에서 스트리밍의 시대로 매체 환경이 변한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어떤 이야기를 다루냐에 따라서 물리적 길이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건 영화와 드라마의 간극 차이가 희미해지면서 물리적 길이가 유연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OTT의 영향으로 ‘몰아보기’ 경향이 커지고, 숏폼 시대에 오며 시청자들이 반복되는 ‘플래시백(과거의 회상을 나타내는 기법)’을 꺼리게 된 상황도 원인이라고 짚었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거두니 회차가 짧아지게 됐다는 것.

윤 교수는 영화와 드라마의 흐려진 경계도 영향을 줬다고 봤다. 그는 “예전엔 영화, 드라마가 완벽하게 구분됐으나 지금은 그 구분이 흐려졌다”면서 “2시간 단위 영화에 익숙한 감독들이 길게 늘린 드라마를 제작하려면 쉽지 않다. 실제로 영화 감독들이 시리즈 만들어 성공한 사례가 그리 많지 않아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그러면서 “<폭싹 속았수다>와 <태풍상사>, <은중과 상연>은 서사를 쌓아가야 하는 드라마 안에서도 더욱이 많은 시간을 설명해야 하는 작품이기에 16부작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의미에서 8부작을 선택한 <유미의 세포들3>는 오히려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봤다. 그는 “시즌 1,2는 유미의 서사를 쌓아오는 과정이었고 그게 유미의 성장서사인지라 14부작으로 충분하게 풀어야 했지만, 시즌3는 이를 매듭짓는 과정이었다. 여차하면 앞 시즌에서 있던 갈등이 반복될 여지가 있었는데, 이를 전략적으로 잘 쳐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8부작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길이의 문제라기 보단 잘 만들었는데 너무 일찍 끝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티빙 제공
사진=티빙 제공

실제로 <유미의 세포들3>는 높은 완성도로 ‘짧은 분량이 아쉽다’는 이례적 호평을 받았다.

유미의 성장사, 세포들의 활약, 김재원과의 로맨스가 흥행을 견인하며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3주 연속 1위를 기록, OTT 시장에서 압도적인 수요를 입증했다.

제작사 “짧은 회차, 효율보단 서사에 따른 유연한 결정”

사진=티빙 제공
사진=티빙 제공

제작사 측에서도 짧아진 회차는 바뀐 시청 트렌드에 따른 결정이라면서도 이는 서사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헤럴드뮤즈에 “작품마다 그것이 전하고자 하는메시지에 따라 적합한 길이가 있고, 최대한 그에 부합하게끔 회차가 결정되는 것 같다”며 “2020년 전에는 16부작이 일반적이었는데 요즘은 12부작이 일반적으로 돼서, 시청 트렌드가 변화한 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 효율 관점에서는 세트 하나에서 오래 찍으면 이론적으로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이런 식으로 효율을 추구하면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기도 쉬울 거라 서사 대신 제작 효율을 위해 일부러 회차를 늘리진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즉,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고 빠른 전개를 선호하는 추세에도, 작품의 성패는 결국 서사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작품의 성격에 따라 긴 호흡이 필수적일 수 있으나, <유미의 세포들3>처럼 짧은 서사가 때론 시청자의 아쉬움을 자극하는 훌륭한 전략적 선택이 될 수도 있다.


al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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