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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맛집] ‘참교육’ 정주행한 韓 교사들... “통쾌한 사이다” vs “현실이 더 독하다”

입력 2026-06-11 13:01:00
수정 2026-06-12 16: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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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사이다처럼 통쾌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드라마처럼 할 수 없기에 보는 내내 답답했어요” 15년 차 교사 A 씨는 드라마 <참교육>을 본 뒤 한동안 ‘담임선생’을 맡기 꺼려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때는 전교생 현장 체험학습 날. 비 예보에도 행사를 강행했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왜 굳이 비오는날 소풍을 가야 하느냐는 불만부터, 선생이 예보 확인을 제대로 안 하는지, 이 외에도 학생을 사이에 두고 말의 왜곡과 과도한 요구까지 종종 받으며, 교실 안팎의 압박은 일상이었다고 했다.

<참교육> 을 모두 본 뒤 A 씨에게 남은 질문은 하나였다. “현실에서 과연 나를 지켜줄 사람이 있을까?”

통쾌한 장면을 보면서도 쓸쓸함이 남는 이유, 현실의 교권은 아직 “사이다의 뚜껑”조차 열지 못했다는 것이 A씨의 생각이다.

[넷플릭스 ‘참교육’ 예고편 캡처]
[넷플릭스 ‘참교육’ 예고편 캡처]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은 피해자의 편에 서서 학교 문제를 바로잡는 ‘교권보호국’의 활약을 그린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 아래, 용서와 분노의 선택권을 오롯이 피해자에게 돌리는 설정은 원작 웹툰을 택한 홍종찬 감독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홍 감독은 “통쾌한 원작보다 시리즈에서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과장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공감대를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품에는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비롯해 청소년 불법 도박, 마약 유통 등 현실을 연상케 하는 소재들이 다수 녹아 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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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공개 전부터 인종차별, 성차별 논란으로 우려를 안고 출발했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해당 논란을 인지하고 충분한 각색을 거쳤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전편(10부작)이 공개되자 논쟁은 곧 화제성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참교육>은 공개 첫 주 화제성 5만4,881점을 기록하며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가운데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다. 나아가 역대 TV-OTT 드라마 오프닝 화제성 12위에 올랐고,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TOP 10 비영어권 쇼 1위에 등극하며 흥행세를 입증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오늘날 한국 교권의 현실을 다룬 이 작품에 외신도 주목했다. 미국 종합경제지 포브스는 “올해 공개된 최고의 한국 드라마”라고 평가하며 “피해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고, 정의와 구제의 부재에 대한 사회적 분노를 환기한다”고 분석했다.

시리즈의 인기는 일부 자극적인 장면 때문만은 아니다. “드라마를 다 보고 한 번쯤 우리가 사는 사회, 현실에 대해 생각할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의도처럼, 오히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현실에 대리만족과 공감이 시청자 사이에서 형성된 결과다.

작품은 권력을 등에 업거나, 법의 허점을 노골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인물들에게 ‘거울 치료’라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직관적인 방식으로 잘못을 되갚아준다. 동시에 ‘교권 보호국’과 같은 존재를 통해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어른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제도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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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교육계에도 닿았다. 이들은 체벌 옹호에 대해선 불편하다는 입장이지만, 무너지는 교권 현실만큼은 잘 담아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의 단면이 반영됐다”며 드라마 속 교육부 장관이 말한 ‘교권은 대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보루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는 대사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교사 생활 15년 차인 A 씨는 헤럴드뮤즈에 “드라마를 보는 동안 현실이 생각나 마음이 불편하고 답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학생, 학부모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나 이런 것들을 드라마를 통해 마주하게 되니 시원함과 불편함이란 감정이 동시에 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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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차 교사 B 씨는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화두가 되는 모든 이야기들을 다 담아낸 드라마라 꼬집었다. B씨는 “현실에서는 손대지 못하는 부분들을 드라마에서 해결해 줘 대리만족이 확실히 되었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반면, 교권보호국 설정에 통쾌함을 느끼지만 결국 이 또한 이상에 그쳐 씁쓸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초등학교에서 7년째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 D 씨는 교권보호국이라서 가능한 일이기에 많은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는 “<참교육>처럼 교권국이 영웅처럼 나서준다면 통쾌한 해결 방법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생활지도에 소극적인 교사가 과연 존경받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교권국이 현실화한다면 교사들은 조금이라도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다면 넘기려 할 수도 있는데, 기준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든다”고 작품을 통해 고찰한 바를 전했다.

이처럼 교사들은 콘텐츠가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하면서도 학생들을 물리적인 체벌로 교육하는 점, 학생들을 지나치게 악마로 묘사한 점은 아쉬웠다고도 덧붙였다.

A 씨는 “실제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드라마처럼 악마는 아니다”면서 “아이들은 결국 아이들이라서 드라마만큼 악랄함은 많지 않다”고 자칫 콘텐츠가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혐오감 조성과 갈라치기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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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의무 교육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일부의 이기심으로 인해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가 흔들려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그 지점에서 교권보호국은 단호하게 말한다. “부모도, 학교도, 사회도 용서하지 않을 때 교권국이 나선다”고.

‘참’이란 말처럼, <참교육>은 너무나 당연해 오히려 잊고 지낸 질문을 꺼내 든다. “가해자는 피해자보다 당당해선 안 된다”는 이 단순한 명제 앞에서, 우리는 지금 어떤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가.

한편 <참교육>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전편 공개 중이다.


al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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