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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지금?] “얼마나 성공하고 싶은지 감도 안 와” 선덕여왕 이요원X추노 장혁까지…광고는 왜 N년 전 드라마를 택했나

입력 2026-06-2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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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광고계, 익숙한 얼굴에 그렇지 않은 ‘말’ 택했다

“광고의 효과는 ‘반전’에서 나온다” ‘비틀기’를 선택한 이유

소비자는 ‘주입’보다 ‘재미’에 반응한다, 단 15초에 담긴 승부

사진=G마켓, 여기어때
사진=G마켓, 여기어때

[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얼마나 성공하고 싶은 건지 감도 안 와”

단 15초. 이 짧은 찰나마저 넘기지 않고 보는 게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 급기야 광고를 안 보기 위해 돈을 내기까지 하니 말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기꺼이 찾아보는 광고들이 등장했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이요원은 17년 만에, <추노>의 장혁은 16년 만에 과거 본인이 연기한 드라마 캐릭터로 변신했다. 당시와 유사한 옷과 머리는 물론이거니와 대사 처리와 배경까지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이들의 무대가 드라마가 아닌 ‘광고’라는 점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과 종합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는 과거에서 답을 찾았다. 옛 캐릭터들을 광고에 소환하며 광고의 콘텐츠화를 이끌고 있는 것.

콘텐츠 홍수 속 치열해진 광고계, 익숙한 얼굴에 그렇지 않은 ‘말’ 택했다

사진=G마켓 제공
사진=G마켓 제공

신선한 센스의 신호탄은 G마켓이었다.

G마켓은 지난 5월, 드라마 <추노>와 영화 <신세계>의 명대사 및 명장면을 G마켓의 특가 혜택과 접목한 광고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 박성웅은 영화 <신세계> 속 캐릭터를 패러디해 “거 죽기 딱 좋은 낙지네” 같은 대사로 할인 상품을 소개하고, 장혁은 드라마 <추노> 속 캐릭터로 분해 “얼마나 좋아”를 “알 많아 좋아”, “알 많아 좋아(계란)”, “옷 말라 좋아(건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왜 이리 무리해”, “대체 얼마나 받은 거야?”, “얼마나 성공하고 싶은 건지 감도 안 와”라며 2000개에 육박하는 수많은 댓글로 광고에 열광했다. 대중은 심지어 자체적으로 2차 콘텐츠를 생산하며 유행을 키웠다.

흥행은 수치로도 증명됐다. G마켓 공식 유튜브 채널 기준 5월 캠페인 영상 총 20편의 누적 조회수는 약 5600만 회를 돌파했다. 심지어 실제 사이트 이용률도 증가했다. G마켓 측에 따르면 광고 효과로 관련 행사 기간 사이트 방문자수는 기존 행사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도 큰 폭으로 올랐다. 행사 상품의 일평균 거래액은 평시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고 핵심 전략상품인 ‘천만흥행딜’의 일평균 거래액은 평시 대비 7.6배 넘게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광고의 효과는 ‘반전’에서 나온다” G마켓이 ‘비틀기’를 선택한 이유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그렇다면 이 광고,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걸까.

서준석 G마켓 브랜드마케팅팀 피플리더(팀장)는 G마켓 상반기 최대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를 광고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아이디어가 출발했다고 말했다.

서준석 팀장이 말하길 컨셉의 시작은 ‘진지함과 유쾌함의 반전’이었다. 그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알려진 배우들이 기존 드라마와 영화 속 명장면을 유쾌하게 비틀면서 소비자들이 광고를 끝까지 보게 만들고, 이후에도 쇼츠 등으로 자발적으로 공유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반전 효과’를 위해 서준석 팀장이 선택한 모델은 장혁과 박성웅이었다. 서 팀장은 “반전은 원래 이미지가 강할수록 효과가 커진다”면서 “장혁 배우는 진중하고 강인한 액션 배우의 이미지가 있고, 박성웅 배우 역시 강렬한 카리스마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런 분들이 기존 작품에서 보여줬던 인상 깊은 장면을 유쾌하게 비틀었을 때 광고 효과가 배가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그들의 콘텐츠가 이미 대중이 끊임없이 인용하고 패러디하는 강력한 콘텐츠 자산이라는 점도 한몫했다고.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섭외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서준석 팀장은 “지난 캠페인을 통해 G마켓이 유쾌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시장에 구축한 것이 섭외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배우들도 콘셉트에 공감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촬영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장혁은 폭발적인 광고 인기에 캠페인 최초로 계약을 연장했다.

하지만 시도는 늘 난항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서준석 팀장 역시 “새로운 기획을 하며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다”고 전하면서도 “그럼에도 광고가 세상에 방송된 데엔 ‘G마켓다운 광고를 해보자’라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의식이 한몫했다”고 말했다.

광고의 꽃 ‘모델’의 힘, 브랜드 메시지와의 궁합이 먼저

사진=여기어때 유튜브 캡처
사진=여기어때 유튜브 캡처

이는 ‘여기어때’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CM송으로 일찍이 광고에서 확실한 색을 구축한 ‘여기어때’는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고안하며 올해 초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부흥한 ‘사극 열풍’을 떠올렸다. 과거 사극에서 열연한 배우들을 소환해 대한민국의 곳곳을 알리는 방식을 택한 것.

강석우 여기어때 브랜드익스피리언스플래닝1팀장은 “여행지의 위인들이 재조명받는(eg. 영월 - 단종, 엄흥도 / 천안 - 한명회) 현상에서 ‘위인들이 사랑한 대한민국 여행’이라는 컨셉을 떠올렸다”며 “광고를 보면 브랜드 메시지가 바로 떠오르는 브랜드 최초상기도(Top Of Mind)를 높이는 게 주목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선덕여왕> 이요원,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김윤석,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김정호를 연기한 차승원을 선택한 비화도 전했다.

사진=여기어때 유튜브 캡처
사진=여기어때 유튜브 캡처

강석우 팀장은 “충무공 이순신을 연기한 배우들은 정말 많지만 대중적인 배우면서도 ‘광고’로서는 새롭게 느껴지는 분과 협업하고 싶었다”며 김윤석을 떠올린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유쾌한 콘티지만 근엄한 연기로 밸런스를 맞춰줄 이순신 장군의 역할에 관계자 만장일치로 김윤석 배우님이라고 생각했고, 반복적 설득 끝에 협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KBS 2TV ‘살림남’ 캡처
KBS 2TV ‘살림남’ 캡처

강석우 팀장은 또 “이요원 배우님은 덕만이, 선덕여왕 그 자체였기 때문에 배우님 외의 선택지는 없었는데 흔쾌히 응해 주셔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요원은 “<선덕여왕> 팬들이 아직까지 좋아해 주신 덕분에 광고도 찍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키이스트 채널
사진=키이스트 채널

강석우 팀장은 이어 “차승원 배우님은 영화 접점에 더해 그의 풍부한 여행 예능 경험이 여행과의 연결성도 짙어 섭외에 영향을 줬다”고 이야기하면서 “특히 차승원 배우님은 예측 못 한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많이 해 주셔서 A컷들 중의 A컷을 골라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훈훈한 비하인드 를 전했다.

모두가 합심해 탄생한 재치 있는 해당 광고들 역시 조회수 200만회를 거뜬히 넘겼다. 특히 차승원 버전은 공개 2주 만에 420만회를 돌파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건 ‘주입’ 아닌 ‘재미’” 15초에 담긴 치열한 승부

사진=여기어때 유튜브 캡처
사진=여기어때 유튜브 캡처

이처럼 광고가 찾아보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선 ‘경계심 완화’가 중요한 지점이라고 전문가는 이야기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광고’에 대한 심리적 수용도”라면서 “과거 익숙한 드라마 캐릭터 소환은 소비자에게 친근감과 동시에 호기심을 유발하며 ‘광고’에 대해 먼저 드는 경계심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고 봤다.

이 교수는 이어 “광고라고 하면 요즘 소비자는 일단 거부감을 갖기에 재미나 볼만한 이야기를 담는 등 콘텐츠적인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과거 캐릭터 재연은 친근감으로 경계는 허물고 광고 설득력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업계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은 ‘강제성 지우기’다. 서준석 G마켓 브랜드마케팅팀 피플리더(팀장)은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강제로 주입하는 게 예전의 광고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가 광고를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써 소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사진=G마켓 유튜브 캡처

서 팀장은 이어 “‘모델의 인지도가 아니라, 모델이 가진 강력한 콘텐츠 자산을 어떻게 새롭게 활용할 것인가’가 주요 원칙”이라며 “소비자가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캐릭터를 예상 밖의 방식으로 다시 보여줌으로써 찾아보는 콘텐츠인 ‘광고’를 만들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단순히 유쾌한 콘텐츠가 아니다. 15초의 미학, 광고는 한 회사의 이미지와 상품의 가치 등을 알리는 총집합체다. ‘건너뛰는 콘텐츠’가 아닌 ‘찾아보는 콘텐츠’가 되기 위해 광고인들의 치열한 머리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al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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