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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지금?]“여긴 나화진 안 오나?”‥‘참교육’과 닮은 ‘김부장’ 속 대중의 욕망

입력 2026-07-06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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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1.6%‥SBS 금토극의 새 역사

“나화진, 여긴 왜 안 왔어?”‥‘참교육’과 맞닿은 재미

본방사수 사라진 시대 20% ‘김부장’이 20% 돌파한 비결

사진제공=SBS
사진제공=SBS

[헤럴드뮤즈=김나율 기자]“현실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판타지적 방식으로 일거에 해소하는 통쾌함이 지금 ‘김부장’과 ‘참교육’이 흥행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방송가에서 가장 놀라운 흥행 기록은 OTT 시리즈가 아닌 지상파 드라마에서 나왔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연출 이승영, 이소은)이 단 4회 만에 마의 20% 벽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의 흥행작을 기록 중이다.

9.5%로 출발해 2회 15.7%, 3회 18.8%를 거쳐 불과 일주일 만에 도달한 이 속도는 SBS 역대 흥행작인 ‘열혈사제’, ‘스토브리그’, ‘펜트하우스2’보다도 빠르다.

본방사수가 사라진 OTT 시대에 이례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김부장’.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최근 넷플릭스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시리즈 ‘참교육’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는 점이다.

무력한 현실을 대신해 초인적인 주인공이 정의를 구현하는 박진감 넘치는 전개, 어쩌면 ‘김부장’과 ‘참교육’의 동시 흥행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가장 갈망하는 판타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여기도 나화진 와야 할 듯”‥‘김부장’과 ‘참교육’이 만났을 때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김부장’의 흥행 비결은 명확하다. 현실에서 절대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비현실적인 인물’이 가장 ‘현실적인 위로’를 건넨다는 점이다.

극 중 김부장(소지섭 분)은 사실상 인간병기다. 딸을 구하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쓸어버리고, 폭력을 폭력으로 응징한다. 압도적인 힘으로 악인을 처단할때, 시청자들은 비현실 속에서 현실적인 해방감을 느낀다.

‘참교육’의 나화진(김무열 분) 역시 마찬가지다. 학폭과 교권 붕괴, 제도 속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압도적인 힘으로 바로잡는다. 최근 ‘김부장’에서 학폭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여긴 나화진이 아직 안 왔냐”는 댓글이 주를 이룬다. 서로 다른 작품의 주인공을 같은 세계관의 해결사처럼 바라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윤석진 충남대학교 교수(방송평론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참교육’의 학교폭력과 교권 유린, ‘김부장’의 평범한가장과 딸의 실종, 분단 현실등 두 작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매우 현실적”이라면서도 “정작 현실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참교육’은 교권보호국이라는 설정을, ‘김부장’은 전직 비밀 요원이라는 극적 설정을 통해 개연성을 높이면서 현실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판타지적으로 해소한다”며 “결국 두 작품의 공통된 흥행 요인은 ‘권선징악’과 ‘인과응보’가 주는 통쾌함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은 ‘액션’ 자체가 아니다.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정의의 실현, 그리고 악인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는 세계에 대한 갈망이다.

잔혹함 넘은 카타르시스, ‘어설픈 영웅’ 아닌 ‘초인적인 해결사’

‘김부장’ 방송캡처
‘김부장’ 방송캡처

사실 ‘김부장’은 지상파 드라마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장면들의 수위가 높고 잔인하다. 액션의 수위 역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OTT 범죄물이나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를 연상케 할 정도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불편함보다 통쾌함을 먼저 느낀다. 그 이유는 주인공이 어설프게 강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부장은 그야말로 탈인간급 존재로, 딸을 구하기 위해 망설이기는 커녕 응징할 때도 흔들리지 않는다.

‘참교육’의 나화진 역시 마찬가지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방식으로 문제를 정면돌파한다. 시청자들은 이 비현실적인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특히, ‘김부장’은 학폭, 촉법소년, 조직폭력, 분단 현실 등 피로감 높은 대한민국 사회의 병폐를 정면으로 건드린다. 뉴스를 보면 숨이 턱 막히는 고구마 같은 현실 문제를, 압도적인 영웅을 통해 단숨에 해결해 버리는 순간 대중은 현실에서 맛보지 못한 대리 만족을 경험한다.

이에 대해 윤석진 충남대학교 교수는 “이러한 흥행 현상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현실적 불안감을 환기한다”고 밝혔다.

OTT 시대에도 20% 돌파‥‘재미’는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다

최대훈, 소지섭, 윤경호/사진=윤병찬 기자
최대훈, 소지섭, 윤경호/사진=윤병찬 기자

무엇보다 ‘김부장’의 성공이 특별한 이유는 플랫폼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방송가에서는 드라마 산업 침체의 주범으로 OTT 확산을 가장 많이 지목해왔다. 시청자들이 더 이상 TV 앞에 앉지 않고, ‘몰아보기’를 선호하게 되면서 지상파 드라마의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윤석진 충남대학교 교수는 “‘김부장’의 시청률 기록은 지상파 드라마의 몰락 원인이 단순히 미디어 플랫폼 환경 변화 때문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결국 제대로 잘 만들면 플랫폼과 상관없이 시청자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며 “그동안 지상파 드라마가 외면받았던 것은 기존 기획과 제작 방식을 관습적으로 답습해왔기 때문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김부장’은 웹툰 원작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강렬한 캐릭터, OTT에 버금가는 만화적 액션 연출, 여기에 사회적 문제를 녹여낸 묵직한 서사와 배우들의 연기까지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이 작품은 OTT로 나왔어도 대박 났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부장’은 OTT의 시대의 눈높이를 만족시킨 ‘제대로 잘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결국 ‘김부장’과 ‘참교육’이 공통적으로 증명한 본질은 하나다. 시청자들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다. 그저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이 건네는 현실적인 위로를 오랫동안 기다려왔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찾던 영웅들이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na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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