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EDM 축제…개성 넘치는 젊은 관객들 가득
슈퍼스타DJ 네덜란드 출신 하드웰부터 미국의 그리핀까지, 역대급 화려한 라인업
[헤럴드POP=김지혜 기자]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페스티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2025 (UMF Korea, 이하 ‘울트라 코리아’)’가 올해도 약 2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서울의 한여름 밤을 뜨겁게 수놓았다.
25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울트라 코리아 2025는 티켓이 조기 매진되며 그 인기를 입증했고, 현장은 이른 오후부터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 찼다.
울트라 코리아는 2012년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처음 시작해 매년 세계 정상급 DJ와 프로듀서를 불러들이며 아시아 최대 규모 EDM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본진인 마이애미 울트라와 맥을 같이하며, 도쿄·싱가포르·발리 등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울트라 월드와이드의 한 축을 담당해온 한국 무대는, 단순히 EDM을 소비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을 아시아 EDM 허브로 각인시키는 상징적 무대가 되어왔다.
올해는 그 무대를 문화비축기지라는 독특한 공간으로 옮겨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석유 저장소로 쓰이던 산업 시설이 네온 조명과 폭죽, 비트에 맞춰 진동하는 사운드로 재탄생하면서, 과거와 현재, 산업과 문화가 교차하는 드라마틱한 현장이 연출됐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축제의 에너지는 폭발했다. 양옆으로 줄지어 선 푸드트럭에서 내뿜는 향긋한 냄새는 긴 행렬을 따라 걷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에너지 음료를 손에 쥔 청춘들이 삼삼오오 몰려 있었고, 아이스크림과 타코야끼, 닭꼬치를 들고 웃음을 터뜨리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이미 ‘축제는 시작됐다’는 신호가 읽혔다.
무대를 기다리는 관객들은 국적도, 나이도 다양했다. 20·30대 젊은 세대가 주축이었지만, 유럽과 미국,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찾아온 외국인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그들은 마치 국경을 넘어 하나의 공동체가 된 듯 EDM이라는 언어로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호응을 주고받았다.
현장은 자유분방한 패션의 향연장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곤룡포를 걸치고, 또 다른 이는 거대한 핫도그 모양 탈을 뒤집어썼다. 반짝이는 글리터 메이크업과 형광색 스포츠 유니폼, 스스로 만든 듯한 화려한 코스프레까지, 각자의 개성과 유머가 담긴 차림새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이 다채로운 색감과 의상이 무대를 향해 몰려드는 순간, 축제는 음악과 패션,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거대한 퍼레이드로 확장됐다.
공연은 세 개의 무대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모은 메인 스테이지는 단연 축제의 중심이었다. 수만 명을 한꺼번에 삼켜버리는 듯한 거대한 광장형 무대에는 초대형 LED 스크린과 레이저 조명, 불꽃과 폭죽이 쉴 새 없이 터지며 시각적 몰입을 더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자, 무대는 낮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오색 조명과 레이저가 교차하고, 스피커에서 쏟아지는 드롭과 비트가 밤하늘을 흔드는 순간, 관객들의 환호는 거대한 파도처럼 몰아쳤다.
레지스탕스 스테이지는 이름처럼 저항적이고 거칠었다. 언더그라운드 하우스와 테크노 비트가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주저 없이 몸을 던졌고, 거센 사운드에 맞춰 머리를 흔들며 헤드뱅잉을 이어갔다. 날씨가 부쩍 선선해졌지만, 그 안에서만큼은 숨결조차 뜨겁게 달궈졌다. 파크 스테이지는 다른 매력을 지녔다. 천장과 벽면이 유리로 둘러싸여 있어 온실을 연상케 했고, 투명한 공간을 가득 채운 조명은 마치 빛의 정원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그곳에서 펼쳐진 신예 아티스트들의 무대는 젊은 패기와 새로운 실험 정신으로 관객을 매료시켰고, 스테이지 한편에 마련된 휴식 공간은 관객들에게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무대로 돌아갈 여유를 선사했다.
올해 라인업은 EDM 팬들에게는 그 자체로 황홀한 조합이었다. 스웨덴 하우스 마피아 출신의 스티브 안젤로, 테크노의 거장 아담 베이어, 감성적 멜로디로 세계 팬들을 사로잡은 그리핀, 한국 대표 DJ 레이든, 일본의 마사노까지, 국경을 초월한 아티스트들이 강렬한 사운드를 쏟아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객들의 함성을 가장 크게 끌어낸 주인공은 네덜란드 출신 DJ 하드웰이었다. 2013년과 2014년 DJ Mag 세계 1위를 연속으로 차지하며 EDM 전성기를 이끈 슈퍼스타인 그는 무려 8년 만에 울트라 코리아 무대에 올랐다. 첫 비트가 떨어지는 순간, 관객들은 폭발하듯 환호했고, 수만 개의 팔이 동시에 하늘을 가르며 요동쳤다. 그의 세트는 과거의 전설과 현재의 파워가 공존하는 순간이었고, 메인 스테이지는 거대한 심장처럼 고동쳤다.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은 “EDM 음악을 즐기고 페스티벌을 좋아해서 매번 오고 있다. 오늘 끝날 때까지 몸이 부서져라 즐길 예정”이라며 “특히 하드웰이 오랜만에 돌아와서 더 기대가 크다. 내년에 또 열린다면 반드시 오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관객은 “문화비축기지가 주는 분위기가 정말 특별하다. 다른 페스티벌과 비교해도 공간이 유니크하고 접근성도 좋다. 무엇보다 과거의 석유 저장 창고기지가 이렇게 음악의 성지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멋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울트라 코리아 2025는 단순 음악 축제가 아닌 산업화 시대의 흔적을 간직한 서울의 한 공간을 세계 최정상급 DJ와 관객이 함께하는 전율의 무대이자, EDM이라는 전 지구적 언어로 한국에서 다함께 환호하고 열광하는 장으로 기록되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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