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게 편성 시도하는 방송사들
6년만 부활하는 SBS 수목극..부진 끊을까
“예능 틈 드라마 소구층 있을 것으로 예상”
[헤럴드POP=김지혜 기자]방송사들이 예능으로 채워진 평일 저녁 시간대에 다시 드라마를 끼워넣고 있다. 한동안 주말 중심으로 옮겨갔던 편성이 다시 주중으로 향하며 평일 드라마 체제가 재가동 되고 있는데, 이런 시도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1월 12일 첫 방송 예정인 ‘키스는 괜히 해서!’(극본 하윤아, 태경민 / 연출 김재현, 김현우 / 제작 스튜디오S, 삼화네트웍스)는 2019년 ‘시크릿 부티크’ 이후 약 6년 만에 부활하는 SBS 수목극이다.
최근 몇 년간 방송사들은 평일 드라마 편성을 대폭 축소했다. 시청 환경의 중심축이 유튜브·OTT로 이동하고, 제작비는 치솟은 반면 수익 구조는 악화하면서 방송사들도 자연스럽게 예능과 교양으로 눈을 돌렸다. 일일극이나 tvN·ENA의 월화극을 제외하면 드라마는 사실상 주말 블록에 집중됐다.
이 가운데 방송사들이 다시 평일극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수목 드라마가 각 방송사의 간판 드라마 편성 시간대였다”며 “여러 이유로 인해 평일 드라마가 축소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오히려 해당 시간 대에 주로 예능이 편성되어 있기에 드라마를 기대하는 소구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변화하는 편성 기상도
돌파구를 찾으려는 방송사들의 새로운 시도는 거듭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KBS는 올 8월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가 최고 시청률 1.7%(닐슨코리아)에 그친 뒤 수목극 편성을 잠정 중단, 다시 주말 미니시리즈로 전략을 돌렸다. 주중 1회 방영 체제도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올해 수요일 방영된 SBS ‘사계의 봄’은 0%대까지 내려앉으며 고전했다.
JTBC는 주말 장악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금요일 2회 연속 방영 체제인 ‘착한 사나이’, ‘마이유스’를 내세웠지만 모두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 같은 낯선 방영 시스템이 안방의 리듬을 바꾸기엔 한계가 있으며, 스토리의 힘 역시 시청자 시선을 끌기엔 부족했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도전은 계속된다. MBN은 최근 정치 스릴러 장르인 ‘퍼스트 레이디’로 3년 만에 수목극을 재개했고, TV조선은 내달 10일 방송되는 ‘다음 생은 없으니까’를 통해 최초로 월화미니시리즈를 시도한다. tvN은 내년 상반기 ‘우주를 줄게’로 3년 만의 수목 블록 부활을 예고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콘텐츠 시장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키스는 괜히 해서!’, SBS 표 로맨스로 활로 찾나
SBS 새 수목 ‘키스는 괜히 해서!’는 ‘천원짜리 변호사’ 김재현 감독과 ‘쌍갑포차’ 하윤아-태경민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장기용과 안은진의 조합으로도 드라마 팬들의 기대가 크다. 장기용은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 ‘간 떨어지는 동거’,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등 여러 로맨스 장르에서 존재감을 보였고, 안은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나쁜 엄마’, ‘연인’ 등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 바 있다.
예능과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 자리잡았던 수목 저녁에 SBS는 이처럼 가볍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 해 우리는’, ‘사내맞선’ 등 평일 로코로 흥행에 성공했던 계보를 다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주말 로코 ‘우주메리미’ 역시 순항 중이라 채널 내 로맨스 브랜드 강화 효과도 노릴 만하다.
피로감 적고 진입장벽 낮은 장르인 면에서 로맨틱 코미디는 평일 시청자에게 특히 적합해 보인다. SBS의 이번 수목극 부활이 드라마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분산된 시청층을 TV 앞으로 끌어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결국 숫자보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평일 드라마 부활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은 시간대 그 자체보다는 작품의 완성도가 될 전망이다. OTT와 유튜브, 숏츠 등 다양한 플랫폼이 공존하는 시대에서 입소문과 화제성을 통해 작품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시청률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더 이상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드라마의 성과는 이제 다양한 지표를 통해 가늠된다. 지난해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의 경우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5.8%에 그쳤으나 신드롬에 가까운 화제성을 일으키며 음원과 음반, 팝업스토어 등 부가적인 수익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올렸다.
결국 잘 만든 드라마는 숫자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사례가 된 셈. 평일극 부활 역시 단순 편성 실험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서사와 장르가 유입되는 계기로서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드라마 관계자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편성 시간대가 아니라 드라마의 재미”라면서 “다채로운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평일 드라마 편성은 시도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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